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김도균 칼럼니스트] 이건희 회장님!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대한민국 최고 부호가 세상을 떠났다. 아니 대한민국 최고의 스포츠 후원가가 떠났다.

존경하는 어른을 잃어버린 듯하여, 가슴 먹먹함이 하루 종일 나의 마음을 짓누른다. 

누구나 맞이하는 죽음 앞에 그가 던진 죽음의 의미를 생각해 본다. 그는 IOC 위원으로 올림픽 유치에 큰 역할을 하여 대한민국 스포츠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역할을 했고, 각종 스포츠 종목을 후원하고 성장 발전 시켰다. 그가 보여준 경영의 스포츠 정신은 삼성이라는 기업을 세계 최고의 기업으로 만들어 냈다.

그를 통해 우리 스포츠계는 무엇을 배워야 할까?

첫째, Core Competence(핵심역량)를 활용하라. 이건희 회장은 서울사대부속 고등학교 시절 레슬링 선수로 활약했고 나중에는 럭비선수도 했으며, 승마와 골프도 즐기는 등 스포츠에 대한 전문 능력이 남달랐다. 아는 것부터 해라. 이것이 경쟁에서 이기는 핵심이 되는 것임을 그는 보여 주었다. 1982~1997년까지 레슬링협회 회장을 역임하는 동안 올림픽 7개, 아시안게임 29개, 세계선수권 4개 등 모두 40개의 금메달을 획득해 최고의 황금기를 만들어냈다.

그가 스포츠를 통해 배운 다양한 훈련방식, 상대를 넘어뜨리는 전술, 기초가 되는 체력, 몸을 전체적으로 활용하는 융합기술, 정신력 등을 기업 경영에 적용 하였다.

회장으로 취임했던 1987년 당시 1조원이던 시가총액을 2012년 390조원대로 40배나 성장시켰고 총자산 500조원대로 성장 시키는 성과를 만들어 냈다. 삼성을 세계적인 기업으로 만든 것도 그가 스포츠를 통해 배운 경쟁력이 기초가 된 것이다. 

둘째, 과감하게 투자하라. 스포츠 종목에만 1년에 1000억 원이 넘는 예산을 사용하기도 했다. 이건희 회장은 레슬링 종목 외에도 프로야구, 프로축구, 남녀 프로농구, 남자 프로배구, 골프등 최고의 인기 스포츠와 비인기 종목인 탁구, 배드민턴, 태권도, 테니스, 육상 등 선수단 운영과 지원을 통해 세계 최고의 결과들을 만들어 냈다,

그는 1998년 1월 신년사에서 "바람이 강하게 불수록 연은 더 높게 뜰 수 있다고 합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위기를 도약의 계기로, 불황을 체질강화의 디딤돌로 삼을 수 있는 땀과 희생, 그리고 용기와 지혜입니다."라고 하며 스포츠에서 배운 정신을 역설 하였다. 불황일수록 어려운 순간 일수록 투자한 것이 바로 성장과 성공의 비결이었다.

셋째, 시대적 트렌드를 읽는 것이다. 이건희 회장은 스포츠의 잠재성을 삼성의 글로벌 마케팅으로 연결 시켰다. 1998년 나가노 동계올림픽을 후원을 시작으로 2028년 LA 하계 올림픽까지 30년간 IOC 최고 레벨의 후원기업이 되는 기틀을 마련하였다. 스포츠 마케팅을 통한 차별화 전략으로 삼성을 세계 초일류 기업으로 만드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다. 그는 “놀아도 제대로 놀아라”는 어록처럼 최고의 마케팅 장인 올림픽에서 활동 하면서 어디서 놀아야 하는지를 정확하게 판단하고 보여 주었다.

넷째, 2003년 사장단 회의에서 "인재를 키우는 것만으로는 안 된다. 사과나무를 심어야 한다." 고 기자들에게 말했다. 한국 체육은 국제무대에서 점점 경쟁력을 잃어 가고 있다.

추락하고 있는 대한민국 스포츠를 위해 생활체육과 엘리트체육이 분절되지 않고 한데 어우러지는 새로운 체육 생태계 구축이 중요하다. 그것이 바로 미래를 위한 스포츠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 그것이 새로운 돌파구요 바람직한 패러다임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미래에 투자해야만 한다. 대한민국 스포츠의 생태계 구축이 중요한 시점이 바로 지금이다.

다섯째, 양보다는 질적인 성장을 추구하라. 이건희 회장 취임 후에도 삼성의 전년 대비 외형적 성장인 양적 성장에 집중할 당시, 1993년 6월 프랑크푸르트에서 "삼성은 이제 양 위주의 의식, 체질, 제도, 관행에서 벗어나 질 위주로 철저히 변해야 한다"고 선언했다.

그 후 그는 ‘라인스톱제’를 도입하여 생산현장에서 불량이 발생할 경우, 즉시 해당 생산라인의 가동을 중단하고 제조과정의 문제점을 완전히 해결한 다음 재가동함으로써 문제 재발을 방지하는 제도를 만들었다. 그리고 ‘휴대폰 화형식’을 통해 수거된 불량 제품 500억 원어치를 임직원들이 보는 앞에서 불태워 버렸다. 이를 통해 전자제품의 경우 1993년의 불량률이 전년도에 비해 적게는 30%, 많게는 50%까지 줄어들게 되었다. 이처럼 질적인 전환은 삼성이 추구하는 최고의 가치로 만들어 세계 최고 제품을 만드는 회사가 되게 하였다.  

마지막으로 2014년 신년사에서 "다시 한 번 바꿔야 한다. 변화의 주도권을 잡으려면 시장과 기술의 한계를 돌파해야 한다."고 다시한번 역설 하였다. 그는 과거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꿔야 한다’고도 하였다.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모든 것을 바꾸고 또 바꾸는 것이 과연 가능한 일일까.

그러기 위해서는 결국 스포츠계가 먼저 변해야 한다. 물론 잘 하는 곳도 있지만 아직까지 만연되어있는 스포츠계의 고질병을 치료하고 새롭게 거듭나기 위해서는 모든 것을 바꾸어야 한다. 우리가 변화 한다고 해서 더 나아질 것이라고 장담 하지는 못하지만 더 나아지기 위해서는 반드시 변화해야 한다.

그는 변화하기 위해서 "삼성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인류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일이라면, 누구와도 손을 잡을 수 있어야 하고 모자라는 부분은 기꺼이 협력하는 결단과 용기가 필요하다." 고 하였다. 스포츠 계에도 바꾸기 위해서는 협력이 필요하다. 무엇과 협력 할 것인가가 중요하다.

이건희 회장이 쓰러진 2014년 이후 삼성은 스포츠 관련 투자를 크게 줄여 삼성의 스포츠는 예전의 영광을 재현하지 못하고 있다. 대한민국 스포츠계도 그의 아픔과도 비슷했다. 그의 별세 이후 스포츠계의 우려 또한 깊어지고 있다.

그의 죽음 앞에 우리는 무엇이 배워야 할까? 그의 정신을 배워 한국 스포츠 경제가 살아나야 한다. 그가 보여준 실천의 용기처럼 우리도 그가 가르쳐준 것들을 한번 돌아보고 생각해 보고 다시 실천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최고의 경영자, 최고 스포츠리더의 죽음 앞에 애도를 표현하고 그의 죽음을 안타까워하는 마음으로 이글을 쓴다.

김도균(경희대학교 체육대학원 교수 / 전 한국스포츠산업협회장)

심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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