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최지연 기자] 배우 김민재가 한층 성장한 감정선을 보여줬다. 최근 종영한 SBS '브람스를 좋아하세요?'에서 김민재는 한국인 최초로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1위에 입상한 유명 피아니스트지만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인해 꿈과 현실 사이에서 고민하는 박준영으로 분했다. 특히 김민재는 극 중 스물아홉의 인물이 가진 성장통을 현실적으로 잘 그려냈다는 호평을 받았다. 성장하는 인물을 연기하며 실제로도 성장했다고 밝힌 김민재는 "일에 대해 조금 더 진지해졌다. 배우라는 직업을 더 좋아하게 된 것 같다. 그래서 새로운 단계를 볼 수 있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 극 중 박준영은 표현 잘 안 하는 캐릭터였는데.

"준영이가 말을 많이 하지 않는 편이었는데 실제로 평소에도 그렇게 말이 많지는 않다. 그런데 그렇다고 해서 표현하기 어렵지는 않았다. 오히려 그 많은 표현을 몇 마디에 담아내야 해서 좋았다."

- 피아노 연습 병행해야 했을 텐데.

"초반에는 한 달 반 정도 시간 있어서 그나마 연습할 시간이 있었는데 후반부에는 연습할 시간이 아예 없었다. 특히 졸업 연주 준비할 때 시간이 없었다. 시작 전부터 피아니스트 역할에 대한 부담감이 있었는데 연습할 시간도 많이 없어서 틈틈이 연습을 많이 하려고 했다."

- 원래 피아노는 연주할 수 있었나.

"어느 정도 연주할 수는 있었지만 클래식 피아노는 처음이었다. 악보를 보고 칠 수 있는 정도도 아니었고 코드 진행 정도만 간단하게 할 수 있는 정도라서 거의 피아노를 새로 시작하는 수준이었다."

- 연주하는 장면 어려웠을 것 같은데 어느 부분에 중점을 두려고 했나.

"표정이나 제스처에 신경을 많이 썼다. 어느 정도의 적정선을 보여주는 게 좋을지 고민을 많이 했다. 과장하지 않아야 하지만 너무 가만히 있어도 안 되니까. 그래서 선생님한테 레슨도 많이 받고 영상도 많이 찾아보면서 종합적으로 박준영을 완성하려고 했다."

- 연습하면서 가장 어려운 곡이 있었다면.

"'트로이메라이'를 가장 첫 번째로 연습했고 가장 오래 연습했는데 그래서 그런지 가장 어렵게 느껴졌다. 처음 클래식을 치다 보니까 부담감도 컸고 안 치다가 쳐야 하니까 어렵기도 했는데 거기에 감정도 잘 담아야 했다. 게다가 실제로 손이 작은 편이 아닌데도 라흐마니노프를 따라하는게 쉽지 않았다. 손가락 찢느라고 고생 좀 했다(웃음)."

- 무엇보다 준영이는 꿈과 현실 사이에서 방황했는데 배우 활동 하면서도 그런 고민 있었나.

"스스로 채찍질을 많이 하는 타입이어서 고민도 깊게 하는 편이다. 그러다 보니 안 좋은 영향이 많을 때도 있다. 예를 들어서 촬영을 했는데 무언가 아쉬우면 집에 가서도 계속 그거에 대해서 생각한다. 생각에 생각이 꼬리를 물어서 계속 이어진다. 잘하려고 했는데 생각대로 되지 않았을 때 잘 잊지 못하고 힘들어한다."

- 채찍질하게 만들었던 신이 있나.

"어머니랑 같이하면서 슬픈 감정을 드러내야 하는 신이 있었는데 대본을 봤을 때 눈물이 나고 슬퍼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해보니 그렇지 않더라. 감독님과 많이 대화하다 보니 눈물 없이 진심으로 얘기만 해도 된다고 생각하게 됐지만 그래도 그 신 찍을 때 스스로 채찍질을 많이 했다. 하지만 지금은 좋아하는 장면 중 하나다. 다행히 집중해서 하니 감정도 잘 표현됐다."

- 그럼 마음에 드는 신은 무엇인가.

"1화에 협연 오케스트라 신이 정말 좋았다. 모니터링해보니 화면이 정말 멋있게 잘 나온 것 같다."

- 준영이가 피아노에 재능이 있듯 실제 김민재로 랩이나 춤 같은 여러 재능 많은데 연기를 선택한 이유가 무엇인가.

"춤추고 노래하는 것도 좋아하지만 19살에 우연히 드라마 단역을 맡은 후 연기에 대한 매력을 느꼈다. 현장에서 배우들이 다른 사람으로 몰입해서 감정을 표현하고 몇 개월간 그 안에서 사는 게 정말 멋있다고 생각했다."

- 준영이는 고민 많은 스물아홉이었는데 지금 김민재의 고민은 무엇인가.

"연기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한다. 매 작품마다 고민을 하는데 연기할 때마다 생각을 많이 하게 되는 것 같다. 그런데 이 작품을 하면서 '이렇게 하면 되나?'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진심으로 대하고 표현하려고 했는데 잘했는가에 대한 확신도 없었고 체감상 팬들도 많아지고 사랑을 많이 받았는데 '정말 이렇게 해도 되나?'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 스물아홉의 김민재를 상상해본다면. 어떨 것 같나.

"스물아홉의 모습을 상상해 본 적은 없다. 준영이는 스물아홉이었지만 아직 스물아홉의 김민재는 없으니까. 어떻게 돼 있을지 모르겠지만 행복했으면 좋겠다. 스물 아홉 살에도 김민재는 잘 지낼 수 있었으면 한다."

사진=냠냠엔터테인먼트

최지연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