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타로 나와 홈런을 때린 김민혁(오른쪽). /OSEN

[한국스포츠경제=이정인 기자] 27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을 앞두고 만난 이강철 KT 위즈 감독의 표정은 결연했다. 올해 창단 첫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한 KT는 LG 트윈스와 플레이오프 직행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날 경기 전까지 LG에 0.5경기 차 3위를 기록 중이던 KT는 남은 경기에서 전승을 거둬야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이 감독은 “남은 4경기가 중요하다. 전승이 목표이다. 1경기 1경기 집중해서 모두 이기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운명의 주간에 돌입한 KT의 첫 상대는 가을야구 탈락이 확정된 KIA 타이거즈. ‘역대급’ 순위싸움을 치르고 있는 팀들에 포스트시즌 탈락이 확정된 ‘고춧가루 부대’는 피하고 싶은 존재다. 맷 윌리엄스 KIA 감독은 “포스트시즌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모든 선수들이 활기차게 하고 있다”라며 “선수들은 팀과 동료, 팬을 위해 지금 상황과 관계없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우리 선수들은 그런 자세를 보여주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KT는 1회 선제점을 뽑으며 기분 좋게 출발했다. 1회초 멜 로하스 주니어가 KIA 선발 장현식을 상대로 2점 홈런을 터뜨려 먼저 앞서 나갔다. 2회에도 2사 2루에서 조용호가 적시타를 때려내 1점 도망갔다. 3회엔 장성우의 적시타, 4회엔 황재균의 솔로포로 점수차를 벌렸다.

‘고춧가루 부대’ KIA의 저력도 만만치 않았다. KT 선발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를 공략하는데 성공하며 4점을 뽑았다. 5-4로 끌려가던 8회 말엔 2사 2,3루서 대타로 나온 황대인이 KT 마무리 김재윤을 상대로 2타점 적시타를 터뜨리며 기어코 역전을 만들었다.

KIA의 대타작전에 일격을 당한 KT는 똑같이 대타 카드로 KIA 마무리 박준표를 무너뜨렸다. 선두타자 황재균이 중전안타로 출루한 뒤 로하스가 삼진으로 물러났다. KT 벤치는 문상철 대신 김민혁을 기용했다. 김민혁은 박준표의 초구 136km짜리 투심 패스트볼을 잡아 당겨 오른쪽 담장을 넘어가는 역전 투런포를 작렬했다. KT 선수들은 공이 담장을 넘어가자 더그아웃에서 뛰어 나와 환호했다. 8회 역전을 허용한 김재윤은 9회 말 침착하게 아웃카운트 3개를 잡으며 승리를 지켰다.

경기 뒤 이 감독은 “선발 데스파이네가 정규시즌 마지막 등판에 4실점을 하긴 했지만, 최선을 다해 막아줬고, 김재윤이 잘 마무리 했다. 데스파이네는 오늘 1경기가 아닌 올 시즌 긴 이닝을 소화하며 선발 투수들의 부담을 덜어주는 등 선발진의 리더이자 에이스 노릇을 했다. 칭찬해주고 싶다. 경기 후반 역전 당한 상황에서 황재균의 안타와 김민혁의 역전포 등 집중력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밝혔다.

김민혁은 “상대 투수의 바깥쪽 투심은 변화가 심해 치기 힘들 것이라 예상했고, 가운데 몸쪽을 노리고 들어갔다. 감독님과 코치님들께서 그 순간 내 능력을 믿어주시고, 기회를 주신만큼 대타로 들어가서 소심한 것보다 오히려 내 스윙을 가져가려 했다”고 돌아봤다.

이어 그는 “경기 전부터 전력분석원이 찍어준 영상을 토대로 보완점을 계속 생각했다. 또, (강)백호에게 타격 매커니즘에 대한 조언도 구했다. 레그킥을 하는 좌타자 중 우리 팀에 백호가 있었고, 로하스도 이에 함께 피드백을 해주며 도움을 준 것이 팀에 도움이 될 수 있었던 것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광주=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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