내용요약 뇌 질환 치료제 시장 100조원 수준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 및 대학교, 병원기관들이 뇌 질환 치료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다. /연합뉴스

[한스경제=이승훈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가 연이어 치매, 파키슨 병 등 뇌 질환 치료제 개발과 기술수출 소식을 알리고 있는 가운데, 대학교 및 병원기관 등도 뇌 질환 극복 연구에 합세했다.

14일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2018년 기준 뇌 질환 치료제 시장 규모는 100조원 수준이다. 연 1240억 달러 규모의 항암제와 960억 달러인 감염성 질환에 이어 세 번째로 큰 규모다.

특히 대표적인 퇴행성 뇌 질환으로 알려진 파킨슨병과 치매 환자의 증가로 수요가 커지며 뇌 질환 치료제 시장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알츠하이머 치매는 지난 1906년, 파킨슨병의 경우에는 1817년 소개된 이후, 무려 200여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이 질환들의 근본적 치료법은 아직까지 개발되지 않았다. 또 이 질환들이 왜, 어떻게 발생하는 지에 대한 설명도 미흡한 실정이다.

퇴행성 뇌질환 등 국내외 임상 활발

SK바이오팜은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미국 제품명 엑스코프리). /SK바이오팜 제공

우선 SK바이오팜은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미국 제품명 엑스코프리)의 일본 내 개발 및 상업화를 위해 오노약품공업과 기술수출 계약을 통한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다고 13일 밝혔다.

세노바메이트는 SK바이오팜이 독자 개발해 지난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승인을 받은 성인 대상 부분 발작 치료제다.

이번 계약으로 SK바이오팜은 선 계약금 50억엔(약 545억원), 허가 및 상업화 달성에 따른 기술료(마일스톤) 481억엔(약 5243억원)을 비롯해 매출액의 두 자릿수 퍼센트에 해당하는 로열티를 받게 된다.

양사는 세노바메이트의 일본 임상 3상 이후 개발과 제품 허가에 대해서도 협력하기로 했다. SK바이오팜은 현재 한국과 일본, 중국 등에서 세노바메이트 임상 3상을 추진하고 있다.

또 SK바이오팜은 오노약품공업과 상업화를 공동 진행할 수 있는 코프로모션 옵션 권리도 확보했다.

조정우 SK바이오팜 대표는 "이번 계약은 SK바이오팜의 입지를 아시아 최대 제약시장 중 하나인 일본으로 확장함과 동시 혁신신약을 통해 일본 뇌전증 환자들에게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전례없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SCM생명과학은 지난 13일 대만의 줄기세포 바이오기업 Steminent Biotherapeutics (이하 스테미넌트)와 손잡고 척수소뇌성 실조증(spinocerebellar ataxia: SCA) 줄기세포치료제 기술을 도입에 관한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SCM생명과학은 스테미넌트의 줄기세포치료제인 Stemchymal 관련 기술을 국내 시장에서 개발 및 상용화에 대한 독점적 권한을 확보하게 됐다.

해당 파이프라인은 지난 2015년 미국 FDA로부터 척수소뇌성 실조증 치료를 위한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았다. 또한 2016년 일본 세포치료제 기업인 리프로셀(ReproCELL)에게 일본 시장에 대한 라이선스 아웃 후, 일본 의약품의료기기종합기구(PMDA)에서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받아 임상이 진행 중이다.

SCM생명과학은 척수소뇌성 실조증을 바탕으로 파킨슨 병, 뇌졸중 등 다양한 뇌신경계질환까지도 파이프라인을 확장해 나아갈 계획이다.

디앤디파마텍은 퇴행성뇌질환 신약 후보물질 NLY01을 개발, 현재 파킨슨병 환자를 대상으로 글로벌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이달 초에는 미국 FDA에 518명 환자를 대상으로 한 대규모 알츠하이머성 치매 임상 2상 시험계획서(IND)를 제출하기도 했다.

디앤디파마텍은 미국 존스홉킨스 의과대학과의 연구개발 협력을 통해 퇴행성뇌질환의 근본 원인이 ‘신경 염증’에 있으며, 작용기전에 미세아교세포(Microglia)의 활성화가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세계최초로 밝혀내며 주목받았다.

아울러 디앤디파마텍은 지난 13일 한국거래소에 코스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청구서를 제출하고 내년 초 상장을 목표로 본격적인 기업공개(IPO)절차에 돌입했다.

펩트론은 파킨슨병 치료 신약 PT320의 임상2상 환자 모집이 원활하게 진행 중이라고 지난달 28일 밝혔다.

PT320은 펩트론이 미국 국립보건원(NIH)과 공동으로 개발한 파킨슨병 치료 신약으로 펩트론의 독자적 지속형 약물 전달 기술인 스마트데포(SmartDepot) 기술이 적용된 2주 지속형 '엑세나타이드'다.

지난 3월부터 ▲서울대학교병원 ▲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분당서울대병원 ▲보라매병원 등 국내 5개 임상 기관을 통해 임상2상 환자 모집이 진행 중이다.

국내 대학·병원 난치성 뇌질환 극복에 관심

제약·바이오기업뿐만 아니라 대학교 및 병원기관도 뇌질한 극복에 힘쓰고 있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은 치매, 파킨슨병 등 난치성 뇌질환 극복을 위해 ‘뇌은행’을 지난 8일 정식 출범했다.

지난 2018년 말 병원에서 알츠하이머 치매, 전두측두엽 치매, 파킨슨병, 소뇌위축증과 같은 퇴행성 뇌 질환 임상 전문가들과 병리학 중심의 기초과학 연구자들이 함께 모여, 뇌 연구를 위한 ‘뇌은행 준비위원회’를 발족했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뇌은행이 지난 8일 정식으로 출범했다. /서울성모병원 제공

이후 준비기간을 가져 지난해 9월 뇌은행을 신설했고, 인력과 조직을 체계화해 이번에 개소식 및 축복식과 뇌기증 서약식을 가지게 됐다.

뇌은행은 치매 및 이상운동질환을 진단받은 사람들의 동의를 구하고, 사후 뇌 기증을 받아 퇴행성 뇌 질환 진단과 치료를 위한 연구를 위해 만들어졌고, 순수하게 뇌 연구 활동에 그 목적을 두고 있다.

김인범 뇌은행장은 “기증된 뇌조직과 임상경과, 뇌영상 등을 통합한 뇌자원을 확보해 퇴행성 뇌질환의 예방, 조기진단, 치료법 개발 연구의 허브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추후 정신질환 영역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또 성균관대학교는 유한양행, 아임뉴런바이오사이언스와 ‘산학융합 뇌질환 R&BD 생태계 구축사업’을 위한 3자 협력계약을 지난달 23일 체결했다.

성균관대학교, 유한양행, 아임뉴런은 이번 협력을 통해 ▲CNS 연구센터(가칭) 설립 ▲공동연구 및 신약개발 협력 ▲CNS 신약과제 확보 ▲기초뇌과학 기술 분야 학과신설을 추진한다.

이번 3자 계약은 국내 최초로 대학·바이오벤처·제약회사가 융합한 차별화된 뇌질환 R&BD 생태계 조성을 위한 원스톱 산학협력 혁신플랫폼을 실현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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