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태술. /사진=KBL

[한국스포츠경제 김지섭] 서울 삼성 김태술(32)은 한국 농구 정통 포인트가드 ‘6년 주기설’의 마지막 주자다. 한국 농구는 1966년생 강동희를 시작으로 1972년생 이상민-1978년생 김승현-1984년생 김태술로 이어졌다. 김태술 이후 계보를 잇는 대형 선수가 나타나지 않아 6년 주기설은 끊겼다.

김태술은 부산 동아고-연세대 시절부터 한국 가드 계보를 이을 선수라는 평가를 받았다. 2007년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서울 SK 유니폼을 입었고 2011~12시즌에는 안양 KGC인삼공사에서 챔피언 결정전 우승을 차지하며 성공 가도를 달렸다.

그러나 2014~15시즌 FA(프리에이전트) 계약 후 ‘사인 앤드 트레이드’로 전주 KCC에 이적하면서 부진에 빠졌다. 김태술은 이적 첫 시즌 국가대표 차출 탓에 새로운 소속팀에 녹아 드는데 애를 먹었고, 지난 시즌에는 전태풍과 역할이 겹쳐 어려움을 겪었다. 때문에 프로 데뷔 후 가장 저조한 평균 4.5점, 3.7어시스트의 성적표를 받았다.

슬럼프에 빠진 김태술에게 구원의 손길을 내민 이는 이상민 서울 삼성 감독이다. 현역 시절 ‘산소 같은 남자’로 불리며 당대 최고의 가드로 활약했던 이 감독은 KCC에 이현민을 내주고 김태술을 품에 넣었다. 빠른 농구를 추구하는 이 감독에게 김태술은 최고의 적임자다. 2년 전부터 김태술 영입을 원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김태술은 속공 전개 능력이 빼어나고, 동료를 활용하는 2대2 플레이에도 능하다. 이 감독은 지난 2년간 부상 및 부진으로 힘겨운 시간을 보냈던 김태술에게 “새로운 환경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를 바란다”며 힘을 실어줬다.

이 감독이 산소를 불어넣자 김태술도 점점 옛 명성을 되찾고 있다. 지난 23일 울산 모비스와 개막전에서 10점 3어시스트를 기록했고, 25일 안양 KGC인삼공사전에선 13점 9어시스트를 올렸다. 김태술이 지휘한 팀은 2경기에서 평균 101점을 넣는 막강한 화력으로 2연승을 달렸다. 이 감독은 KGC인삼공사전에서 상대보다 5개나 많은 11개의 속공에 만족스러워하면서 “김태술이 빠른 농구의 핵심이었다”고 칭찬했다.

김태술은 “첫 경기보다 내용이 더 좋아져 기쁘다”며 “경기 감각이 더 올라오면 예전 모습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이어 “공격력을 갖춘 동료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기록에 욕심내지 않고 경기 운영에 전념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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