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상장사 이사회, 여성 한 명+소수계층 한 명 선임해야
어길 시 상장 폐지·신규 상장 금지, 다양성 정보 공개도 필수
3200여 상장사 중 75% 이상이 이사회 변경 대상...미 뉴욕타임스
나스닥, 상장사 이사회 다양성 추진 사진=연합뉴스 제공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이슈가 전 세계 재계를 뒤흔들고 있다. 미국 나스닥이 상장사의 G(지배구조)와 관련, 이사회의 다양성을 새로운 가이드라인으로 제시했다.

이 가이드라인에 의하면, 나스닥 상장사는 이사회의 다양성을 위해 2명의 이사를 소수계층에서 선임해야한다.

이사회에 한 명은 여성, 다른 한 명은 소수인종 또는 성소수자를 이사로 선임해야 한다는 규정이다. 성소수자는 레즈비언·게이·동성애자·트랜스젠더를 지칭한다. 단 외국 기업이나 소규모 기업은 소수계층(2명)을 모두 여성으로 채워도 무방하다.

나스닥 상장사가 규정을 충족할 수없는 경우 사유를 설명해야 한다. 또 규정 승인 후 1년 이내에 이사회의 다양성 정보도 공개해야 한다.

가이드라인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신규 상장은 불가능하며 기존 상장사는 퇴출된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승인 후 내년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미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3200여 상장사 중 75% 이상이 새로운 규정을 충족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SEC가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승인할 경우 대다수 상장사는 이사회 구성원 변경이 시급하다.

CNBC에 따르면 아데나 프리드먼 나스닥 CEO는 “새 규정은 나스닥 상장사의 이사회 구성과 다양성 철학을 이해 관계자에게 제시하는 투명한 프레임워크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바이든 행정부 출범 시 ESG 관련하여 많은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바이든의 주요 선거공약이 ESG에 부합하기 때문이다.

SEC가 나스닥의 새 가이드라인을 승인할 지는 불투명하다. 하지만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도 하기 전에 변화의 물결이 거세게 밀려드는 모양새다.

그동안 임팩트 투자자(투자수익을 창출하면서도 환경·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투자자)는 SEC의 재무회계 공개요건에 환경·사회 정보공개도 포함토록 요구해 왔다. 그러나 SEC는 요구사항을 무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바이든이 증권거래위원회(SEC)를 개혁 대상에 포함했다고 주장했다. 나스닥의 새 가이드라인에 우호적인 새로운 SEC 위원장이 임명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미 증권거래소 사진=연합뉴스 제공

ESG, 기업의 번영을 위한 자격 증명서

일각에선 이번 조치가 기업 경영의 자율성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는 반대의 목소리도 있다. 그러나 지난 10년 간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ESG 등은 공허한 PR 중심의 구호에 그쳤다는 목소리가 많다.

미 마켓워치에 따르면 러셀3000 지수에 속한 기업의 이사회에서 여성이 5명 중 1명 미만이다. 유색인은 10명 중 1명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사회의 다양성 부족 외에도 ▲CEO와 의장의 겸직▲이사회의 의사 결정 및 운영의 투명성 결여 등을 문제점으로 일부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이사회의 다양성 바람은 국내 기업에게도 불어 닥칠 전망이다. 국내에서도 ESG가 재계의 경영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 ESG 등급이 기업의 번영에 필요한 자격 증명서가 될 날이 멀지 않아 보인다.

전문가들은 “기업이 부를 휘두르는 시대에 의미 있는 변화를 위해선 이사회를 개혁해야 한다”고 말하며 “기업은 향후 10년 간 이사회가 어떻게 변할 것인지에 대한 대담하고 공개적인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스경제=박광호 전문기자]

박광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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