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KT 위즈의 고졸 신인 소형준(19)이 2020시즌 KBO리그에서 가장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입지를 굳혀가고 있다. 연합뉴스

[한스경제=박대웅 기자] 어치피 신인왕은 소형준(19·KT 위즈)의 몫일까. 2020시즌 KBO리그가 시즌 막바지로 치닫느 가운데 신인왕 레이스 역시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신인왕에 가장 근접한 선수는 KT 위즈의 '슈퍼루키' 소형준이다. 올 시즌 23차례 마운드에 오른 소형준은 19일 현재 12승6패 평균자책점 4.04를 기록 중이다. 2번 등판에 1번 꼴로 승리를 챙긴 소형준은 강력한 라이벌이었던 '중고신인' 홍창기(27·LG 트윈스)가 주춤한 사이 신인왕 패권을 굳혀가고 있다. 

이제 남은 관심사는 소형준의 '기록 잔치'다. 소형준은 이미 2006년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3·토론토 블루제이스) 이후 무려 14년 만에 데뷔시즌 10승을 달성했다. 이 기록의 무게감이 다른 경쟁자들을 압도하기에 충분하다. 여기에 KT 역대 토종 투수 최다승 기록까지 세웠다. 종전 기록은 지난해 배제성(24·KT)이 세운 10승이다. 

12승은 KBO리그 다승 공동 7위에 해당한다. 소형준은 키움 히어로즈의 에릭 요키시(31)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특히 소형준은 다승 부문 톱 7중 유일한 토종 투수다. 소형준에 이어 박종훈(29·SK)과 양현종(32·KIA)이 각각 11승으로 다승 톱 10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KT가 잔여 8경기를 남겨 두고 있는 상황에서 소형준은 1차례 정도 더 등판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페이스를 이어간다면 소형준은 국내 선수 최다승도 노려볼만 하다. 

소형준은 8월 1일 SK 와이번스와 경기 부터 지난 3일 LG 트윈스와 경기까지 7연승을 내달렸다. 이는 1992년 정민철(한화) 이후 28년 만의 순수 신인 선발 최다 연승 타이 기록이다. 류현진도 2006년 6연승에서 멈췄다. 소형준은 9일 두산 베어스와 경기에서 패하며 신기록 달성에는 실패했지만 17일 SK 전에서 다시 승전고를 울리며 괴물 신인의 면모를 이어가고 있다. 

역투 중인 소형준. 연합뉴스

소형준은 이미 KBO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올해 1차 지명을 받고 KT에 입단한 소형준은 5월8일 두산과 경기에서 승리투수가 되면서 통산 8번째 고졸 신인 데뷔전 승리를 챙겼다. 2번째 등판이었던 삼성 라이온즈와 경기에서는 김진우(2002년·KIA), 류현진(2006년)에 이어 고졸 신인 역대 3번째로 데뷔 후 2경기 연속 선발승을 달성했다. 

소형준이 신인왕 패권을 굳힌 건 이강철 KT 감독의 배려도 한 몫했다. 소형준은 6월 부진을 겪었다. 이강철 감독은 그를 엔트리에서 제외하고 2주간 휴식을 처방했다. 2주간의 쉼표가 결국 '신의 한 수'가 됐다. 소형준은 더욱 강력해졌다. 8월 5경기에서 4승을 따내며 평균자책점을 1.57까지 끌어 내렸다. 소형준은 1983년 유두열(롯데)에 이어 고졸 신인 역대 2번째로 월간 MVP로 선정됐다. 아직 평균자책점 4점대는 보완해야 할 부분이다. 하지만 소형준이 류현진 이후 최고의 '괴물 투수'라는 의견에 고개를 가로 저을 야구인은 많지 않다. 소형준이 신인왕 타이틀을 거머쥐고 환하게 미소 지을지 주목 된다. 

한편 올 시즌에는 소형준 말고도 신인 투수들이 유의미한 기록을 남기며 KBO리그를 풍성하게 했다. LG 이민호(19), 이윤식(20) 듀오는 플레이오프 직행티켓이 걸려 있는 2위 자리를 두고 치열한 경쟁 중인 LG에 큰 힘이 되고 있다. 여기에 KIA 정해영(19)은 4승 4패 1세이브 10홀드 평균자책점 3.63을 마크 중이며 한화 이글스의 강재민(23)은 2패 1세이브 14홀드 평균자책점 2.54로 호투 중이다. 정해영과 장재민 모두 소속팀 불펜의 중심으로 자리잡고 있다.  

박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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