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채성오] 라이브 미디어 플랫폼을 표방하는 아프리카TV가 위기설에 휩싸였다. 대도서관과 윰댕의 유튜브 망명 이후 일부 BJ들의 추가 이탈 정황이 포착돼 플랫폼 신뢰도에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은 모습이다.

실제로 지난 17일과 18일, 연이어 주가가 하락하며 주주들까지 신뢰도에 의문을 보내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치열해진 플랫폼 경쟁 구도와 정부 규제에 의한 일시적인 감소 현상이라고 분석했으나 우려의 시선이 남아있는 실정이다.

■ 불거진 운영 정책, 내부 불만 토로 늘어

지난 6일 시노자키 아이가 출연한 ‘아케론’ 방송 이후 BJ 대도서관과 윰댕 부부는 14일 구글 유튜브 방송 플랫폼으로 떠났다.

▲ BJ 대도서관(가운데)과 윰댕(오른쪽)이 시노자키 아이가 출연한 아케론 홍보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윰댕 유튜브 방송영상 캡쳐

대도서관은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통해 “아프리카TV 본부장을 만나 ‘7일 방송 정지’ 처분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며 “사노자키 아이가 출연한 게임 홍보 방송에 대해 미리 이야기 하지 않았다는 이유 때문이다. 팬들에게 설명할 시간도 주지 않아 화가 났다”고 말했다.

이어 대도서관은 아프리카TV의 광고 수익 배분에 대해서 이야기 했다. 대도서관은 “개인에게 들어온 광고에 대해서도 800만원에서 1,000만원에 달하는 호스팅비를 요구해 왔다”며 “CJ E&M을 통해 호스팅비를 주겠다고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결국 방송 정지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대도서관 부부가 아프리카TV를 떠난 후 주변 BJ들의 폭로가 이어졌다. 별풍선 위주의 수익 구조로 운영돼 BJ 비중이 큰 아프리카TV의 경우 악재로 다가올 수 있는 대목이다.

▲ BJ 김이브. 아프리카TV 방송영상 캡쳐

BJ 김이브는 “나도 유튜브에서 방송을 살짝 할건데 아프리카TV서 정지되나”라며 “10년여간 방송을 해왔지만 아프리카TV 운영 정책을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PD 고블린도 “우리도 1,000만원씩 송출료 내고 (방송)했다”며 방송에서 아프리카TV 운영 정책을 비판했다. 해당 영상은 현재 삭제된 상태다.

‘먹방’을 통해 유명해진 BJ 벤쯔 역시 17일 방송을 통해 “이전에 운전 방송을 하려고 했는데 제재를 당했었다. 그런데 다른 BJ는 문제 없이 방송을 진행하더라”라며 “여자 BJ가 똑같이 노출이 심한 옷을 입어도 운영자 친분에 따라 정지 여부가 결정되는 것 같다”고 심경을 밝혔다.

▲ BJ 똘킹 개인 SNS에 아프리카TV 이탈을 암시하는 게시글이 올라와 있다. 해당 SNS 캡쳐

이어 BJ 똘킹이 아프리카TV 방송과 유튜브 실시간 라이브를 동시에 송출하자 이를 중단시켰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BJ 똘킹은 자신의 SNS에 “올해까지 동시 스트리밍을 한후 내년 초 유튜브 단독 스트리밍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전해 논란은 더욱 가열되고 있다.

■ 아프리카TV “송출료는 협의 하 결정, 대화 필요”

현재 아프리카TV는 광고방송 시 광고주와 BJ, 담당부서가 사전 협의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배분하는 규정을 두고 있다. 1인 방송이기 때문에 상업 방송을 통한 유해성을 방지하고 무분별한 광고 범람을 막기 위한 규정 중 하나다.

이에 대해 아프리카TV는 본지와의 통화를 통해 사안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아프리카TV 관계자는 “보통 방송정지는 사전 고지 없이 시행하는 편인데 대도서관의 경우 기여도와 명성을 고려해 미팅을 주선한 것”이라며 “방송이 나간 6일 이후 바로 미팅을 제의했지만 대도서관 개인 사정 등 양측 일정이 맞지 않아 일주일 이상 지체된 부분이 있다. 이미 약관을 위반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사후 지급으로 사태를 해결할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호스팅비에 대한 부분에 대해서는 "매회 800만원에서 1,000만원에 달하는 금액을 요구했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며 "대도서관이 다양한 비용을 합쳐 호스팅비라고 표현했는데 플랫폼 사용료를 의미하는 송출료로 보는게 맞다"고 덧붙였다.

관계자는 "유명 BJ들과 광고방송에 대해 협의할 때는 광고주와 함께 대면한 채 수익 배분을 협의하기 때문에 3자가 충족하는 기준에 맞게 금액을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 아프리카TV 제공

이어 “일부 BJ분들이 대도서관 이탈 후 개인방송을 통해 말씀하신 부분에 대해서는 사실 확인이 필요한 사항”이라며 “다만 대화의 창구는 언제나 열려 있으니 힘들고 어려운 부분이 있으면 사측에 먼저 말씀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일부 BJ들의 배너 광고를 통한 개인 수익 모델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컴퓨터 업체 등 개인 BJ가 배너 광고를 진행하는 부분은 송출료를 받지 않는 것에 대한 차별성에 대해 이야기했다.

해당 관계자는 “배너 광고에 대해서는 송출료를 받고 있지 않다”며 “대부분 영세한 BJ분들이 많기 때문인데 사설 토토 등 불법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철저히 단속 중”이라고 설명했다.

즉, 아프리카TV는 대도서관과의 커뮤니케이션이 원활치 못했고 송출료에 대한 부분 역시 광고주와 BJ를 대동한 상황에서 협의를 통해 결정되기 때문에 일방적인 폭리를 취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 송출료 받는 플랫폼? 불분명한 정체성 지적

그러나 부정적 여론은 쉽사리 가라 앉지 않을 전망이다. 현재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아프리카TV 비난 여론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특히 송출료를 받는 구조이지만 방송국의 규제 영향권에서 벗어난 것에 대한 지적이 제기됐다. 아프리카TV가 방송사라는 외형을 근거로 BJ의 광고방송에 대한 송출료를 받고 있지만 소셜미디어 플랫폼을 표방해 관련 규제를 피해간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온라인 개인 방송의 경우 지난해부터 선정성 논란 등으로 올 7월까지 100여건이 넘는 시정요구가 있었지만 각 플랫폼들이 방송사가 아니라는 이유로 구체적인 규제 방법이 없었던 상황이다.

커뮤니티의 한 이용자는 “방송국도 아니면서 송출료를 받는 아프리카TV의 운영 정책은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며 “구글 유튜브나 다른 플랫폼에서는 광고 방송에 대해 별도의 송출료를 받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남겼다.

이러한 현실을 반영하듯 올해 국정감사에서는 인터넷 개인 방송 플랫폼에 대한 정체성을 두고 꾸준한 논의가 오가는 상황이다.

지난 18일 이은권 새누리당 의원은 인터넷 개인방송에 대한 법률안(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을 대표 발의한 바 있다. 해당 법률안에는 인터넷 개인 방송사업자가 운영·관리하는 정보통신망에 불법 정보가 유통되는 사정을 인식한 경우 지체 없이 해당 정보를 삭제 및 유통 차단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법안이 통과될 경우 지금까지 개인의 일탈로 치부했던 BJ 관련 사건에 대해 사업자가 책임을 지게 된다. 이는 나아가 인터넷 개인 방송 사업자를 플랫폼이 아닌 방송국으로 보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IT업계 관계자는 “대도서관 이적은 단순히 인기 BJ의 이탈을 넘어 1인 미디어 플랫폼 업계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는 사례가 될지 모른다”며 “정부 규제가 강화되고 경쟁 서비스가 급성장할 경우 업계 1위 아프리카TV도 별풍선 위주의 수익 구조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채성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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