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김재웅]볼보는 안전한 자동차의 대명사다. 3점식 안전벨트뿐 아니라 저속 추돌 방지 시스템, 보행자 에어백 등 다양한 안전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낸 회사다. 중국 지리그룹에 인수되면서도 여전히 ‘Designed around you’라는 슬로건 하에 자동차 안전 가치를 실현하고 있다.

그런데 새로운 플래그십 세단 S90은 조금 다른 느낌이다. 다른 차들과 달리 S90 소개에는 안전에 대한 내용이 거의 없다. 대신 ‘스웨디시 젠틀맨(스웨덴 신사)’라는 별명을 붙이고 고급스럽고 품격있는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다.

외관을 직접 보고나니 그 이유를 조금 이해할 수 있었다. 새로운 볼보의 패밀리룩 ‘토르의 망치’가 적용된 S90. SUV인 XC90보다 더 잘 어울렸다. 특히 적당히 각진 뒷모습에는 볼보 다운 튼튼한 매력도 담겨 있었다.

내부 인테리어에서는 S90의 고급스러움이 더욱 부각된다. 세로형 9인치 센터콘솔 디스플레이가 크게 자리잡고 있는 대신 버튼이 거의 없다. 적외선 방식을 이용해 터치감이 아주 좋다. 곳곳에 최고급 나파 가죽 등 고급소재들을 사용했다. 안마 기능도 쓸만하다.

주행 성능도 만족스럽다. D5 디젤 트림 엔진에는 볼보의 기술 ‘파워펄스’가 적용돼 더 강력한 힘을 내뿜는다. AWD 모델이 최고출력 235마력, 최대토크 48.9kgㆍm을 낸다. 다만 가솔린 트림 T5보다는 부족한 느낌이다. 다운사이징 2.0리터 4기통 엔진임에도 충분히 안정적으로 달릴 줄 안다. 최고 출력 254마력, 최대 토크 35.7kgㆍm다.

가장 괜찮았던 기능은 주행보조기능, 파일럿 어시스트2다. 어댑티트 크루즈 컨트롤(ACC)와 차선유지기능(LKA) 등이 포함돼있는데 볼보가 자랑할만할 정도로 안정적으로 달려준다. 시속 15km 이상, 차선이 보이는 곳, 전방 차량 감지 상황 등 조건이 까다롭긴 하지만 안전을 위해서라면 이 정도는 감수할만 하다.

또 하나 훌륭한 요소를 꼽으라면 바로 ‘바워스&윌킨스’가 참여한 음향시스템이다. 19개 스피커와 에어 서브우퍼, 1,476와트 출력의 하만카돈 D앰프까지 탑재했는데, 비싼 장비 답게 성능도 좋다. 실제 공연장에 온 듯한 느낌도 들었다.

굳이 언급할 필요가 있을까 싶지만 당연히 ‘시티 세이프티’도 전 트림에 기본 장착됐다. 긴급제동보조뿐 아니라 동급 최초로 보행자와 자전거, 교차로 추돌방지 등이 포함된 것이 특징.

시승 중 잠깐 한눈을 팔다가 앞차와 거리가 가까워져서 직접 이 기능을 체험했었다. 갑자기 시트벨트가 꽉 조여지면서 브레이크가 잠기고 차가 알아서 멈췄다. 약간 과하게 작동한 감도 있지만 안전을 위해서라면 이 정도는 민감해야 한다.

그 밖에도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않으면 차량 주차브레이크가 잠긴다든지 하는 기능들을 보면 굳이 말하지 않아도 S90은 여전히 안전한 차, 볼보인 모양이다.

김재웅 기자 jukoas@spor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