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A ‘아이콘택트’ 방송 캡처

[한스경제=허지형 기자] ‘낙동강변 살인사건(부산 엄궁동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몰린 장동익 씨의 억울한 사연이 공개됐다.

25일 방송된 채널A ‘아이콘택트’에서는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몰려 억울한 옥살이를 했던 재심 청구인 장동익 씨가 출연해 동생 장성익과 눈 맞춤을 가졌다.

낙동강변 살인사건은 1990년 1월 부산 낙동강변에서 남성과 데이트를 하던 여성이 두 명의 강도에게 습격을 당한 사건이다. 당시 무고한 시민 두 명을 범인으로 검거해 무기징역을 받았다.

특히 범인으로 몰린 장동익 씨는 당시 고문을 당해 고통을 이기지 못하고 자백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그때 그랬으면 안 되는 거였다. 내 고통 하나로 끝났어야 했다”며 가족들에 대한 미안함을 전했다.

재심 전문 변호사 박준영이 이날 주선한 눈맞춤은 ‘낙동강변 살인사건’의 누명을 쓴 당사자 장동익와 막냇동생 장성익 씨였다. 장동익은 “그날을 생각하면, 정말 순수하고 착한 내 동생이 아닌 것 같았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날’을 직접 목격한 박준영 변호사는 “정말 화를 그렇게 낼 거라고 생각할 수 없던 분인데, ‘나 정말 힘들었어’라고 소리 지르는 모습을 봤다”고 말했다. 그날은 다름 아닌 형의 재심이 결정되고 난 후였다.

장성익은 형이 수감생활을 하는 세월 동안을 회상하며 힘들었던 심정을 털어놓았다. 그는 “형이 교도소에 간 뒤 어머니에겐 형 생각뿐이었고, 내 생활과 인생도 없었다”며 “스무살때부터 아침에 나오면 법원에 가서 형의 사건 기록을 모으고 정리하고, 복사를 부탁하는 것이 일”이라고 말했다.

또 형의 존재에 사귀던 여자친구의 집안 반대로 이별을 하고 회사에는 거짓 핑계를 대고 형의 면회를 가야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재심 결정을 받은 뒤 식사 자리에서 “‘술 좀 적게 마셔라’라는 형의 말에 갑자기 폭발한 것 같았다”며 “사실 그런 적은 처음이고 후회하기도 했다. 형은 가깝지만 힘든 존재”라고 고백했다.

두 사람은 21년 동안 헤어진 시간으로 단절됐던 대화를 이어갔다.

한편, 박준영 변호사는 무죄를 받게 되면 보상금이 수십억이라고 밝히며 “보상보다 장동익 씨와 가족이 남은 인생을 살아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무죄로 억울함을 벗어나는 것보다 회복은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허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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