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이달 말서 내달 초 사이 결론...유 본부장 판세불리
문 대통령·정부 고위인사 지원으로 막판 역전 노려
세계무역기구 로고 사진=연합뉴스 제공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의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선출여부를 결정할 운명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WTO 사무국은 마지막 라운드의 최종 결론을 10월28일~11월7일 중에 발표할 계획이다.

이번 사무총장 선출은 3라운드에 걸쳐 진행됐다. 최종 라운드에는 164개 WTO 회원국이 한 명의 후보에 대해서만 지지 의사를 밝히기 때문에 정식으로 표결을 실시하지는 않지만, 사실상 다수결에 의한 선출이 이뤄진다.

내셔널 로 리뷰에 따르면 EU의 27개국 대사는 WTO 사무총장 후보 지지와 관련, 의견일치를 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EU 회원 27개국은 통상 합의에 의해 단일후보를 지지한다. EU 27개국 대사는 합의 도출을 위해 10월26일에 토론을 계속할 예정이다.

독일과 프랑스 등은 오콘조-이웰라 후보를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진 반면, 한국 기업이 많이 진출한 동유럽과 발트해 국가들은 유 본부장을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U 비회원국까지 합하면 유럽의 표는 41표로 아프리카 다음으로 많다.

EU 27 개국의 결정이 상당히 중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EU는 2라운드에서 유본부장과 오콘조-이웰라 후보를 선택, 초창기 선두주자로 여겨지던 케냐의 아미나 모하메드 후보를 탈락시켰기 때문이다. 

뉴 에이지 오피니언에 따르면 지난 17일 아프리카연합 55개 회원국은 오콘조-이웰라 후보를 지지하기로 결정했다. 나이지리아 후보는 또한 캐리비안과 태평양 국가그룹의 지원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 말이 사실이라면 지지 국가의 수가 총 164개국 중 79개국에 달한다.

브라질, 인도와 같은 주요 경제국은 여전히 불분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프리카 진출에 심혈을 기울이는 중국은 오콘조-이웰라 후보를 지지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일본도 오콘조-이웰라 후보를 지지한다는 방침을 굳혔다. 한국이 일본을 수출규제 강화 문제로 WTO에 제소하였기 때문이다.

사무총장 선거에 키를 쥔 유럽연합 사진=연합뉴스 제공

정부, 대통령 필두로 총력전 펼쳐

전문가들은 아직 비관할 단계는 아니라고 전망했다. 미국은 유 본부장을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코로나 팬데믹 초기 세계보건기구(WHO) 아프리카 출신 사무총장의 ‘친중' 성향으로 WHO에서 탈퇴한 뼈아픈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 적극적으로 중남미국가의 설득에 나서 준다면 역전은 가능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특히 정부가 열세를 극복하기 위해 유 본부장을 총력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각국 정상에게 직접 전화해 지지를 요청하고 있다. 정부의 고위급 주요 인사도 발벗고 나섰다. 

유 본부장(53세)과 오콘조-이웰라 후보(66세) 모두 역량은 뛰어나다. 유 본부장은 25년간 통상전문가로 활약해 난제가 산적한 WTO를 이끌 적임자다. 오콘조-이웰라 후보는 글로벌 백신금융기관 가비(GAVI)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경제학자이자 개발 전문가다. 키스 로크웰 WTO 대변인은 "최종 라운드에 진출한 두 여성 모두 뛰어난 자격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통상 전문가들은 “새로 선출되는 사무총장은 미·중 간의 무역분쟁,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글로벌 경기침체와 보호주의, WTO 개혁추진 압력 등으로 엄청난 도전에 직면하게 될 것” 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세계무역기구(WTO)는 1995년 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GATT)에 의거 설립됐으며, 아프리카 출신이 사무총장으로 선출된 적이 없다. 합의에 의해 운영되기 때문에 단일 회원국이 WTO의 결정을 막을 수 있다.

박광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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