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K방역의 제품 우수성 입증…한국 바이오 헬스산업 주목
진단키트 등 K방역 제품 들의 수출이 증가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스경제=이승훈 기자] 세계적으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여파로 몸살을 앓는 가운데 K-방역이 세계적인 신뢰를 얻게 되면서 새로운 수출 활로로 주목됐다.

한국산 진단키트와 마스크가 K방역의 수출 효자 품목으로 떠오르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 제품의 우수성을 인정받으며 한국 바이오 헬스산업의 위상을 높이는 중이다.

 

진단키트 수출 사상 최고치 기록

산업통산자원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바이오헬스 수출액은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95억4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6%나 증가했다. 특히 K-방역과 관련된 제품과 솔루션은 해외에서도 많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체외진단기기 등 품목에 포함된 진단키트 등 품목도 수출액이 전년 3분기 497억원에서, 7987억원으로 큰 폭으로 상승했다. 무역수지도 마이너스(-) 1503억원에서 5745억원으로 흑자전환한 상태다.

실제 코로나19 확산 이후 국산 진단키트 수출액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세계적인 코로나19 재확산 조짐으로 인해 진단키트 수요가 급증해서다.

관세청이 발표한 9월 수출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우리나라의 진단키트 수출 금액은 전월 대비 약 59% 증가한 2억8751만 달러(수리일 기준)를 기록했다. 이는 올 들어 가장 높은 금액으로, 코로나19 확산이 절정에 달했던 지난 4월(2억6571만 달러)보다도 2200만 달러 가량 늘었다.

진단키트 수출액이 급증한 요인으로, 유럽 지역 코로나19 재확산 공포와 더불어 코로나19와 독감이 동시 유행하는 ‘트윈데믹’에 대한 우려가 높아진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진단키트 수출 증가 업체 중 대표적인 곳은 씨젠이다. 이 외에 바이오 기업이 다수 위치한 대전 대덕구나 랩지노믹스가 위치한 경기 성남시 등도 9월 진단키트 수출액이 전월보다 증가했다.

우선 씨젠은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씨젠의 9월 진단키트 수출액은 9325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전월 대비 36%(2479만 달러)가량 늘어난 것으로, 지난달 우리나라 전체 진단키트 수출액의 약 32%를 차지한다.

금융투자업계는 씨젠이 3분기(연결기준) 예상 매출액 3336억원, 영업이익 2122억원을 기록하는 등 2분기에 이어 높은 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분기 주요 수출국이 남미 국가였다면 3분기에는 수출 단가가 높은 유럽 지역을 대상으로 한 만큼, 양호한 실적 전망이 예상된다.

또 씨젠은 최근 코로나19와 독감을 동시에 진단할 수 있는 동시진단키트를 개발해 수출 제조허가를 획득하면서 수출 규모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씨젠이 올해 3분기에 유럽에서 코로나19 재확산과 진단키트 단가 상승으로 양호한 실적을 낼 것은 확실해 보인다”며 “4분기에는 트윈데믹(비슷한 2개 질병이 동시에 유행하는 현상)으로 동시 진단키트 수요가 느는데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분자진단 헬스케어 전문기업 랩지노믹스는 신속진단키트를 지멘스 헬시니어스 인도법인에 추가로 공급한다고 7일 공시했다. 인도는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높은 국가이기도 하다.

해당 진단키트는 랩지노믹스가 개발한 엑소패스트(ExoFAST)다. 계약금액은 70억원으로 전년 매출액의 21.2% 규모다. 이번 계약은 지난 7월과 8월에 이은 추가 계약이다.

GC녹십자엠에스는 코로나19 진단키트를 비롯한 총 1900만달러(약 220억원대) 규모의 제품을 유럽에 수출한다.

GC녹십자엠에스는 폴란드 기업인 핸드프로드(Handprod)와 1100만 달러 규모의 혈당측정기 및 당화혈색소 측정시스템, 스위스 기업인 메디시스(Medysis)와 800만 달러 규모의 코로나19 및 인플루엔자 콤보진단키트, 코로나19 형광면역 항원진단키트의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지난 6일 밝혔다.

GC녹십자엠에스의 코로나19 콤보진단키트는 이번 수출계약을 통해 이번 달부터 스위스, 프랑스, 알제리 등에 공급될 방침이다. 해당 콤보진단키트는 코로나19 항원진단키트와 인플루엔자 진단키트가 한 데 묶인 ‘결합제품’으로, 코로나와 독감이 동시에 유행하는 트윈데믹의 대안으로 유럽의 수요가 높을 것으로 보인다.

바이오니아는 최근 카타르 국영기업 카타르석유(Qatar Petroleum)와 코로나19 진단검사에 필요한 187만 달러(약 22억원) 규모의 핵산추출·진단시약 추가 공급계약을 맺었다.

바이오니아는 지난 4월 카타르 국영기업 카타르 페트롤리엄(QP)과 50억원 규모의 코로나19 검사장비·시약 공급계약을 맺고 제품을 공급한 바 있다. 카타르는 중동지역에 코로나19 재확산세가 이어지면서 대량 검사 등 방역에 집중하고 있다.

바이오니아는 코로나19 진단검사에 필요한 검사장비·시약을 모두 공급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업체다. 검사장비 공급은 바이오니아가 개발한 ▲코로나19 ▲에이즈 ▲B형·C형간염 ▲성병 ▲결핵 등 30여종의 진단시약 추가 수출의 마중물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제약업계가 국산 마스크 수출에 힘쓰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산 마스크 세계시장 공략 박차

국내 제약회사 중 최초로 2018년부터 KF마스크를 자체 생산·공급하는 국제약품은 안산 공장에 생산라인을 2배 증설, 이 달부터 가동했다.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전국적으로 마스크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올해 상반기 마스크 매출 규모만 11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11일에는 글로벌 유통업체 엠트로이즈와 연간 98억원 규모의 KF94 마스크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엠트로이즈 코리아는 글로벌 유통 전문 업체인 미국 엠트로이즈 인터내셔널의 한국 사무소다. 이 회사를 통해 미국 정부기관 및 중남미, 유럽, 중동, 아프리카 지역으로 공급될 예정이다.

국제약품은 세계시장 공략을 위해 ‘메디 마스크’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등재, 유럽 CE인증을 받았다. 국제약품 ‘보건용 마스크(상품명 메디마스크)’는 생산과 포장라인을 자동화해 위생적이며, 4중 고효율 필터 부직포 구조로 돼 있어 감염원의 차단력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휴온스는 국내 업체 최초로 미국 워싱턴 주정부에 국산 KF94 마스크를 공급하고 있다. 지난 5월 글로벌 바이오헬스케어 시장 공략을 위해 워싱턴주 시애틀에 설립한 미국 법인 ‘휴온스USA’를 통해 각종 방역 물품을 공급하고 있다. 휴온스가 공급하는 마스크는 미 워싱턴대 의과대학에 공급돼 의료 현장에서 사용된다.

경남제약헬스케어는 KF등급·비말차단용 마스크의 생산설비를 새로 도입해 지난 달부터 생산에 들어갔다.

경남제약헬스케어는 KF80과 KF94, 비말용 생산 라인을 갖추고 국내·외 인프라를 통해 필터 및 원재료를 확보해 8월부터 제작에 돌입했다.

모회사인 경남바이오파마의 진천 공장에 마스크를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새로 들여와 생산라인을 강화했다. 증가한 생산량만큼 마스크 수출량도 늘린다는 계획이다. 경남제약헬스케어는 월 600만개 규모의 마스크를 생산할 예정이다.

국내 제약업체가 잇따라 마스크의 수출계약을 맺는 가운데, 마스크 대란 당시 국내 수급안정을 위해 만든 수출 제한조치(생산량의 절반만 수출)가 걸림돌이 되고 있다. 지금도 생산량의 절반만 수출할 수 있는 등 공급과잉인데 수출을 위해 내수용을 추가로 생산할 수는 없다는 게 회사 측 입장이다.

최제욱 국제약품 마스크 생산부장은 "지금 미국에 1000만장을 수출하기 위해서는 2000만장을 생산해야 되는 상황“이라며 ”그러면 1000만 장을 국내에서 소화시킬 수가 없는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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