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정도영 기자] SK텔레콤(SKT)가 '점프스튜디오'를 본사인 서울 중구 을지로 T타워로 확장 이전했다. 진일보한 5G 콘텐츠를 발굴, 생산해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확고히 하겠다는 목표다.

점프스튜디오는 SKT가 마이크로소프트(MS)와 초협력을 통해 세계 최고의 3D 볼류메트릭 비디오 캡처 기술을 보유, 설립한 혼합현실(MR) 제작소다. 지난 4월 아시아 최초로 서울 SK남산빌딩에 구축한 바 있다.

SKT는 20일 오전 온라인 간담회를 열고 확장 이전한 점프스튜디오를 공개하며, 5G 콘텐츠 사업을 본격 확대한다고 밝혔다. 전진수 SKT 5GX서비스사업본부장은 "고객분들과 조금 더 가까이 접점에서 대화할 수 있는 공간으로 T타워가 적합하고 판단해 개관했다"며 "또, 외부 고객들이 방문 시 티움과 연계해 점프스튜디오도 함께 편하게 보실 수 있도록 확장 이전했다"고 말했다.

SKT는 확장 이전한 점프스튜디오를 엔진으로 삼아 엔터테인먼트, 광고, 스포츠, 교육 분야 기업을 대상으로 초실감 콘텐츠를 합리적인 비용으로 제작하는 사업과 글로벌 시장에서 점프 AR·VR 서비스(앱)를 제공하는 사업을 진행한다.

점프스튜디오는 MS의 볼류메트릭 기술을 기반으로 106대의 카메라를 통해 초당 60프레임 촬영을 하고, 이에 SKT T리얼 플랫폼의 다양한 기술을 접목해 실제처럼 자연스럽게 움직이는 고화질 3D 홀로그램을 생성한다. 이 콘텐츠는 안드로이드, iOS, 윈도우 등 다양한 OS는 물론 스마트폰, HMD, 글라스 등 여러 기기에서 점프 AR·VR 앱을 통해 감상 가능하다. 

특히 점프스튜디오의 핵심 경쟁력은 기존대비 3D 홀로그램을 생성하는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점이다. 통상적으로 기존 월 단위 작업이 주 단위로 단축되고 비용도 절반 이상으로 줄어든다. 

SKT는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기업의 니즈에 맞춰 초실감(AR, VR, MR) 콘텐츠를 맞춤 제작하는 사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산업 전 분야에서 언택트 서비스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어, 새로운 비주얼 콘텐츠를 필요로 하는 기업들이 점프스튜디오에 제작을 문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또한 점프 AR·VR 앱 내 콘텐츠를 강화해 전 세계 이용자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에 주력할 예정이다. 이용자는 언제 어디서든 본인이 좋아하는 셀럽을 소환해 사진, 동영상을 찍고 SNS에 공유할 수 있다. 최근 젊은 층을 중심으로 숏폼 형태의 사용자가 직접 제작한 콘텐츠(UGC)가 활발하게 소비되면서 밈(meme) 현상을 일으키고 있는데, 이에 최적화된 포맷이란 설명이다.

전 본부장은 "틱톡 서비스를 활용해 밈으로 많이 쓰고 있다. 그러나, SK텔레콤 AR·VR 서비스는 조금 더 프리미엄한 콘텐츠를 고객이 가까이 느낄 수 있는 하이퀄리티 콘텐츠다"며 "고객이 현실과 가상을 구분할 수 없는 고급 콘텐츠로 경쟁력 가져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글로벌 진출도 본격적으로 나선다. 해외 기업에 일회성으로 콘텐츠를 수출하는 대신, 각국의 대표 ICT 기업과 손잡고 '점프' 브랜드 그대로 현지 시장에 출시하는 방식이다. 마케팅, 콘텐츠 제작 투자 등도 함께 수반된다.

첫 해외 출시국은 올해 5G 상용화를 맞아 관련 투자가 활발한 홍콩이다. 홍콩 1위 통신기업 PCCW 그룹(산하 홍콩텔레콤, PCCW 미디어)은 최근 SK텔레콤과 ▲점프 AR·VR 서비스 현지 마케팅 협력 ▲5G 콘텐츠 공동 제작 및 투자 ▲신규 AR·VR 사업 발굴 등을 골자로 하는 사업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

전 본부장은 "동남아를 시작으로, 유럽과 미국으로 진출할 것"이라며 "현지화라던지 지역에 맞는 여러 가지 규제를 검토하는 데 시간이 걸리고 있어 순차 출시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SKT는 이날 나만의 아바타를 만들어 가상 공간에 최대 100명까지 동시 접속해 컨퍼런스, 공연, 전시 등 다양한 모임을 갖는 소셜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버추얼 밋업'도 공개했다.

버추얼 밋업은 실제 모임 같은 현장감을 제공하기 위해 가상의 컨퍼런스 공간에서 대형 스크린, 무대, 객석 등을 3차원으로 상세 구현했다. 또한 이용자의 개인 취향에 맞는 머리 모양, 얼굴, 복장 등을 선택해 아바타를 만들고 가상 모임에 참여할 수 있는 등 현존하는 비대면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보다 기술, 기능적으로 진일보한 요소들을 두루 갖췄다.

유영상 SKT MNO 사업대표는 "T타워로 이전한 점프스튜디오가 대한민국을 넘어 아시아의 콘텐츠 메카로 거듭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코로나19로 촉발된 언택트 커뮤니케이션 시대에 발맞춰 다양한 실감미디어 콘텐츠를 선보이겠다"고 강조했다.

정도영 기자 jdoyoung@spor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