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국내 시장규모, 2017년 4657억서 지난해 6444억 급증
면연력 향상을 위해선 장내 건강이 매우 중요하다. /게티이미지뱅크

[한스경제=변동진 기자] 코로나19에 환절기 독감까지 겹친 이른바 '트윈데믹(증상이 비슷한 두 개 질병 동시 유행)'으로 면역력은 소비자의 주요 관심사로 자리를 잡았다. 이에 국내 제약사들은 면역력에 도움이 되는 다수의 건강기능식품(건기식)을 선보이는 추세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건기식 시장은 약 4조6000억원 규모를 형성했다. 앞으로 연평균 7%대 성장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같은 흐름은 유통채널 판매실적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이베이코리아가 운영하는 G마켓과 옥션에서는 추석 직전 열흘을 기준으로 올해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 증가했다.

마켓컬리의 8월19일부터 지난달 26일까지 추석선물세트 기획전 매출은 전년 대비 92% 증가했고, 이 가운데 41%는 건기식에서 나왔다.

위메프는 올해 1~5월 건기식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 이상 늘었고, GS리테일의 상반기 건기식 매출이 전년 대비 82.1% 증가했다. 

그렇다면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이 주목하고 있는 건기식 제품은 어떤 것이 있을까. 업계에서는 '프로바이오틱스'을 꼽는다.

 

프로바이오틱스, 건기식 시장서 돌풍 

프로바이오틱스란 인체에 이로운 역할을 하는 균이다. 장(腸)을 건강하게 유지하려면 장 속의 유해균 수를 줄이고 유익균 수는 늘려야 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프로바이오틱스의 이같은 기능성을 인정했다.

무엇보다 '장(腸) 건강'이 면역력 향상과 매우 밀접한 관계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프로바이오틱스의 인기 역시 수직 상승하고 있다.

국내 프로바이오틱스 시장 규모는 지난 2017년 4657억원에서 지난해 6444억원으로 급증했고, 일각에서는 향후 홍삼 시장(1조5000억원)을 뛰어넘을 것으로 점친다.

장밋빛 전망이 예고됨에 따라 종근당그룹을 비롯한 유한양행, GC녹십자그룹 등 국내 제약·바이오업체는 우수한 기술력과 품질을 앞세워 제품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종근당그룹의 생애 주기와 성별 맞춤형 유산균 브랜드 '락토핏'. /종근당건강 제공

유한·종근당·GC녹십자·한미·일동, 프로바이틱 시장 드라이브 

종근당그룹 프로바이오틱스 브랜드 '락토핏'은 지난 2016년 출시됐다. ▲베베 ▲키즈 ▲뷰티 ▲코어 ▲골드 등 생애 주기와 성별을 고려한 맞춤형 포트폴리오로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특히 '락토핏'은 출시 3년 만인 지난해 2000억원의 매출을 돌파, 유산균 제품으로는 건기식업계 최초로 메가 브랜드가 됐다.

종근당그룹은 1974년 국내 최대 규모의 발효공장을 설립, 오랜 시간 축적한 기술을 바탕으로 현재 세계 최고 수준의 유산균 발효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또한 발효 전문 계열사인 종근당바이오는 서울대와 공동으로 장내미생물은행을 설립해 인체에 유익한 장내미생물을 발굴하고, 다양한 장내미생물 라이브러리를 구축해 마이크로바이옴을 활용한 유산균 신제품 개발과 질병 치료를 위한 신약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유한양행 여성 유산균 '엘레나'. /유한양행 제공

유한양행은 여성을 위한 유산균 '엘레나'로 블루오션 창출을 꾀하고 있다. 이 제품은 지난 2015년에 출시됐으며, 업계 안팎에서는 '여성 유산균' '질 건강 유산균'이라는 새로운 영역을 구축했다고 평가받는다.

실제 엘레나는 지난 2018년 47억원, 지난해 60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올 상반기에는 36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36.7% 증가했다. 이런 성장세가 지속된다면 내년 100억원 돌파는 물론 여성 유산균 시장 1위 자리를 더욱 굳힐 것으로 전망된다. 

엘레나는 식약처 개별 인정받은 원료인 '유렉스(UREX) 프로바이오틱스'를 국내 최초로 사용한 제품이다. 위산과 담즙에 파괴되지 않고 장까지 도달하도록 설계됐으며, 소화기관을 통과한 뒤 항문에서 회음부를 거쳐 질 내부에 정착해 유익균이 많은 환경으로 만들어준다.

전문가들도 질 건강을 위해 유산균 섭취가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이슬기 경희대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건강한 질 내 환경 유지를 위해 존재하는 '락토바실러스'라는 세균이 없어지면 그 자리에 곰팡이, 원충 등의 혐기성 세균이 증식해 질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면서 "소실된 락토바실러스를 기능성 식품 복용 등을 통해 보충하면 유해균 증식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미약품 여성 유산균 제품인 '클레어테라피프로-캄진프로바이오틱스'. /한미약품 제공

한미약품 역시 여성 프로바이오틱스 시장을 노리고 있다. 지난 6월 출시된 '클레어테라피프로-캄진프로바이오틱스(진 프로바이오틱스)'는 특허를 받은 유산균 3종(락토바실러스아시도필러스, 락토바실러스람노서스, 비피도박테리움락티스)을 비롯해 총 10종의 유산균이 함유돼 있다.

특징은 여성의 질에서 분리한 혼합 유산균 3종(락토바실러스플란타룸,락토바실러스퍼멘텀,락토바실러스살리바리우스)을 부원료로 사용했다는 것.

또한 진 프로바이오틱스에 함유된 '파크랜드크랜베리'는 요로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으며, 프로바이오틱스의 먹이 역할을 하는 프리바이오틱스(pretbiotics)인 '프락토올리고당'과 치커리뿌리추출물은 장내 유산균의 증식을 돕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불규칙한 식습관과 스트레스 등으로 인한 질과 장 건강 악화로 불편을 겪는 여성들을 위해 진 프로바이오틱스를 개발했다"며 "진 프로바이오틱스 섭취와 함께 여성청결제 '프로-캄클레어진'을 사용하면 효과적인 여성 건강관리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일동제약 프로바이오틱스 브랜드 '지큐랩'. /일동제약 제공

일동제약은 특허 받은 4중 코팅 기술이 공통적으로 적용된 프로바이오틱스 건기식인 '지큐랩' 시리즈를 선보이고 있다.

지큐랩에 적용된 기술은 프로바이오틱스를 섭취했을 때 소화액 등 위장관 내의 다양한 환경요인으로부터 균을 안전하게 보호해 장까지 도달하게 한다. 뿐만 아니라 유통이나 보관 중 발생하는 균의 손실을 막아 품질을 유지하는 역할도 한다.

지큐랩 시리즈의 대표 격인 '지큐랩 데일리'는 락토바실러스, 비피도박테리움 등 10종의 유익균이 900억마리 이상 투입(보장균수 100억 CFU)된 제품이다. 여기에 정상적인 면역 기능 및 세포 분열에 필요한 아연도 넣었다. 

'지큐랩 에스 신바이오틱스'는 9종의 프로바이오틱스는 물론 '자일로올리고당'이 함께 들어 있는 '신바이오틱스(synbiotics)' 개념의 제품이다.

더불어 아토피피부염 개선 관련 특허 등록 및 면역과민반응에 의한 피부상태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개별인정형 원료로 허가받은 'RHT-3201'을 활용한 '지큐랩 포스트바이오틱스 알에이치티' 등의 고기능성 제품도 선보이고 있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사람의 장에는 인체 면역세포의 약 70%가 분포해 있는데, 다양한 유익균과 유해균이 100조개 이상 어우러져 살고 있다"며 "장 건강은 물론 장내 환경 및 미생물 균형의 관리가 중요한 이유"라고 말했다.

GC녹십자웰빙 프로바이오틱스 브랜드 '프로비던스'. /GC녹십자웰빙 제공

프로바이오틱스 연구개발(R&D)에 방점을 둔 GC녹십자웰빙은 관련 시장에서 유의미한 성과물을 발표했다. 

회사는 지난달 프로바이오틱스 균주의 면역기능 증진 효과에 대한 국내 특허를 확보했다. 이 연구는 'GCWB1176(락토코커스 락티스, 유산균 조성물 계열)'의 NK세포 활성화 및 면역세포 분화 증가, 대식세포 탐식능 증가 효과 등에 관한 것이다.

인위적으로 면역을 억제시킨 동물에 GCWB1176을 섭취시킨 결과, 체중과 면역기관의 무게, 면역세포 증식률, 사이토카인 생성량, NK세포 활성이 정상군과 유사한 수준으로 증가했다.

이와 함께 지난 2월 자사가 개발 중인 'BP121' 프로바이오틱스의 신장기능 개선 효과를 확인한 논문이 SCI(과학기술논문 인용색인 확장판)급 국제학술지인 국제분자의학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Molecular Medicine)에 게재되기도 했다.

아울러 GC녹십자웰빙은 GCWB1176 특허를 활용한 신제품을 올해 내놓을 계획이다. 회사는 유산균 전문 브랜드 '프로비던스'를 통해 6종의 제품을 내놓았다.

업계 관계자는 "프로바이틱스 시장 성장 가능성이 확대되면서 많은 제약·바이오 기업뿐 아니라 식품업계도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면서 "우수한 R&D 능력 및 생산시설을 활용한 다양한 제품들이 출시되고 있는 만큼, 소비자 선택권은 더욱 넓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변동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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