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양지원 기자] 배우 박혜수가 영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10월 21일 개봉)으로 새로운 얼굴을 연기했다. 상업영화 첫 데뷔작인 ‘스윙키즈’(2018)에서 도경수와 함께 호흡하며 활약한 그가 이번 영화에서는 외적, 연기적 변신을 통해 충무로 관계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영화는 회사 말단 직원인 세 여성이 비리를 파헤치는 내용을 그린다. 박혜수는 극 중 삼진전자 회계부 사원이자 알고 보면 수학 천재인 심보람 역을 맡아 청춘들을 위로하고 용기를 심어주는 캐릭터로 시선을 끌었다. SBS ‘K팝스타’(2014)에서 뛰어난 가창력을 선보이며 데뷔한 박혜수는 “배우 선택에 후회는 없다. 경험할수록 매 순간이 짜릿하다”며 웃었다.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에서 펼친 연기에 대한 호평이 많다.

“진짜 신기하게 반응이 전 영화와 달랐다. 관계자 분들이 보시고 나서 기특해주시는 반응을 많이 느꼈다. 결과적으로 잘 나왔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마음이 한결 놓였다. 처음 포스터가 나왔을 때 ‘박혜수가 어딨냐?’라는 댓글이 많았는데 비주얼적으로도 색다른 변신에 성공한 것 같다. (웃음) 얼른 개봉했으면 좋겠다.”

-이번 작품에서 영화를 함께 만들어가는 역할을 했다. 스스로도 뿌듯했을텐데.

“같이 영화를 만들어가는 인물로서 내 자리가 만들어져있다는 게 느껴졌다. 이종필 감독님도 스스럼없이 내가 다가갈 수 있게 해주셨다. 인물에 대한,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정말 자유롭게 나눴다. ‘대사도 바꾸고 싶으면 원하는대로 바꿔봐라’라고 해주셨다. 내가 생각하는 보람답게 바꾼 부분들도 있고 고아성, 이솜 언니와 나이도 비슷해서 금방 가까워졌다. 촬영 전에 대화할 수 있는 기회도 많았다. 책임감을 느끼고 적극적으로 임했다.”

-고아성과 이솜은 선배 배우들인데 함께 연기한 소감은.

“경력은 나보다 차이 나는 선배들이다보니 다가가기 어렵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신기하게도 언니들이 내게 마음을 열 준비가 돼 있는 게 느껴졌다. 이미 이 관계가 돈독하게 만들어져 있기 때문에 친구 관계를 연기하는데도 어려움이 없었다. 고아성은 연기적으로도 굉장히 연륜이 느껴졌다. 여유와 집중력이 느껴졌다. 촬영 첫 날부터 마지막까지 흐트러짐 없는 집중력을 보여줬는데 멋있었다. 이솜 언니도 항상 치열하게 고민을 해온 게 느껴졌다. 대본상에 직접적으로 드러나지 않은 부분을 연기로 만든 게 많다고 생각한다.”

-보람은 마음속에 하고 싶지만 하지 못하는 이야기를 담고 사는데 그런 적이 있나.

“배우로서 발을 디딜 때 보람이처럼 낯선 사람을 대하기 어렵고 나만의 벽이 존재했던 시기가 있었던 것 같다. 보람을 연기하면서 초심이 떠오르기도 했다. ‘그냥 가만히 있으면 안 돼요?’ ‘제가 뭘 하고 싶은지도 모르겠어요’라고 속마음을 꺼낼 때 관객들도 공감할 것이라 느꼈다. 나 역시 가만히 있고 싶을 때가 있었기에 위로를 받았다.”

-여성의 연대를 통쾌하게 담은 작품이다.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느낌은.

“이렇게 각기 다른 세 여성 인물이 주인공으로서, 친구로서 사건을 해결해가는 게 매력적이었다. 작은 인물들이 힘을 모아서 결국엔 승리하는 게 너무 매력적이었다. 영화 산업 전반을 생각하면 지금 많이 변화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변화하고 있는 시기에 이런 연기를 하고 있는 게 너무 감사하고 소중했다.”

-보람을 연기하며 많이 위로 받았다고 했는데 스스로 해결된 고민이 있나.

“내가 단단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못 했는데 (고)아성 언니가 나를 단단한 사람이라고 말을 했더라. 그걸 생각하 쉽게 흔들리고 무너져도 금방 다시 일어나는 사람이 되는 것 같다. 이이 영화를 찍으면서 더 견고해진 것 같다. 그리고 일단 언니들에게 무한으로 사랑을 많이 받았다. ‘나중에 꼭 언니들같은 선배가 돼야지’라는 생각을 했다. ‘누군가를 사랑하고 보듬어줄 수 있는 선배가 돼야겠다는 생각을 처음 했다.”

-‘스윙키즈’ 때도 배우들과 사이가 돈독하다고 했다. 여전히 자주 연락하나.

“최근에도 며칠 전에 (오)정세 선배와 통화했다. 수상 소감을 하는 걸 보면서 엄청 울었던 기억이 있다. 도경수 뿐 아니라 많은 배우들이 군복무 중이라 연락을 다 같이 하기는 어렵다. 각자 따로따로 DM(다이렉트 메시지)도 하고 서로의 안부를 묻는다. 작품마다 개인적인 성장도 있겠지만 가장 크게 남는 건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KBS2 ‘유희열의 스케치북’ 녹화에 참여했다. ‘K팝스타’ 당시 기억이 났을 것 같은데.

“1990년대 느낌이 나는 곡을 듣고 그 곡으로 연습했다. 다시 무대에 올라 노래하면서 ‘K팝스타’ 무대가 떠올랐다. 잊고 있던 기억인데 또 한 번 앨범을 내야겠다고 다짐했다. 개인적으로 권진아의 음악을 너무 좋아한다. 쉴 때 재즈 피아노, 기타 등을 배우면서 조금씩 목표에 가까워지려고 노력하고 있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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