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양지원 기자] 청춘의 자화상을 담은 연기를 주로 펼친 남주혁이 영화 ‘조제’(10일 개봉)에서 영석 역을 맡아 현실 속 불안한 인물을 연기했다. 하반신 장애를 겪는 조제(한지민)와 사랑에 빠지지만 결국 이별을 택하는 캐릭터이기도 하다. ‘조제’는 2004년 개봉한 일본 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제작 당시부터 팬들의 뜨거운 기대를 받았다. 두고두고 회자되는 인기 원작인만큼 남주혁은 리메이크작 출연에 부담을 느꼈다고 털어놨다. “부담이 안 됐다면 말이 안 되는 것 같다”며 “하지만 촬영할 때는 감독님과 함께 만들어가는 조제, 영석의 모습에 집중했다”라고 했다.

‘조제’에는 어떤 끌림을 느껴 선택하게 됐나. ‘원작’의 영향도 컸나.

“굉장히 재미있게 봤던 작품이다. ‘조제’를 선택한 이유는 김종관 감독님을 워낙 좋아했고 어떻게 나올지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개인적인 욕심은 영석을 되게 살아있는 캐릭터의 느낌으로 만들고 싶었다. 어떻게 하면 ‘진짜’처럼 연기할 수 있을지 고민을 많이 했다. 날 것 같은 느낌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컸다.”

-날 것의 연기를 보여주기 위해 어떤 부분에 중점을 뒀나.

“영석을 연기하면서 갇혀있지 않으려고 했다.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고민을 하면서 움직임도 많이 가져가려 했고, 어떠한 것에도 제한을 두지 않고 자유롭게 움직이면서 연기를 하려고 했다. 모든 장면이 감정적으로 깊게 들어가야 했다. 그래서 어느 한 장면 빼놓지 않고 신경을 쓰면서 연기했다. 모든 걸 다 내려놓고 연기하려는 생각도 있었다. 뭔가를 만들어내기 보다 온전히 이 인물로서 살고 싶었다. 그래서 힘을 빼려고 노력했다. 생각만 한다고 되는 부분이 아니란 걸 너무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고민도 했고 힘들기도 했다. 평범함에 초점을 맞추고 연기했는데, 그 평범함이 가장 어려운 거라는 걸 느끼면서 많은 고민과 함께 연기했다.”

-영석은 자칫하면 나쁘게 비춰질 수 있는 캐릭터다. 이 지점에 대한 고민은 없나.

“영석은 선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조제를 대하는 태도에서도 느껴졌다. 영석 앞에 놓인 상황 자체가 불안하지 않나. 대학 졸업을 앞둔 취업준비생이다. 조제를 만나면서 사랑에 대한 책임감, 사람에 대한 책임감을 배우고 성장해 나간다고 생각했다.”

-사랑에 대한 감정이 세밀하게 드러났던 원작과 달리 ‘조제’는 이들이 이별을 맞는 과정을 면밀하게 설명하지 않는다. 감정의 변화가 뚜렷하지 않다 보니 연기할 때 더 힘들지 않았나.

“그렇지는 않았다. 연기할 때에는 다행히 순차적으로 촬영돼서 오히려 재미있게 연기했다.”

-한지민이 이번 작품을 통해 남주혁의 성장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했다. 스스로 성장했다고 느낀 게 있나.

“나는 모르겠다. 감사하게도 작품이 나올 때마다 그런 이야기를 듣게 되는데, 나는 정말 모르겠다. ‘조제’뿐 아니라 모든 작품에 임할 때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 인물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하고 연기한다. 자연스럽게 시간이 흘러가다 보니 주변에서 그렇게 생각해 주시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 하지만 스스로 느끼기엔 아직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칭찬을 받는 것에 있어 감사하지만 그 말을 온전히 받아들이진 못하는 것 같다.”

-한지민과 두 번째 호흡이었는데.

“상대 배우가 연기를 하면서 감정을 100% 온전히 다 주는 것을 보고 큰 힘을 얻었다. 앞으로 내가 가져가야 할 배움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정말 좋은 모습을 많이 보여줬기 때문에 나도 큰 힘을 얻었다. 나 역시 앞으로 상대 배우와 함께 연기할 때 더 많은 존중과 배려를 해줘야겠다는 것을 많이 느끼게 된 현장이었다.”

-‘조제’ 영석이나 ‘스타트업’ 도산으로 청춘의 얼굴을 보여주고 있다. 청춘을 대변하는 캐릭터에 더 끌리나.

“그런 캐릭터에 매력을 좀 느꼈던 것 같다. 외적인 것 말고는 두 캐릭터에 차이점이 없다. 나도 20대를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완성돼있는 캐릭터보다 완성되지 않은 인물을 연기하고 싶은 생각이 더 크다. 이들을 연기하며 다양한 감정을 배우고 느끼는 것 같다.”

-‘조제’를 통해 어떤 걸 배웠나.

“성장통을 겪었다. 작품을 할 때마다 배우로서, 사람으로서 많은 것을 배운다. 부족할 수 있지만, 그만큼 성장도 한다. ‘조제’를 통해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고, 좋은 영향을 많이 받았다. 좋은 사람들의 길을 따라가 보려고 노력하는 것만으로도 좋은 성장이지 않을까 싶다.”

사진=워너브러더스코리아 제공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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