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박대웅 기자]나왔다하면 출루다. '핫초이' 최지만(29·탬파베이 레이스)이 한국 야수로는 처음으로 '꿈의 무대'인 월드시리즈에 진출했다. 

최지만의 소속팀 탬파베이 레이스는 18일(이하 한국시각)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ALCS·7전 4선승제) 7차전에서 4-2로 승리했다. 1998년 창단한 탬파베이는 2008년 이후 두 번째 월드시리즈를 맞이하게 됐다. 2008년 월드시리즈에서 탬파베이는 필라델피아 필리스에 1승4패로 무릎을 꿇으며 준우승에 머물렀다. 

◆최지만, '반쪽짜리'에서 출루 머신으로 

좌완 투수에 약점을 보이며 좌투수 선발 때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며 '반쪽짜리'라는 비아냥을 샀던 최지만은 이번 챔피언십시리즈에서 완전히 달라졌다. 7경기 중 5경기에 선발 출전해 타율 0.385(13타수 5안타) 4볼넷을 마크했다. 홈런도 한 차례 뽑아냈다. 두 경기는 아예 엔트리에서 빠졌고, 1경기는 대타로 나섰지만 놀랄만한 집중력을 유지하며 무려 5할대 출루율(0.529)를 기록했다. 특히 '패배는 곧 탈락'인 운명의 7차전에서 최지만은 3타수 2안타 1볼넷 1득점으로 팀 승리에 기여했다. 수비에서도 안정적이었다. 특유의 다릴르 찢어 공을 낚아채는 '요가 수비'로 국내는 물론 메이저리그 팬들도 사로 잡았다. 

◆순탄하지 않았던 빅리그 적응기

최지만의 메이저리그 적응기는 순탄하지 않았다. 인천 동산고 졸업 후 18세 때인 2009년 시애틀 매리너스와 계약하며 '아메리칸 드림'에 도전했다. 하지만 2014년 금지 약물 양성 반응으로 50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으며 위기를 맞았다. 2016년 LA 에인절스에서 빅리그에 데뷔한 최지만은 뉴욕 양키스와 밀워키 브루어스를 거쳐 2018년 6월 탬파베이 유니폼을 입었다. 지난해 19홈런 63타점으로 커리어 하이를 찍은 최지만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정규시즌 60경기 초단기 레이스로 펼쳐진 올 시즌 3홈런 16타점으로 정규시즌을 마쳤다. 하지만 포스트시즌에서 맹활약하며 탬파베이의 주축 선수로 떠올랐다. 

◆코리안 메이저리거의 월드시리즈 성적은

야수로는 최지만이 한국인 메이저리거 최초로 월드시리즈 무대를 밟지만 투수로 범위를 넓히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코리안 빅리거 최초로 월드시리즈를 경험한 건 '핵잠수함' 김병현(41)이다. 김병현은 2001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유니폼을 입고 마무리로 등판해 월드시리즈 반지의 주인공이 됐다. 내용은 좋지 않았다. 애리조나 유니폼을 입고 2경기에 나서 3.1이닝을 소화하며 5실점과 1패를 마크했다. 2004년 보스턴 레드삭스의 우승 당시에는 엔트리에 포함되지 못하며 등판 기회도 잡지 못했다. 그렇지만 김병현은 코리안 빅리거 중 가장 많은 2개의 우승 반지를 소유하고 있다.

김병현에 이어 '코리안 특급' 박찬호(47)는 2009년 필라델피아 유니폼을 입고 뉴욕 양키스를 맞아 월드시리즈 4경기에 나서 3.1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팀이 준우승에 머물면서 우승 반지는 챙지기 못했다. 류현진 역시 월드시리즈 무대를 경험했다. 2018년 LA 다저스는 보스턴과 월드시리즈에서 격돌했다. 류현진은 1경기에 나서 4.2이닝 동안 4실점했다. 류현진 역시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박대웅 기자 bdu@spor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