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최지연 기자] 아이돌을 둘러싼 학교 폭력과 관련한 폭로가 이어지고 있다. 이로 인해 아이돌 데뷔 전 기획사 자체적으로 기본 인성에 대한 일종의 검증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이어지고 있지만 그보다 '아니면 말고' 식의 무분별한 폭로부터 근절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폭로하는 입장에서는 글을 삭제하면 그만이지만 학교 폭력 문제에 얽힌 아이돌은 사실 여부와 상관없이 이미지에 상당한 타격을 입는다. 진위보다 논란 자체가 온라인상에서 가십거리로 회자되기 때문이다.

■ 갓세븐 영재, 학폭 의혹→"사실무근, 루머에는 법적 대응"

지난 2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아이돌 학폭 가해자 공개합니다'라는 제목으로 글 하나가 게재됐다. 자신을 청각 및 지적장애인이라고 밝힌 A씨는 영재와 목포기계공업고등학교 2~3학년 때 같은 반이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영재가 자신에게 이유 없이 폭력을 가했고 금품 갈취도 일삼았다며 "착한척 하고 다니니까 너무 지겹다. 탈 쓴 악마"라고 폭로했다.

이에 대해 21일 영재 소속사 JYP엔터테인먼트(JYP) 측은 공식 입장을 통해 "영재 본인과 확인한 결과 급우 간 물리적 충돌까지 이어진 다툼이 한차례 있었고 그 후 화해하지 못하고 지낸 건 맞지만 글쓴이가 주장하는 나머지 부분은 모두 사실이 아니라고 들었다"고 밝혔다.

이후 22일 JYP는 갓세븐 공식 팬 커뮤니티에 영재의 학교폭력 의혹 관련 글을 쓴 네티즌과 만났다며 2차 공식 입장을 게재했다.

JYP는 "영재에 관한 글을 쓴 분과 미팅을 한 결과 글쓴이는 온라인상에 게시한 글과 동일한 내용을 주장하였으나 이를 뒷받침할 학폭(학교 폭력)이 있었다는 어떠한 근거도 제시하지 못하였다"고 학교 폭력 의혹을 부인했다.

이어 "당사는 본사건 및 기타 사안들에 대해 소속 아티스트에 대해 명확한 근거 없이 제기되는 비방, 허위사실 유포와 추가적인 루머들에 대해 엄정한 법적 대응을 할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 무분별하게 이어지는 '학폭' 논란

이뿐만 아니다. 지난달에는 우아!(woo!ah!)의 민서가 학교 폭력 가해자로 지목됐지만 사실 확인 결과 이는 악성 루머인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9월 10일 한 네티즌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우아!의 멤버 민서로부터 학교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해당 글은 인터넷상에서 빠르게 확산됐고 이를 본 다른 네티즌들은 사과와 해명을 요구했다. 

논란이 이어지자 28일 소속사 엔브이 엔터테인먼트는 "최근 온라인에서 제기된 우아! 멤버 민서에 대한 악성 루머를 인지한 이후 본인뿐만 아니라 주변 지인을 통해 면밀한 확인 과정을 거쳤다"며 "해당 글은 악의적인 비방글이자 악성 루머이며 분명한 허위 사실"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더불어 7월에는 에이프릴 나은을 둘러싼 학폭 루머가 퍼지기도 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나은과 초등학교 동창인데 괴롭힘을 당했다고 주장하며 나은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이에 소속사 DSP미디어는 "본인뿐 아니라 주변 지인을 통해 확인 과정을 거친 결과 사실무근이라는 결론을 내렸다"며 강력 대응을 예고했다. 그러자 해당 글을 올린 네티즌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며 해당 글을 삭제하고 사과문을 올렸다. 

이 외에도 NCT 태용, SF9 다원, 시크릿넘버 수담 등도 학폭 논란에 휘말린 바 있다. 모두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고 소속사는 이후 악성 루머에 법적인 강경 대응을 시사했다.

이처럼 아이돌 학폭 논란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들 모두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온라인 커뮤니티나 익명 게시판 등을 통해 폭로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이런 폭로는 문제점 지적이 아니라 익명성에 기반한 '아니면 말고' 식의 무분별한 음해성 폭로다. 대부분 이후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 밝혀지기는 하지만 빠르게 확산된 폭로 글은 대중들에게 사실로 받아들여지기 쉽다. 논란에 휩싸인 아이돌도 '학폭 아이돌'이라는 낙인을 지우기는 쉽지 않다.

이에 대해 한 가요 관계자는 "글이 올라오면 사실 여부를 파악하는 게 우선이다. 글쓴이에게 연락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당사자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다방면으로 사실 여부를 파악하려고 노력하지만 인과관계 파악이 쉽지 않다"며 "한쪽에서 악의가 없어도 상대방이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에 오해를 푸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기 때문에 연습생 때부터 이와 관련된 부분을 체크하려고 노력한다. 생활기록부를 제출하게 하거나 온라인 검색을 하는 등 여러 확인 과정을 거치지만 그런데도 무분별하게 이어지는 폭로는 막을 수 없다"며 "사실이 아니라고 밝혀져도 믿어주지 않는 여론이 형성되면 소용없다. 결국 이름이 알려진 사람만 이미지에 타격을 입는다. 때문에 하루 빨리 이런 폭로 글에 대한 근본적인 팩트체크 방안이 마련됐으면 한다"라고 덧붙였다.

사진=OSEN

 

최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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