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최지연 기자] 배우 김수오가 대중들에게 이름을 알렸다. 최근 종영한 tvN '악의 꽃'에서 김수오는 지원(문채원)을 존경하고 따르는 강력 3팀 막내 형사 임호준으로 분했다. 지난 2017년 입대로 인해 자연스럽게 공백기를 가진 후 오랜만에 임한 작품이지만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장감 속 감초 같은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시선을 사로잡았다. 수사에 결정적인 단서를 찾아내는가 하면 위기에 처한 선배들을 구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서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수오는 "전역 후 첫 복귀작이라 캐스팅되기 전부터 촬영이 끝나고 시청자분들께 선보이게 도는 순간까지의 기대가 유독 컸다. 그래서인지 '악의 꽃'을 통해 첫걸음마를 뗀 것 같은 기분이다"라며 "아기들이 처음 뒤집기에 성공하고 기어 다니다가 결국 두 발로 서서 첫걸음을 내디딘 후에야 자유롭게 걸을 수 있는 것처럼 '악의 꽃'은 김수오라는 배우가 드디어 혼자 서서 걸을 수 있게 됐다고 느끼게 해 준 뜻깊은 작품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악의 꽃'이 종영했다. 아쉽지 않나.

"'악의 꽃'이라는 좋은 작품에 합류할 수 있게 해주고 매력 넘치는 임호준을 분하게 해준 감독님, 작가님께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다. 코로나 19, 폭염, 태풍, 장마까지 궂은 날씨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배우들이 아무 걱정 없이 촬영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애써주신 전 스태프분들께도 정말 감사드린다. 그리고 좋은 선배, 동료 배우 분들, 스태프를 만나 촬영장에 오는 매 순간이 설렜고 호준을 연기할 수 있어서 7개월 동안 정말 즐겁고 행복했다."

- 출연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지난해 11월에 오디션을 봤다. 1차 오디션을 봤을 때 감독님께서 어떤 코멘트도 하지 않아서 떨어졌겠다고 생각했는데 2주 후에 2차 오디션 연락을 받았다. 그런데 그때도 감독님에게 코멘트를 듣지 못해서 '정말 떨어졌나 보다' 생각했는데 지난해 마지막 날 임호준을 맡게 됐다는 연락을 받았다. 정말 의아했지만 기뻤다. 2019년 마지막 날에 받은 연락이어서 더 큰 선물을 받은 것 같았고 정말 행복했다."

- 코멘트는 없었지만 그래도 결국 캐스팅됐다.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감독님에게 특별히 들은 건 없지만 감히 추측해 보자면 패기는 넘치지만 아직은 미숙한 사회 초년생의 모습을 봐주신 게 아닐까 싶다. 호준이처럼 나도 군 대체 복무를 막 마치고 사회에 복귀에 패기는 넘쳤지만 허당기가 가득한 시기였기 때문이다(웃음)."

- 대체 복무를 마친 후 첫 작품이라 감회가 남달랐을 것 같다.

"'악의 꽃' 현장에 처음 섰을 때는 솔직히 현장 경험이 처음인 것처럼 떨렸다. '심장이 벌렁벌렁하다'라는 느낌이 이런 거구나 생각할 정도였다. 내가 떨고 있다는 걸 모두가 알 정도로 떨었는데 현장의 모든 선배님들이 정말 잘 챙겨주고 유쾌한 분위기를 만들어줘서 생각보다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던 것 같다."

- 문채원과 가장 많이 호흡 맞췄는데.

"촬영 감독님이 문채원 선배님께 '지원이는 왜 호준이만 예뻐해'라고 말했을 정도로 현장에 도착하면 손부터 잡아 주고 많이 챙겨줬다. 그래서 나도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었고. 촬영하면서 배려도 많이 해줘서 마음을 열고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다."

- SNS를 보니 형사 3팀 식구들과 많이 친한 모습이었는데. 촬영장 분위기는 어땠나.

"케미가 정말 좋았다. 촬영에 들어가기 전 대사 외적인 부분까지 챙겨 줄 정도로 다양한 조언들을 많이 해줘서 강력 3팀이 등장하는 장면들이 더 생동감 넘치게 완성될 수 있었던 것 같다. 물론 감독님과 작가님의 힘도 컸지만 '악의 꽃'을 통해 배우들이 작품을 함께 만들어나가는 것이 뭔지 제대로 배웠다. 막내인 내 의견도 다 수용해주면서 합을 맞춘 덕분에 강력 3팀 모두가 살아있는 캐릭터로 완성될 수 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

- 앞으로 쌓아갈 필모그래피가 더욱 기대된다. 하고 싶은 역할이나 장르가 있나.

"판타지 요소가 섞인 사극을 좋아한다. 예를 들면 '태왕사신기'에서 청룡, 백호, 주작, 현무의 사신을 다루는 담덕(광개토대왕) 같은 한국형 히어로를 연기해 보고 싶다. 전우치, 홍길동 등 매력적인 한국형 히어로들이 등장하는 판타지 사극이 제작된다면 꼭 한 번 도전해 보고 싶다."

- 아직 차기작은 정해지지 않은 것 같은데.

"장장 7개월 동안의 '악의 꽃' 촬영이 이제 막 끝나서 지금은 약간 쉬면서 숨을 고르고 있다. 물론 쉬는 중에도 오디션은 보고 이야기 중인 작품도 검토하고 있지만 빠른 시일 내에 '악의 꽃' 처럼 좋은 작품을 통해 좋은 역할로 시청자 여러분들을 만나고 싶다."

- 마지막으로 대중들에게 어떤 배우고 남고 싶나.

"'연기 맛집'이라는 수식어를 얻고 싶다. 정말 맛있는 맛집에 가면 주문한 메뉴가 아닌 다른 메뉴의 맛이 어떨지 궁금해지는 것처럼 '이 배우 연기 잘하네 다른 캐릭터 연기하는 모습도 보고 싶다. 다른 작품은 뭐 했었지' 하고 다시 찾게 만드는 배우가 되고 싶다. 믿고 보는 배우, 찾게 되는 배우가 되는 것이 목표다."

사진=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

최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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