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박 신임 사무처장 "경기도가 테스트베드", "대선후보 유시민, 김경수도 있어"
23일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더불어민주당 경기도당사에서 본지와 인터뷰에 나선 박성은 신임 사무처장. /한스경제DB

[대담=김진호 부사장, 정리=김두일ㆍ이상빈 기자] 지난달 더불어민주당 경기도당에 합류한 박성은(52) 신임 사무처장은 당료로 치부하기에는 거물이다. 열린우리당 송파갑 지역위원장, 서울시당 사무처장, 민주당 총무조정국장을 역임해 소위 0.5선급으로 평가받을 뿐아니라 목포출신으로 당내에서는 이낙연 당대표를 중심으로 한 주류로 꼽힌다. 또 뿌리깊은 민주당원으로 집권세력의 여러 인사와 함께한 경험 덕분에 당과 사람을 꿰뚫는 시각이 남다르다. 따라서 민주당내 현재 대선구도 분석에 누구보다 탁월하다.  23일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효원로 민주당 경기도당사에서 만난 박 사무처장은 도와 도당 그리고 여당에 얽힌 진솔한 이야기를 털어놨다.

박 처장은 서울시당과 경기도당에 모두 몸담았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시와 도의 규모 때문에 두 집단 사이 위상 차가 클 것이라는 일반적인 시각엔 동의하지 않는다. 박 처장은 "위상은 비슷하다. 똑같다고 보면 된다. 예전 경기도당이 서울시당보다 낮게 보인 건 당 소속 도지사가 없었기 때문"이라며 "이재명(56) 지사가 당선됐고 지금은 역으로 서울시장이 공백이다. 중앙당에서 시·도지사 불러 중요한 당정 협의를 하거나 예산 관련 협의를 하거나 지방자치 정책을 만들 때는 서울시장과 경기도지사가 경쟁했다. 지금은 서울시장이 공석이라 오히려 경기도가 테스트베드(Test Bed)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23일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더불어민주당 경기도당사에서 본지와 인터뷰에 나선 박성은 신임 사무처장. /한스경제DB

◆ 당정 협의 고충

박 처장은 경기도와 도당 사이 당정 협의가 쉽지 않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제가 서울시당 사무처장을 2012년부터 2017년까지 만 4년 했다. 그때 서울시장 선거를 치렀다. 고(故) 박원순 시장이 무소속으로 당선됐다. 그때 우리 당 후보는 박영선(60) 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었다. 나중에 박 전 시장이 민주당에 들어왔지만 비서실, 산하 단체 관리는 자기가 가진 맨파워로 했다. 협의가 잘 안 됐다"며 "지금 이 지사도 8년 전 박 전 시장 상황과 비슷하다. 사실상 홀로 도지사 선거에서 이겼다. 지금은 서로 속내를 까놓고 있지 않기에 당정 협의가 쉽지 않다. 협의할 시간이 별로 없다"고 털어놨다. 서울시당, 경기도당과 달리 도와 도당이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는 지방자치단체는 충청남도다. 박 처장은 "안희정(55) 전 지사가 있을 때부터 시작해 현재 양승조(61) 지사도 도당과 혼연일체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도당 운영도 도지사와 상의한다. 충남은 도와 도당 구조를 하나로 봐도 된다"고 강조했다.

박 처장은 이어 "이 지사가 도정 중심 고민보다 더 큰 부분을 맡아서 저희와 협의할 게 별로 없는 거다. 도의회, 시장·군수, 교육청과 일주일에 한두 번씩 만난다. 또 경기도청 핵심 정무 라인과 당정협의를 통해 현안을 협의한다"며 "원래는 도청에서 경기도의회와 협의해서 해야 하는데 도가 워낙 긴박하게 돌아감에 따라 도의회와 경기도당이 사전 협의하는 경우도 있다. 도정에 관련된 얘기는 우리가 정리, 취합해서 미세조정을 한다"고 밝혔다. 도청과 도의회는 지난 지방선거 이후 매월 1회 이상 모여 당정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17회차까지 이뤄졌다. 도당은 도의 주요 현안과 정책을 공유하고 조정하는 역할을 하는 '실질적인 당정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23일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더불어민주당 경기도당사에서 본지와 인터뷰에 나선 박성은 신임 사무처장. /한스경제DB

◆ "민심 이기는 당심 없어"

문재인 대통령 임기 종료가 2년 앞으로 다가오면서 여권 차기 대권 주자에 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다. 현재 각종 여론조사 대권 주자 지지율 1위와 2위를 이 지사와 이낙연(68) 민주당 대표가 양분한다. 둘 사이 엎치락뒤치락하며 선의의 경쟁을 벌이는 구도다. 박 처장은 경기도당으로 오기 전 민주당 총무조정국장을 역임해 당내 사정에 밝다. 여론조사 결과보다 당내 경선을 통과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박 처장은 "제가 경선을 몇 번 치러봤지만 민심(民心)을 이기는 당심(黨心)은 없었다"며 여론동향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이어 "당대표 선거는 원래 당심이 강하게 작용하지만 대통령후보 선출은 국민들의 평가가 중요하다. 결국 국민 경선 형태로 다 오픈하잖냐"며 "권리당원 1표, 대의원 1표, 국회의원도 1표, 국민 중에서 신청한 사람 1표다. 지난번엔 120만 명 정도 신청했는데 내년엔 200만 명을 목표로 한다. 이해찬(68) 전 당 대표 때까지 총무국장을 지내며 설계를 끝내고 나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낙연 대표와 이재명 지사가 각축을 벌이는 차기 대통령선거 구도에서 경선 중요성을 새삼 강조했다. 박 처장은 "(이재명 경기지사 처럼) 행정부 수장이 좋은 점은 일을 해볼 수 있다는 것이다. 성과로 평가받기 때문이다. 그걸 넘어서 대통령과 대립하기 시작하면 당내 경선에서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박 처장은 "반응이 좋으면 도드라지게 각을 세워 선거를 할 필요 없다. 이 지사는 안동 출신이라 지역적 표, 중도층 표도 있다. 이 대표는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를 고스란히 가져가는 위치다. 이 지사는 거기에 더해 자기 것을 갖고 새로운 것을 제시한다. 막판 되면 전직 대통령의 단점을 극복하겠다고 나설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박 처장은 현재의 대통령 후보 선호도 구도를 흔들 수 있는 인물로 김경수 경남지사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꼽았다. 특히 유 이사장에 대해서는 "영원한 구원투수"라는 말로 여권이 어려움을 껶을 시 등판이 가능한 인물로 평가했다.

수원=이상빈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