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최지연 기자] 레드벨벳 아이린이 갑질 연예인의 당사자임을 인정하며 직접 사과했지만 폭로와 옹호가 계속되며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 갑질 논란→직접 사과

갑질 논란은 21일 스타일리스트 겸 패션 에디터인 A씨의 폭로로 시작됐다. 

A씨는 자신의 SNS에 "'을'의 위치에서 한 사람에게 철저하게 밟히고 당하는 경험을 했다"며 "인사는 생략, 의자에 앉아 서 있는 내 면전에 대고 핸드폰을 손에 끼고 삿대질을 하며 말을 쏟아냈다. 나한테 그러는 건지 그 방에 있던 모두에게 그러는 건지 모를 정도로 흥분 상태였다. 어쨌든 오늘의 대상은 나였다"고 한 연예인의 갑질을 폭로했다.

A씨는 당시 상황을 녹취했다고 함께 밝히며 글 말미 해시태그 '#psycho'(사이코) '#monster'(몬스터)를 덧붙였다. 'psycho'는 레드벨벳의 노래고 'monster'는 레드벨벳 유닛 아이린&슬기의 곡명과 일치한다. 이에 네티즌들은 이 연예인이 아이린이라고 추측했고 국내 주요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이름이 오르내렸다.

논란이 계속되자 하루 뒤인 22일 아이린은 갑질 연예인의 당사자인 것을 인정하며 직접 사과했다. 아이린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저의 어리석은 태도와 경솔한 언행으로 스타일리스트 분께 마음의 상처를 드려 진심으로 죄송하다"라고 사과글을 게재했다.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 역시 같은 날 공식 입장을 통해 아이린이 해당 스타일리스트를 직접 만나 사과했다고 밝히며 "이번 일에 책임을 통감하며 당사 및 소속 아티스트들과 협업하는 모든 관계자 및 스태프분들의 노고를 잊지 않고 앞으로 함께 하는 모든 분께 이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 "안하무인" vs "좋은 얘기가 많은 연예인"

그렇게 논란은 일단락되는 듯했지만 이후 각종 폭로가 이어지며 갑질 논란은 인성 논란으로까지 불거졌다. 해외 스태프와 SM엔터테인먼트에서 연습생 시절을 보낸 후쿠하라 모네의 폭로가 이어진 것.

2018년 한 잡지사의 화보 촬영 당시 아이린과 함께 일을 한 스태프라고 자신을 소개한 한 네티즌은 중국 웨이보를 통해 아이린에 대해 언급했다. 이 네티즌은 "아이린은 정말 예쁘지만 정말 무례하다. 우리나라(중국)에서는 나 말고 스타일리스트로 일해본 사람이 없을 텐데 얼굴값 못한다"며 "가장 비참한 것은 바로 옆에서 매일 점심에 함께하는 한국 스태프들이다. 모든 사람들이 벌벌 떨었고 안하무인이었다"라고 밝혔다.

또한 SM엔터테인먼트 연습생 출신인 일본인 후쿠하라 모네는 자신의 트위터에 "연습생 시절 주현 언니(아이린)가 괴롭혔을 때 슬기 언니가 도와줬던 기억이 난다"는 글을 게재했다 삭제했다.

반면 한편에서는 아이린을 옹호하는 글들이 SNS에서 퍼지기 시작했다. 이번 사태는 오해에서 비롯된 상황이라는 것.

유명 메이크업 아티스트 수경은 "아이린은 좋은 얘기가 많은 연예인"이라며 "연말이면 스태프들에게 감사하다는 손편지에 막내 스태프들까지도 비타민 선물을 챙기고 감사 인사를 할 줄 아는 그런 연예인"이라고 이야기했다.

또 레드벨벳의 안무를 담당했던 디렉터 최선희는 "주현이(아이린)에 대해 너무 큰 오해가 쌓이는 것 같다. 내가 아는 아이린은 일에 대한 에너지와 디테일이 강한 귀여움이 넘치고 정 많은 똑순이다"며 "항상 먼저 문자 보내고 의견 조율하고 감사함과 파이팅을 건네는 정 많고 예쁜 친구다. 너무 큰 오해가 없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처럼 아이린을 비난하는 입장과 옹호하는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아이린의 향후 활동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레드벨벳은 출연 예정이었던 '한국문화축제' 팬미팅을 취소했고 지난달 촬영을 마친 아이린 주연 영화 '더블패티'도 개봉 시기를 올해 말에서 내년 초로 변경했다.

레드벨벳 아이린./한스경제 DB

사태가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고 계속 이어지자 처음 갑질을 폭로한 A씨는 23일 아이린을 직접 만나 당시 자신과 함께 작업한 에디터, 어시스던트가 동행해 사과를 받았다고 당시 상황을 전하며 "공식 사과를 받고 모든 것을 멈췄다"고 밝혔다. 

이어 "일부에서 상상하고 꾸며낸 이야기 중 금액적 합의 같은 것은 전혀 없다"며 "팬이라면 더 이상 선을 넘지 말고 멈추시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처음 폭로 글도 인스타그램에서 삭제했다.

결국 아이린은 직접 사과하며 잘못을 인정했고 A씨는 사과를 받아들였지만 이와 관련된 후폭풍은 계속되고 있다. 아이린에 대한 각종 루머가 퍼졌고 인터넷 커뮤니티 디씨인사이드의 레드벨벳 갤러리는 아이린과 관련해 탈퇴 촉구 성명문이라는 글이 올라왔다. 동명이인인 모델 아이린의 인스타그램에는 여러 네티즌이 해명을 요구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아이린을 향한 무분별한 비난은 위험하다고 선을 그었다. 출처가 확인되지 않은 글에 이어지는 무조건적 비난은 악플로 변질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사진=한스경제 DB, SNS

 

최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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