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한국GM 노조, 잔업·특근 거부…기아차 사실상 파업 준비 등

[한스경제=김호연 기자] 국내 완성차 업계의 임단협이 활로를 찾지 못해 고민에 빠졌다.

현대자동차가 추석 연휴 직전 협상을 타결하면서 업계에 훈풍이 불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현대차 외 다른 기업은 한랭전선을 유지하며 연내 타결이 요원해져서다.

이미 한국GM 노조가 잔업·특근 거부 등의 투쟁에 나섰고, 나머지 완성차 노사도 여전히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한국GM 부평공장. /연합뉴스

25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GM 노조는 지난 23일부터 잔업과 특근을 모두 거부하고 있다. 사측과 협의의 여지는 남겨뒀지만 노조 집행부 간부들은 부평·창원 공장 등에 천막을 설치하고 철야 농성도 병행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GM 노조는 지난 22일 사측과의 19차 임단협 교섭에서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하자 중앙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이 같은 투쟁 지침을 마련했다.

노조는 일단 사측에 수정안을 제시할 것을 요구했지만 임금 인상·성과급 지급 규모 등에 대한 사측과의 견해차가 커 쉽게 타결되기는 힘든 상황이다. 다음 교섭 일정도 아직 잡히지 않았다.

이에 한국GM 사측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생산 손실에 이어 이번 노조의 쟁의행위 결정으로 추가적인 생산 손실을 야기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작년의 경우 한국GM은 노조의 전면파업 3일과 부분파업 10일로 2만여대의 생산 차질을 빚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는 아직 잔업과 특근 거부 수준인 데다 교섭이 진행 중인 상태여서 구체적인 생산 손실 규모를 따질 수는 없지만 이미 코로나로 타격을 입은 터라 충격파는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기아차 노조는 사실상 파업준비 절차에 들어갔다.

기아차 노조는 오는 26일 대의원대회를 열어 쟁의대책위 구성과 쟁의조정 신청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당초 업계에서는 현대차의 임금 협상 타결이 기아차의 임단협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했으나 현대모비스의 친환경차 부품 공장 신설 등의 쟁점에 가로막혀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인력 감축을 우려해 전기·수소차 모듈 부품 공장을 사내에 만들라고 요구하고 있다. 또 잔업 30분 보장, 노동이사제 도입, 통상임금 범위 확대, 정년 연장 등의 요구안도 사측에 제시한 상태다.

기아차 노사는 지난 22일에도 9차 본교섭을 진행했지만 별다른 진척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기아차 제공

르노삼성자동차는 지난 19일 부산공장의 재가동 이후에도 아직 협상을 재개하지 않고 있다.

특히나 다음달 초 노조 집행부 선거가 예정돼 있어 협상을 이어가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르노삼성 노조는 지난 16일 중앙노동위원회가 노사 임단협과 관련한 쟁의 조정에서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림에 따라 쟁의권을 확보했다.

다만 합법적으로 파업을 하려면 총회를 열고 조합원 찬반 투표를 거쳐야 하므로 당장 파업에 들어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완성차업계의 임단협 난항이 코로나 여파로 글로벌 판매량이 감소하는 등 어려움을 겪는 자동차업계의 발목을 잡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일각에서 나온다.

김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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