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김재웅]금호타이어 매각 일정이 구체화되면서 누가 새로운 주인이 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금호타이어는 다음 달 9일 매각 예비 입찰에 들어간다. 정확하게는 우리은행 등 채권단이 보유한 지분 42.01%다.

금호타이어 인수전에 업계 관심이 집중되는 까닭은 우선 금호타이어가 세계적으로도 작지 않은 규모를 가졌기 때문이다. 금호타이어는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세계 10위권을 유지하는 회사다. 미국, 중국, 베트남 등 해외 공장도 9개나 보유 중이다.

물론 금호타이어를 가져갈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곳은 원래 주인인 금호아시아나그룹, 박삼구 회장이다. 박 회장은 금호그룹 재건의 마지막 퍼즐인 금호타이어 인수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우선매수권이 있기 때문에 1조원 전후로 추정되는 채권단 제시액만 내면 경쟁 없이 금호타이어를 가져갈 수 있을 전망이다.

하지만 박 회장이 금호타이어를 그리 쉽게 가져갈만한 상황은 아니다. 박회장은 최근 금호산업을 인수하면서 5,000억원 부채를 떠안았었다. 금호아시아나 그룹이 가진 현금성자산도 지난 6월말 기준 3,000억원이 채 안된다. 게다가 채권단이 제3자 양도를 제한하면서 박 회장은 금호산업 인수 때처럼 여기저기서 자금을 끌어모으는 것도 쉽지 않게 됐다.

따라서 미쉐린, 브리지스톤 등 글로벌 타이어 회사들의 금호타이어 매수 가능성도 높게 점쳐진다. 세계 타이어 시장 1, 2위를 겨루고 있는 두 회사가 금호타이어를 인수하면 1위를 굳힐 수 있을뿐 아니라 국내 시장 경쟁력도 극대화할 수 있다.

여기에 국내 1위, 세계 7위 한국타이어도 금호타이어 인수를 준비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면서 금호타이어 인수 전에 혼전이 예고됐다.

일단 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은 18일 금호타이어 인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사업적으로 겹치는 부분이 많아 큰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고, 회사 차원에서 봐도 내수 시장 중요성도 그리 높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금호타이어 인수를 해도 독점에 대해 제한하는 공정거래법상 문제가 생길 여지도 있다.

다만 다른 업체에 지분 참여 등으로 금호타이어를 우회 인수할 가능성은 남아있다. 금호타이어를 해외에 뺏기지 않기 위해 국내 사업자를 도울 것이라는 추측도 돌았다. 소위 말하는 '백기사'다.

이날 조 사장이 금호타이어 인수전 참여를 부정하긴 했지만 완강한 어조는 아니었던 만큼 아직 추이를 지켜볼만한 상황이다. 

박찬구 금호석화 회장도 백기사 후보로 거론됐었지만 공교롭게도 같은 날인 18일 "계획이 없다"고 완전하게 부정했다. 박찬구 회장과 박삼구 회장과 최근 화해하면서 금호그룹 재건을 도울 것이라는 예상이 업계에 돌았었다.

김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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