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2010년 1분기 이후 10년 만에 최대 폭으로 성장
"코로나 재확산 없었다면 2%대 중반 수준의 성장도 가능했을 것"
한국은행이 27일 2020년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기대비 1.9% 성장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한스경제=이성노·김호연 기자] 한국 경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영증(코로나19) 충격에서 벗어나 반등에 성공했다. 

한국은행은 27일 2020년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기대비 1.9% 성장했다고 밝혔다. 올해 1분기(-1.3%), 2분기(-3.1%)까지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보였지만, 3분기에는 2010년 1분기(2.0%) 이후 10년 만에 최대 폭으로 성장했다.

민간소비가 감소로 전환하고 건설투자의 감소폭이 확대됐지만, 수출 및 설비투자가 큰 폭으로 증가 전환했다. 한국경제의 주축인 수출이 자동차, 반도체를 중심으로 2분기보다 15.6% 증가했다. 수입 역시 원유, 화학제품 등을 위주로 4.9% 증가했고, 설비투자도 기계류·운송장비 등을 중심으로 6.7% 늘었다.

다만 민간소비는 의류 등 준내구재의 부진으로 0.1% 감소했고, 건설투자도 토목건설 위축 등의 영향으로 7.8% 줄었다.

경제활동별로 살펴보면 건설업의 감소폭이 확대된 반면 제조업이 큰 폭으로 늘어난 가운데 서비스업도 증가 전환했다. 

건설업은 토목건설을 중심으로 5.5% 감소했고, 전기가스수도사업은 전기업을 중심으로 7.4% 줄었다. 제조업은 컴퓨터, 전자 및 광학기기 등이 늘어 7.6%, 농림어업은 축산업을 중심으로 1.8% 증가했다. 서비스업은 의료·보건 및 사회복지서비스업, 금융 및 보험업 등이 늘어 0.7% 늘었다.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교역조건 개선의 영향으로 2.5% 증가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1.9%)을 상회했다.

'코로나 직격탄' 산업계, 실적 개선 뚜렷

국내외 수요 급감으로 인해 실적 방어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전망됐던 산업계의 선방이 눈에 띈다. 업종별 생산을 보면 제조업과 서비스업이 성장했고, 자동차, 화학, 철강 등 제조업 분야에서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삼성전자는 3분기에 매출 66조원, 영업이익 12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4%, 58.1% 증가한 수치다. 이에 따라 삼성SDS는 영업이익 2198억원, 매출 2조9682억원을 기록해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을 달성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대규모 일회성비용 반영에도 선방한 실적을 냈다. 현대자동차는 영업손실 3138억원, 기아자동차는 영업이익 1953억을 기록했다. 현대차는 적자전환, 기아차는 전년 동기 대비 33.0% 감소했지만 2~3조원에 이르는 대규모 품질비용이 일회성으로 발생한 것이 주된 원인이었다. 오히려 주요 국가들이 코로나19 봉쇄조치를 완화하면서 선진시장의 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었다.

자동차의 글로벌 수요가 회복세를 타면서 관련 산업인 철강과 화학 등도 덩달아 오름세를 탔다.

포스코는 올해 3분기 영업이익 2619억원, 매출 6조577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은 60.4% 매출은 14.9% 줄어든 수준이지만 지난 2분기 영업손실 1085억원을 기록한 후 크게 개선된 모습이다. 철강부문의 생산·판매량이 코로나19 이전수준으로 회복돼 고정비 부담을 덜었다. 철광석 가격 상승에도 석탄 가격이 하락해 실적을 개선할 수 있었다. 포스코의 제품 판매량은 2분기(776만t)보다 113만t 늘어난 889만t을 달성했다.

화학업계에선 LG화학이 분기 사상 최대 실적으로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LG화학 3분기 매출은 7조507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9021억원으로 무려 137.2% 성장했다. 전지사업부문이 견조한 성장세를 보인 가운데 석유화학부문의 실적이 개선됐다.(영업이익 7216억원, 전년 동기 대비 124.7% 증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7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4차 혁신성장전략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어닝서프라이즈·비은행호조·사업다각화…금융지주사 호실적

금융지주사 역시 3분기에 코로나19와 초저금리라는 악재 속에 호실적을 달성했다. 

가장 먼저 3분기 실적을 공개한 KB금융지주는 3분기에만 1조원 이상의 순이익을 달성하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KB금융지주의 3분기 당기순이익은 1조1666억원으로 전년 동기 9403억원, 전분기 9819억원 대비 각각 24.1%, 18.8% 성장했다. 누적기준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6% 늘어난 2조8779억원으로 집계됐다. 

KB금융은 "올해 75bp(1bp=0.01%p)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순이자마진(NIM) 축소 사이클에서도 견조한 여신성장에 기반한 순이자이익 증가와 순수수료이익 확대 노력의 결실"이라고 말했다. 

하나금융지주는 비은행 부문 약진에 힘입어 전분기 대비 10.3%(711억원) 증가한 760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3분기 누적 연결당기순이익 2조1061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2%(650억원) 증가했다. 코로나19 여파 등 비우호적 외부 환경 속에서도 비은행 부문의 약진(6597억원, 기여도 31.3%)과 함께 비대면 채널의 영업기반 확대에 힘입은 결과다. 

주요 비은행 관계사의 누적 당기순이익은 하나금융투자 2880억원(전년 동기 대비 766억원, 36.2% 증가), 하나카드 1144억원(전년 동기 대비 646억원, 129.6% 증가), 하나캐피탈 1,271억원(전년 동기 대비 501억원, 65.2% 증가) 등으로 관계사들의 경쟁력 제고 및 시너지 창출 노력을 통해 그룹의 견조한 성장세에 기여했다.

우리금융그룹 역시 만족스러운 성적표를 받았다. 올해 3분기 당기순이익은 4798억원으로 전분기(1424억원) 대비 237% 증가했다.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으로 구성된 순영업수익은 전분기대비 5.0% 증가한 1조7141억원을 달성했다. 이자이익은 상반기 중 두 차례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수익성 하락 우려에도 전분기대비 0.6% 증가한 1조4874억원을 시현했다.

수익구조 개선 및 건전성 관리 노력 등 금융환경 대처능력이 향상됐고, 지주 전환 후 실시한 M&A의 성과가 더해진 결과라는 게 우리은행의 설명이다.

홍남기 "코로나 재확산 없었다면 2%대 중반 수준도 가능했을 것"

이날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코로나19 재확산 아쉬워하면서도 한국경기가 회복궤도에 올라섰으며 4분기에도 개선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홍 부총리는 정부서울청사에서 진행된 제4차 혁신성장전략회의 겸 제39차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수출을 중심으로 성장세가 상당폭 반등, 경제 정상화를 위한 회복궤도에 진입했다"며 "위기 극복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3분기 GDP는 10년 만에 최대 폭으로 성장했지만 고무적인 측면과 뼈아픈 측면이 교차한다"며 "8월 코로나19 재확산 없이 2분기 수준의 소비회복세가 지속됐다면 3분기 2%대 중반 수준의 성장도 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4분기에도 플러스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4분기에는 방역 1단계 완화에 힘입어 내수를 중심으로 경기개선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나 최근 코로나19 글로벌 확산세가 심화되고 미국 대선 및 미·중 갈등 관련 불확실성도 상존하는 상황"이라며 "남은 기간 철저한 방역 대응을 전제로 강력한 내수진작 및 수출지원 등을 통해 경기개선 추동력이 최대한 제고되도록 막바지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기재부는 소비쿠폰 지급 재개와 함께 이번 주말 시작 예정인 코리아세일페스타, 크리스마스 마켓 행사 등 내수 활력 패키지를 적극적으로 추진한다. 또한, 수출기업이 10~11월 중 개최되는 해외 대규모 쇼핑 행사를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온라인 수출 지원 등도 강화할 예정이다. 

이성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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