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홍남기 부총리·배우 김광규·만화가 기안84 등 전세난·집값 상승 '실감'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연합뉴스

[한스경제=김준희 기자] 정부가 내놓은 각종 부동산 대책과 ‘임대차 3법’ 등으로 인한 전세난이 갈수록 심화하는 모양새다. 일반 서민들은 물론 정치인과 연예인 등 공인들도 집값 상승·매물 부족 등으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15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현재 거주 중인 서울 마포구 전셋집 주인이 실거주 의사를 밝히면서 집을 비워줘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 부총리는 지난 2018년 12월 부총리 취임 직후 이 집에 머물렀으며 내년 1월 전세 만기를 앞두고 있었다.

설상가상으로 매매하려고 했던 경기도 의왕 아파트 또한 세입자가 내년 1월 전세 계약 만료를 앞두고 계약갱신청구권제를 행사하면서 지난 8월 맺은 매매계약을 파기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홍 부총리는 ‘고위공직자 다주택 처분’ 방침으로 인해 이 아파트를 매매하기로 하고 지난 8월 9억2000만원에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새 집주인이 잔금 납부와 등기 이전을 하지 못하는 사이 세입자가 계속 거주할 뜻을 밝히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됐다.

그는 전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새로 전세를 구하는 분의 어려움을 무겁게 받아들이며 전셋값 상승요인에 대해 관계부처 간 면밀히 점검·논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부동산 정책을 총괄하는 책임자다.

연예인들도 최근 급격히 상승하는 부동산 시장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드러내고 있다. 배우 김광규 씨는 최근 MBC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해 강남 월셋집으로 이사했다는 사실을 밝히며 “부동산 사장님이 집을 사라고 했는데 뉴스를 보니 집값이 떨어진다고 해서 그 말을 믿고 안 사고 기다렸다”며 “4년이 지났는데 (부동산 사장님이 사라고 했던 그 집은) 가격이 두 배가 됐다”고 전했다.

이어 “집값이 더 떨어질 줄 알았다”며 “전세 사기 당할 때보다 지금 상처가 더 큰 것 같다. 이 집에 있는 순간마다 고통”이라고 토로했다.

배우 김광규 씨가 최근 MBC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해 "집값이 더 떨어질 줄 알고 집을 사지 않았는데 그 집 가격이 지금 두 배가 됐다"는 사연을 전했다. /MBC '나 혼자 산다' 방송 캡처

방송이 나간 후 김 씨가 언급한 집은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동에 위치한 ‘래미안 남가좌2차’ 아파트로 밝혀졌다. 김 씨가 매수를 포기한 반면 같은 날 함께 출연한 가수 육중완 씨는 해당 아파트를 2015년 6억원가량에 매입해 현재 두 배에 가까운 시세 차익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 부동산 기준 래미안 남가좌2차 전용 114㎡는 현재 호가가 13억원대에 형성돼 있다.

만화가 기안84(김희민) 또한 최근 네이버 웹툰에 연재 중인 작품 ‘복학왕’에 집값 상승으로 인한 에피소드를 삽입하면서 “정부 부동산 정책을 풍자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받기도 했다.

일반 서민들은 여전히 전세난에 울고 있다. 임대차 3법으로 인한 매물 품귀 현상과 가격 상승이 심화하면서 급기야 한 전셋집 임장에 9개 팀이 몰리는 사연까지 발생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작성한 A씨는 “신기한 경험했다”며 “전셋집을 보러 다녀왔는데 9개 팀이 줄을 서서 들어갔다. 부동산에 가선 5명이 가위바위보와 제비뽑기를 통해 당첨된 사람이 남아서 계약했다”고 최근 겪었던 일을 공유했다.

이어 “저희는 ‘꽝’이 나와서 허무하게 돌아왔다”며 “요즘 전세 씨가 말랐다 해도 이 정도일 줄은 몰랐는데 정말 어마무시하다”고 소감을 남겼다.

전세난 가중에 정부는 현재 추가 대책을 고민하고 있다. 홍 부총리는 지난 8일 기획재정부 국정감사에서 “전셋값이 쉽게 내려가지 않을 것 같다”며 “추가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김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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