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선수들. /OSEN

[한국스포츠경제=이정인 기자] 결국 막다른 골목까지 왔다. 그 누구도 결말을 예측할 수 없는 프로야구 2위 전쟁에서 9위 SK 와이번스와 최하위 한화 이글스가 캐스팅보트를 쥐게 됐다.

갈 길 바쁜 2위 LG 트윈스와 3위 KT 위즈는 28일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된 팀들에게 치명적인 고춧가루를 맞았다. LG는 이날 한화 이글스와 홈 경기에서 연장 접전 끝에 6-7 역전패를 당했다. KT도 광주 원정에서 KIA 타이거즈에 연장 10회 접전 끝에 3-4로 졌다.

두 팀 중 더 큰 타격을 받은 팀은 LG다. 79승 4무 60패를 기록한 LG는 3위 KT(80승 1무 61패)에 승률(LG 0.568ㆍKT 0.567)에서 1리 앞서 2위를 지켰지만, 자력 2위 가능성의 기회를 놓쳤다. 

LG는 30일 SK 와이번스를 상대로 시즌 최종전을 갖는다. LG가 SK를 이기고 KT가 2경기 가운데 1경기라도 패하면 최종 승자는 LG가 된다. 일단 SK를 무조건 이기고 봐야 한다. 에이스 케이시 켈리(31)를 선발투수로 내세워 총력전을 펼칠 전망이다. 그는 올해 28경기에 선발 등판해 15승 7패, 평균자책점 3.32를 기록 중이다. SK전에는 3경기에 나가 1승1패, 평균자책점 3.32, 피안타율 0.179로 강한 면모를 보였다.

하지만 ‘유종의 미’를 거둬야 하는 SK도 쉽게 물러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이날 SK의 선발은 잠수함 박종훈(29)이다. 박경완(48) SK 감독대행은 지난 21일 "(박)종훈이가 끝까지 던지겠다고 했다. 어제 최종적으로 의사를 물었는데 그 고집을 꺾을 수가 없었다"고 밝힌 바 있다.

박종훈은 올 시즌 28경기에서 12승 11패, 평균자책점 5.02를 기록 하고 있다. LG전에선 3차례 등판해 승리 없이 2패, 평균자책점 5.63, 피안타율 0.250을 올렸다. 이날 LG를 상대로 토종 투수 최다승에 도전한다. 현재 12승(11패)을 기록 중인 그는 KT 소형준(19)과 함께 국내 다승 공동 1위에 올라 있다.  

한화. /OSEN

대전으로 이동한 KT는 29일과 30일 한화와 정규시즌 마지막 2연전을 치른다. KT가 한화와 2연전을 모두 이기면 LG-SK전 결과와 상관없이 극적으로 2위를 차지하게 된다. 29일까지 KT는 올해 한화와 상대 전적에서 10승 4패로 앞서 있다. 

하지만 한화의 최근 기세가 만만치 않다. 한화는 지난 23일에도 대전에서 자력 우승 확정을 노리던 NC를 10-6으로 꺾는 이변을 보여준 바 있다. LG의 발목을 잡은 한화가 KT를 상대로도 매서운 고춧가루를 뿌릴지 관심을 끈다.

4위 키움 히어로즈나 5위 두산 베어스가 2위를 차지하는 극적인 시나리오도 나올 수 있다. 키움의 경우 최종전서 두산을 이긴다면, LG가 SK에 지고 KT가 한화에 1승1 패를 하면 2위가 된다. 두산은 남은 2경기를 모두 이기고 LG와 KT가 모두 패해야 2위에 오른다. 현재로선 자력 2위가 가능한 KT가 가장 유리하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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