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C삼립 제공

[한스경제=강한빛 기자] 찬바람과 함께 겨울철 대표 간식 ‘호빵’이 돌아왔다. 고소함으로 속을 가득 채운 팥부터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다채로운 재료로 동절기 소비자들의 입맛 공략에 나서고 있다.
 
비수기에서 성수기로... 60억 개 팔린 50살 어르신
 
호빵의 탄생은 반세기를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삼립식품(현 SPC삼립) 고 허창성 명예회장이 일본행 비행기에 몸을 실으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1969년, 허 명예회장은 제품 개발에 영감을 얻고자 일본으로 건너갔다. 1964년 출시한 크림빵을 이을 후속 제품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일본 거리를 둘러보던 허 명예회장은 우연히 김이 모락모락 나는 찐빵을 파는 광경을 목격하게 된다. 겨울은 제빵업계의 비수기로 꼽히는데 따뜻하게 즐기는 빵의 경우 비수기를 견딜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이 생각에서 출발, 이후 허 명예회장은 호빵 연구에 돌입하게 된다.
 
삼립은 제품 개발을 위해 해외제빵 기술연수 등 1년간의 합숙연구를 진행, 1971년 10월 호빵을 출시하게 됐다. ‘호빵’이란 이름은 임원 회의에서 결정됐으며 ‘뜨거워서 호호 분다’, ‘온 가족이 웃으며 함께 먹는다’는 의미를 반영하고 있다.
 
과거 호빵 가격은 당시 평균 빵값인 5원보다 4배나 비싼 20원이었는데, 출시 첫해인 1971년 12월 31일에는 하루에 호빵 출하량이 100만 개를 넘어서는 등 인기를 끌었다고 전해진다. 이듬해 삼립은 호빵 판매용 찜통을 만들어 소매점에 배포하는 등 판매 확대에 집중했다.
 
올해 50살이 된 삼립 호빵은 현재까지 60억 개의 누적 판매량을 기록, 지난해 SPC삼립은 호빵으로 1000억 원에 달하는 매출을 올렸다.

세븐일레븐 제공

 
매콤·달콤한 매력에 든든함까지... 차별화로 속 채운 호빵 ‘격돌’
 
호빵은 한 땐 비수였던 계절을 성수기로 바꿔 놓으며 겨울철 대표 간식으로 자리 잡았다. 시간이 지나며 속 재료도 변화 중이다. 팥이 주를 이루던 시장에 크림, 초콜릿, 치킨까지 가세하며 차별화와 트렌드를 품은 호빵이 눈길을 끈다.
 
소비자의 입맛도 변화하고 있다. GS25에 따르면 2015년 단팥 호빵(54.2%) 매출은 비(非)단팥 호빵(45.8%)보다 높았지만, 지난해엔 비(非)단팥 호빵이 70.1%, 단팥 호빵은 29.9%의 점유율로 격차가 벌어졌다.
 
SPC삼립은 최근 50주년 한정판 제품으로 지역 농가를 지원하는 의미를 담은 ‘이천쌀 호빵’, ‘공주밤 호빵’ 등을 개발해 출시했다. 여기에 식사 대용으로 즐길 수 있는 ‘만두형 호빵’과 호빵 찜기 모양의 미니 찜기인 ‘호찜이’ 등 굿즈 판매에도 돌입했다.
 
유통업계도 이색 호빵 출시에 한창이다. CU는 ‘쑥떡쑥떡 호빵’, ‘멕시카나 땡초치킨 호빵’, ‘삼육두유 호빵’ 등 이색 호빵을 선보였다. 일반 호빵(90g)과 비교해 33% 늘어난 빅사이즈(120g) 호빵도 출시했다.
 
GS25는 에그커스터드호빵, 허쉬와 협업한 허쉬초코호빵, 씨앗호빵 외에도 ‘불오징어 만두 호빵’, ‘고추잡채 만두 호빵’ 등을 선보였으며, 세븐일레븐은 바나나 크림을 넣은 '미니언즈 바나나 호빵', '크림치즈 호빵'을 출시했다.
 
SPC삼립 관계자는 “출시 50주년을 기념해 한정판 굿즈(Goods)와 브랜드북을 출시하는 등 소비자와 공감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을 펼칠 계획”이라며 “앞으로도 ‘삼립호빵’은 변함없는 맛과 품질, 끊임없는 새로운 시도를 통해 오랫동안 사랑받는 브랜드가 되겠다”고 말했다.

강한빛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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