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다저스가 1988년 이후 32년 만에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연합뉴스

[한스경제=박대웅 기자] 미국 프로야구 LA 다저스가 32년 만에 우승 갈증을 풀고 '꿈의 무대' 월드시리즈의 주인공으로 우뚝 섰다. 다저스는 28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의 글로브 라이프 필드에서 열린 2020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6차전에서 탬파베이 레이스를 3-1로 제압했다. 시리즈 전적 4승 2패를 기록한 다저스는 1955년, 1959년, 1963년, 1965년, 1981년, 1988년에 이어 구단 역대 7번째 월드시리즈 정상에 올랐다. 2016년 다저스 사령탑에 오른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2017년과 2018년 월드시리즈 준우승의 아쉬움을 털고 우승 감독 반열에 올랐다. 

◆다저스의 월드시리즈 도전 역사

다저스의 월드시리즈 첫 도전은 1916년이었다. 당시 뉴욕에 연고를 두고 감독이었던 윌버트 로빈슨의 이름을 따 브루클린 로빈스로 우승에 도전했던 다저스는 보스턴 레드삭스에 1승4패로 패하며 고개를 떨궜다. 1920년 펼쳐진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 두 번째 월드시리즈에서도 다저스는 진한 아쉬움을 남긴 채 패했다. 1932년 팀 이름을 브루클린 다저스로 바꾼 다저스는 이후 월드시리즈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1941년과 1947년, 1949년, 1952년, 1953년에도 월드시리즈 무대를 밟았지만 뉴욕 양키스에 패하며 들러리만 됐다. 

1955년 브루클린 다저스는 처음으로 월드시리즈를 제패했다. 15년간 뉴욕 양키스와 월드시리즈에서 6차례 맞붙어 처음으로 승리를 맛봤다. 1957년 시즌을 끝으로 LA로 연고지를 옮기며 동부 시대의 막을 내린 다저스는 1959년과 1963년, 1965년, 1981년, 1988년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올 포스트시즌에서 뜨거운 방망이를 자랑했던 코리 시거(왼쪽 세번째)가 월드시리즈 MVP로 선정됐다. 연합뉴스

◆32년 만에 우승 한 푼 다저스…WS MVP 시거

1998년 우승 후 다시 우승 반지를 끼기까지 다저스는 32년의 세월을 기다려야 했다. 우승을 위해 사치세(팀 연봉 총액이 기준 금액을 넘을 경우 메이저리그 사무국에 내는 세금)까지 부담해며 최고의 선수들을 끌어 모았지만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100년이 넘는 구단 역사에서 올해까지 모두 21차례 월드시리즈 무대에 오른 다저스는 최근 두 차례(2017, 2018년)나 우승 문턱에서 좌절했던 아픔을 딛고 2020년 왕좌에 등극했다. 그동안 '가을 야구'에 약한 모습을 보였던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가 1차전과 5차전을 잡아준 게 컸다. 

여기에 올 시즌 포스트시즌 내내 놀라운 타격감을 자랑한 코리 시거(26)의 매서운 방망이가 큰 몫을 했다. 시거는 만장일치로 2020 월드시리즈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시거는 월드시리즈 6경기에서 타율 0.400과 2홈런, 5타점, 7득점, 8안타, 출루율 0.556, OPS 1.256이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썼다. 시거는 지난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에 이어 월드시리즈 MVP까지 석권했다. 그 만큼 시거의 방망이는 올 가을 뜨거웠다. 시거는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NLDS)에서 타율 0.364, OPS 1.021을 기록했고, NLCS 7경기에서 무려 5개의 홈런을 터뜨렸다.

최지만이 한국인 타자 첫 월드시리즈를 타율 0.111로 마감했다. 연합뉴스

◆'아쉬움 가득' 다음을 기약하는 탬파베이와 최지만

1998년 창단 이후 첫 월드시리즈 우승에 도전했던 탬파베이는 2008년에 이어 또다시 준우승에 그쳤다. 한국인 타자 최초로 월드시리즈 무대에 선 최지만(29)은 월드시리즈에서 한국인 타자 첫 안타와 볼넷, 득점 등을 기록했지만 우승 반지의 주인공은 되지 못했다. 최지만은 월드시리즈 6경기에서 타율 0.111(9타수 1안타) 3득점의 기록을 남긴 채 다음을 기약했다. 

박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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