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한국감정원, 직원 보증보험 가입 방식으로 LTV 규제 회피
공기업 사내 대출제, 매년 지적…이번에는 사내 대출 펑펑

[한스경제=황보준엽 기자] 신의 직장이라는 위명을 가진 국토부 산하 공기업들이 국민 정서와 동떨어진 사내 복지를 도입하면서 또 다른 지적을 낳았다. 매년 국회 국정감사장에선 이들 기업의 과도한 복지혜택이 도마 위에 오른다.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9일 한국감정원으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한국감정원은 사내내규 ‘주택구입자금관리요강’에 따라 직원 1인당 최대 1억4000만원의 주택구입자금을 이자율 연 2.7% 고정금리로 대출해준다. 감정원 직원들은 이 사내 대출을 통하면 주택담보대출비율(LTV) 규제도 피할 수 있다.

현재 투기과열지구와 조정대상지역에는 강화된 LTV 규제가 적용된다. 투기과열지구에서는 LTV가 40%로 제한되고 9억원 초과 아파트에는 9억원 초과분에 대해 LTV가 20%다.

가령 9억원 아파트를 산다고 했을 때 일반 국민은 LTV 40%를 적용받아 3억6000만원의 주택담보대출이 가능하지만, 한국감정원 직원은 사내 주택자금대출을 통해 5억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일반 국민에 비해 LTV가 15%포인트 높은 셈이다.

사내 대출은 집에 대한 근저당권을 설정할 때 LTV 규제를 적용하지만, 직원이 보증보험에 가입하는 방식으로 대출받을 때는 LTV를 산정하지 않는다.

감정원이 직접적인 부동산 정책에 관여하지는 않지만 집값 통계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나마 영향을 미치고 있는 바 사내 대출에 대한 비판이 제기된다.

국토부 산하 공기업들의 과도한 혜택은 한두 번 나온 얘기가 아니다. 지난해 국감에서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사내근로기금으로 한차례 홍역을 치른 바 있다. HUG는 사내근로기금을 이용해 직원의 결혼이나 부모 및 배우자의 사망에 1인당 100만원, 자녀결혼에 30만원, 삼촌이내 혈족의 사망에는 1인당 40만원 상당의 장의물품을 제공하는 등 경조사비를 지급해왔다. 이로 인해 2015년부터 2019년까지 경조사비로만 연간 5515만원, 총 2억7575만원을 썼다.

휴양소 숙박시설도 문제가 됐다. HUG는 별도예산을 책정해 롯데호텔월드, 시그니엘 서울, 서울 신라호텔,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 호텔 신라 제주, 부산 웨스틴 조선호텔 등 특급호텔의 숙박비용을 추첨을 통해 직원들에게 제공해 왔다. 이에 따른 금액으로만 지난 5년간 총 3322명에게 15억5000만원을 사용했다.

여기에 주택 임대 혹은 구매시 연 1%로 1억5000만원에서 2억원까지 직원대상 대출도 해줬다. 당시 평균 금리는 연 4.37% 였다.

이처럼 국토부 산하 공기업의 사내 복지 혜택은 과도한다고 해석될 여지가 있다. 이들 보다 영업이익이 몇배는 큰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등도 사내 대출은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가 집값 잡기를 위해 대출을 옥죄고 있는데, 공기업이 이에 반한 사내 대출을 운영하고 있다는 게 아이러니하다"고 말했다.

황보준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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