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박대웅 기자] 2월 23일 이후 장기간 경마 중단으로 경주마 능력 가늠이 어려워진 만큼, 경마 재개 전 ‘눈으로 명마 고르는 방법’을 살펴봤다.

좋은 말은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다. 명마를 보면 탄성이 절로 나온다. 털은 오일 마사지를 받은 듯 반질반질 윤이 나고 눈은 투지로 빛난다. 대개 명마들은 ‘잘생긴 얼굴’을 가졌다고 한다. 눈에는 생기가 가득하고 콧구멍은 크다. 귀는 작지만 기수 쪽으로 쫑긋하게 서서 기수의 말을 들을 준비가 되어 있다. 잘생긴 말이 달리기도 잘한다니 마생(馬生)은 불공평하다.

구체적으로 살펴보자면, 단거리에 강한 말과 장거리에 강한 말을 신체적 특징이 다르다. 단거리 육상 선수와 마라톤 선수의 몸이 다르듯이 단거리에 특화된 말은 근육이 크게 형성되고, 장거리에 특화된 말은 비교적 날씬하고 키가 크다. 경주거리에 따라 경주마의 체격을 잘 살펴야겠다. 턱이 발달한 말이 잘 달린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이야기다.

턱밑이 넓으면 호흡능력이 탁월하고 옆턱이 발달해있으면 조교가 잘 되었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나름 근거 있는 말이다. 말의 엉덩이와 뒷다리 보다는 어깨와 가슴, 앞다리가 달리는 능력에 더 큰 영향을 끼친다. 가슴이 크고 넓으면 심장과 폐가 커서 폐활량이 좋다. 어깨는 착지할 때 충격을 완화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튼튼하고 양쪽 대칭이 맞아야 한다. 긴다리가 짧은 다리보다 빨리 달릴 것 같지만 다리와 등의 길이는 균형을 이루는게 좋다. 말을 정측면에서 보았을 때 등과 앞다리, 뒷다리가 정사각형을 그리고 있으면 균형 좋은 말이라고 판단한다.

말의 뒷부분으로 넘어가보자. 암말일 경우에는 엉덩이를 잘 살펴야 한다. 엉덩이가 잘 발달해야 추진력이 강하기 때문이다.다리의 모양도 중요하다. 앞에서 보았을 때 발굽부터 무릎, 앞가슴까지 일자인 편이 좋다. 옆에서 보았을 때도 올곧아야 한다. 뒤에서 보았을 때는 엉덩이와 뒷정강이가 일직선으로 내려와야 대체로 잘 달린다. 발목이 가는 사람이 달리기를 잘한다는 속설처럼 말의 정강이와 발목도 유난히 가늘다. 큰 몸을 지탱하는 얇은 발목을 보면 아슬아슬 할 때도 있다. 명마의 발굽과 발목의 각도는 45~50도 사이에 있는데 그래야 보폭을 넓히고 충격을 흡수할 수 있다.

물론 외모와 실력이 정비례하는 것만은 아니다. 일례로 전설로 남은 경주마 ‘루나’는 선천적인 절름발이 말이어서 아무도 눈여겨보지 않았지만 33전 13승을 기록했다. 오랜만의 예시장 나들이에서 나름의 방식으로 본인만의 ‘루나’를 찾아내는 것 또한 경마의 숨은 즐거움일 것이다.

박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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