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CT-P59, 개발 순항…내년 상반기 상용화 목표
셀트리온. /연합뉴스

[한스경제=변동진 기자] 글로벌 기업들의 잇단 코로나19 치료제 및 백신 임상 중단 소식으로 인해 주목받는 국내 제약·바이오사가 있다. 셀트리온그룹 이야기다.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미국 존슨앤드존슨(J&J)와 영국 아스트라제네카 등에 이어 일라이릴리도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을 중단했다.

일라이릴리는 지난 13일(현지시간)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액티브-3(ACTIV-3) 임상 3상을 중단했다.

일라이릴리 관계자는 미국 CNBC에 "안전성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고도의 신중함 속에 독립 데이터안전점검이사회(DSMB)의 시험 중단 권유를 수용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일라이릴리는 코로나19 입원 환자 수백명을 대상으로 항체 치료제의 임상을 실시하고 있으며, 미국 국립보건원(NIH) 등 여러 국가기관의 지원을 받고 있었다. 최근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항체치료제의 긴급사용승인을 신청한 바 있다.

일라이릴리의 이같은 결정은 J&J의 코로나19 백신 임상 3상 중단 하루도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벌어졌다.

J&J 산하의 연구개발 부문인 얀센 글로벌 책임자 마타이 마멘 박사는 13일 투자자들과 전화회의에서 임상시험이 중단됐지만 아직 자세한 내용은 모른다고 밝혔다.

그는 부작용을 보고한 참가자가 백신을 접종했는지, 아니면 그저 위약을 맞았는지조차 확인이 안됐다며, '정보가 거의 없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 예비 정보는 현재 DSMB에 보고된 상태다.

J&J는 모더나와 화이자, 아스트라제네카 등과 함께 백신 개발 단계가 가장 앞서있는 곳으로 손꼽혔다. 게다가 필요한 접종 횟수가 1회에 그치고 3상 참여자(6만명)가 다른 기업들보다 월등히 많아 큰 기대를 모았다.

회사 측은 올해 연말이나 내년 초에 3상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번 임상 중단으로 일정에 차질이 발생하게 됐다.

앞서 아스트라제네카도 지난달 코로나19 백신 임상 3상에서 부작용이 발생해 임상을 중지했다가 다시 재개했다.

백신 개발을 위한 대규모 임상시험 과정에서 발생하는 안전성 우려는 이례적인 것은 아니다. 전문가들 역시 부작용이 임상과 관련 없는 질병일 수도 있고, 약품과 무관한 것일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셀트리온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임상물질. /셀트리온 제공

CT-P59, 임상 1상서 안전성 확인

글로벌 기업들의 잇단 임상 중단 소식에 셀트리온이 개발하고 있는 항체 치료제 'CT-P59'에 대한 업계 관심이 집중되는 분위기다.

'CT-P59'는 임상 1상에서 안전성을 입증했고, 지난달 17일 경증·중등증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2, 3상을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로부터 승인받았다.

해외에선 지난 7월29일 영국 의약품건강관리제품규제청(MHRA)으로부터 코로나19 경증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1상 시험계획을 승인받았다. 셀트리온은 다른 유럽 국가와 미국 등에서도 임상을 추진할 방침이다.

또한 'CT-P59' 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조건부 허가신청을 검토 중이다. 이미 지난달부터 회사 대량생산시설에서 공정검증배치 생산을 시작했고, 상용화 시 대량 공급에 대비해 기존 제품 재고와 생산계획을 조정 중이다. 회사 측은 내년 상반기 상용화를 목표로 설정했다.

아울러 지난 8일 식약처로부터 3·3상을 승인받고 '예방 임상'에 돌입했다. 이는 밀접 접촉자와 무증상 확진자 등 총 1000명을 대상으로 감염 예방 효과와 초기 바이러스 사멸 효과를 확인하기 위함이다.

코로나19 백신·치료제 간담회 주재하는 문재인 대통령. /연합뉴스

브랜드 가치 상승하는 셀트리온·K-바이오 

'CT-P59' 개발 완료는 업계뿐 아니라 정부도 기대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5일 경기도 성남에 있는 SK바이오사이언스를 방문해 "셀트리온은 항체 치료제를 개발하며 임상 마지막 단계엔 2상과 3상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면서 "제넥신과 GC녹십자가 개발한 혈장 치료제도 올해 안에 사용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넘어야 할 고비도 많다. 안정성이 확실히 보장돼야 한다"며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은 다른 나라가 개발에 성공해도 끝까지 자체개발을 성공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은 "치료제 개발은 혼자로는 인프라가 부족해 불가능한데 국립보건연구원과 질병관리청, 식약처 공직자들이 (지원을 위해) 밤새워 일하는 것을 봤다"면서 "민간을 칭찬해 주신만큼 공직자들도 칭찬해주시길 대통령께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서 회장은 앞서 상업성을 포기하더라도 'CT-P59'를 개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며 "현재 개발 속도도 빠르고, 무엇보다 주목할 점은 안전성을 확인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과 같은 분위기로 'CT-P59' 개발을 완료하면 셀트리온과 K-제약·바이오의 브랜드 가치는 글로벌 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될 정도로 상승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변동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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