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일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10개 구단 감독과 주요 선수들/사진=KBL

[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프로농구 감독들이 6개월 간의 대장정을 앞두고 출사표를 던졌다. 차분하고 진지했지만, 오가는 말은 의미심장했다.

2016-2017 KCC 프로농구 정규시즌 개막 미디어데이가 19일 서울 강남구 리베라호텔에서 열렸다. 10개 구단 감독들과 주요 선수들, 신인 드래프트에서 1~3순위 지명을 받은 이종현(모비스), 최준용(SK), 강상재(전자랜드)가 참석했다.

각 팀의 목표는 6강을 넘어 우승이다. '디펜딩 챔피언' 추일승 오리온 감독은 "두 가지 챔피언을 꼭 하고 싶다"며 정규시즌과 챔피언결정전 통합우승을 목표로 했다. 지난해 최하위로 시즌을 마친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은 "전자랜드가 챔프전을 한 번도 못 갔다. 올해는 무조건 챔프전을 간다는 책임감으로 준비를 해왔다"고 각오를 밝혔다. 대형 신인 이종현을 영입한 모비스의 유재학 감독은 "이번처럼 부담 가진 시즌이 없었다. 이종현을 영입한 우리 팀을 다들 상위권으로 보고 있는 것 같다"며 "6강이 목표이지만 플레이오프에 가면 더 높은 목표를 향하겠다"고 말했다.

올 시즌에는 전력 평준화가 됐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챔프전에 오를 두 팀을 예상해 달라는 질문에 감독들이 더욱 고민을 한 이유다. 유재학 감독은 "어느 팀이 6강에 못 갈지가 더 궁금하다"고 말했고, 이상민 삼성 감독도 "떨어지는 4팀이 어디가 될지 궁금하다"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이런 '혼전' 속에서도 오리온과 KCC가 가장 많은 표를 얻었다. 김영만 동부 감독은 "선수 구성에서 큰 변화가 없는 KCC와 오리온이 유리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고, 문경은 SK 감독 역시 "작년과 전력 차이가 크게 없는 오리온과 KCC가 유리할 것 같다"고 말했다. 추일승 감독은 "한 팀은 확실히 알겠는데, 다른 한 팀은 잘 모르겠다"고 재치 있는 답변으로 자신감까지 드러냈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우승팀인 KCC 추승균 감독은 "선수층을 봤을 때 오리온과 KGC인삼공사가 올라갈 것 같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김승기 KGC인삼공사 감독은 "우리 팀을 꼽는 팀이 별로 없어 기분이 안 좋다"며 웃은 뒤 "올해는 우리가 꼭 올라갈 것이다. 상대를 고르고 있다"며 당찬 포부를 밝혔다.

각 팀들의 대표 선수들은 "즐거운 농구"를 약속했다. SK 김선형은 "작년보다 더 끈끈한 팀이 됐다. 올해 신바람 나는 농구, 이기는 농구를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동부 김주성은 "올해는 부상 없이 54경기를 다 뛰면서 작년에 못 했던 걸 만회하고 싶다"고 말했다. KT 조성민은 "지난 시즌 내가 부상을 당한 뒤 7연패에 빠지면서 팀이 플레이오프에 오르지 못했다. 올해는 프로 데뷔 10년 차이기도 하고, 신인 때 좋은 기억처럼 어린 선수들에게 플레이오프를 경험할 수 있게 열심히 뛰겠다"고 말했다.

진지한 분위기 속에 유쾌한 설전도 오갔다. 새내기 이종현은 "두목을 잡기 위해서는 몸을 잘 만드는 게 최우선이다"며 '두목' 이승현(오리온)을 향한 칼날을 감추지 않았다. 이승현은 이종현의 고려대 선배다. 이에 이승현은 "부상부터 빨리 낫고 그런 이야기를 했으면 좋겠다"며 여유있게 받아 쳤다. 그는 "이종현이 있는 모비스가 챔프전에 올라와 만났으면 좋겠다. 내가 왜 두목인지 제대로 보여주고 싶다"고 '경고'도 잊지 않았다. 이번 시즌 프로농구는 22일 고양에서 열리는 오리온-KCC전으로 막을 연다.

김주희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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