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역대급 침수 피해, 하반기 실적에 반영
사회적 거리두가 하향 조정에 차량 운행량 증가
하반기는 전형적인 업계 비수기
코로나 반사이익이 상쇄되고 계절적 요인이 크게 작용하면서 손해보험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연합뉴스  

[한스경제=이성노 기자] 금융지주 계열사를 시작으로 손해보험사의 3분기 실적이 발표되는 가운데 우울한 하반기가 예고되고 있다. 여름·겨울철 계절적 요인이 크게 작용하는 동시에 상반기에 실적 개선 요인으로 작용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효과가 점차 상쇄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올 하반기의 경우, 상반기만큼 코로나 특수를 기대하긴 어려운 상황으로 호실적을 기대하긴 힘들 것"이라면서도 "역대 최악의 손해율과 실적을 기록한 작년과 비교하면 그나마 나은 상황이지만, 코로나 효과가 상쇄될 것으로 보이는 내년이 문제"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27일 KB금융지주에 따르면 KB손해보험은 올해 3분기에 42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전분기(668억원)보다 242억원(36.2%) 감소했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순익은 1866억원으로, 지난해(2339억원)와 비교해 20.2% 줄었다. 

KB손해보험은 부진한 실적 배경으로 자동차보험과 장기보험 손해율 상승에 따른 보험손익 부진으로 꼽았다. 3분기 보험영업손실은 1520억으로 전분기(1201억원 손실) 보다 319억원 늘어났다. KB손해보험의 3분기 손해율은 85.2%로 전분기 대비 0.8%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주로 자동차 손해율이 집중호우로 인한 침수피해로 전분기 대비 2.6%포인트 상승하고, 장기손해율이 영업일수 증가 영향으로 1.0%포인트 상승한 것이 영향을 끼쳤다. 

결과적으로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분기 실적을 좌우한 셈이다. 

일반적으로 손해보험 업계에서 비, 장마, 태풍과 함께 여름 휴가철 등 계절적 요인이 손해율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3분기는 실적 비수기이다. 

특히 올해는 역대급 집중 호우로 인해 피해가 막심했다.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차량 풍수해가 본격적으로 발생한 7월9일부터 9월10일까지 자동차보험으로 접수된 침수와 낙하물 충격 등 피해 신고는 2만1194건이다. 손해액(보험금 지출액) 추정액은 115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역대 최악의 침수피해가 발생한 2011년(신고건수 1만4602건, 추정손해액 993억원)을 넘어선 역대 최대 규모다.

역대급 침수 피해 규모가 이번 3분기 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될 뿐 아니라, 향후 아직 접수되지 않은 피해 건수와 자동차 외 피해액 등 보이지 않은 손해율 상승 요인까지 생각한다면 보험사의 시름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실적발표전인 손해보험사 역시 전분기 대비 호실적을 기대하기 어려운 이유이다. 

9월 자동차보험 손해율 현황. /손해보험협회 제공

3분기를 포함한 하반기 실적 전망은 더욱 어둡다. 자동차 손해율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쳤던 코로나 특수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추석 연휴를 기점으로 코로나 확진자가 줄어들면서 정부는 지난 12일 사회적 거리두기를 1단계로 하향 조정했다. 

아울러 가을은 단풍 나들이객으로 인한 차량 운행량 증가, 겨울철에는 눈, 빙결로 인한 교통사고가 증가하는 4분기는 통상적으로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가장 높은 기간이다. 말 그대로 코로나 반사이익은 줄어들면서 반대로 계절적 요인이 크게 부각되고 있는 모양새다.

업계 관계자는 "하반기는 상반기와 비교해 계절적 요인이 크게 작용해 손해율이 높을 수밖에 없다"면서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차량·병원 이용율이 높아지면서 보험사의 코로나 반사이익은 줄어들고 있으며 이는 곧 실적에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 상반기에 보험사가 코로나 효과를 톡톡히 봤기 때문에 1년 단위로 보면 지난해보다 나은 실적은 좋을 것이지만, 2019년 이전 실적을 기대하기 어려울뿐 아니라 코로나 효과가 상쇄되는 내년에는 업계는 다시 힘들어 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또다른 관계자는 "코로나 반사이익 언제까지 지속될지에 대해서는 업계 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면서 "다만, 코로나로 인해 대면 영업이 위축된 상황에서 보험영업이 위축된 상황이며 차량 운행량 증가로 인해 손해율 역시 올라가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그는 "업계 전체적으로 상반기 만큼의 실적을 기대하기는 어려워도 전년과 비교해 나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면서 "다만 지난해는 원가 상승, 비급여 풍선효과 등으로 업계가 최악의 시간을 보냈던 시기로 절대적인 수치로만 생각한다면 만족스러운 실적을 기대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이성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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