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갤러리아 '상생면세점'의 외관 투시도. 한화갤러리아 제공

7월 관세청의 서울시내 면세점 신규 허가(2곳)를 앞두고 대기업군에 출사표를 던진 7개 업체는 사활을 건 투쟁을 펼치고 있다. 면세점 쟁탈전이 막판으로 접어들수록 경쟁은 더욱 치열해 질 전망이다. 면세점 신규 허가를 노리는 기업들의 분위기와 판세를 사자성어로 풀어봤다.

▲HDC신라·여유만만(餘裕滿滿)

여유가 가득하다. 업계는 신라호텔과 현대아이파크가 공동 출자한 HDC신라의 승리를 점치고 있다. 입지·규모·주차장·논리까지 모든 부분에서 압도적이라는 게 이유다. 대기업에 돌아올 두자리 중 하나는 이미 HDC신라에게 넘어갔다고 평가하고 있을 정도다. 그러나 HDC신라에도 문제는 있다. 최근 정치권이 독과점 논란에 불을 지피고 있다.

▲SK네트웍스·무주공산(無主空山)

SK네트웍스는 나름 성공적인 면세점 사업자다. 이번 경쟁에서도 확실히 뭔가 보여주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외부에서는 경쟁사들에 비해 무게 감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현재 주인이 부재한 상황이다. 재벌그룹의 경우 대형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총수가 움직여야 한다.

▲롯데면세점·허허실실(虛虛實實)

롯데의 경우 이번 서울시내면세점 신규 허가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독과점 논란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쟁자에게 자비심은 없다. 현대와 신세계는 미래의 적이 될 수 있다. 현대와 신세계의 면세점 부지가 롯데면세점 인근이다. 이기는 게임보다 상대가 골을 넣지 못하도록 철벽방어에 집중하고 있다.

▲신세계디에프 사면초가(四面楚歌)

대단히 어려운 상황이다. 초반 외사촌인 이부진 사장에게 버림 받았다. 또 현실적으로 주차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게다가 꾸준히 정용진 회장에 대한 검찰 수사설(3월·5월)이 돌고 있다. 신세계 본점을 부지로 선택하면서 롯데와의 싸움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롯데는 같은 상권에 두 개의 면세점이 들어서길 원하지 않는다. 또 12월 롯데본점에 위치한 롯데면세점의 허가가 만료된다.

▲이랜드 용병수혈(傭兵輸血)

이랜드는 이전까지 면세점 사업을 하지 않았다. 노하우 역시 없다. 이 약점을 해결하기 위해 외국인 용병들을 끌어들였다. 중국 최대 여행사인 완다그룹, 세계 최대 면세기업 듀프리의 도움을 받기로 했다. 이랜드 입장에서는 최고의 선택으로 자평하고 있다. 그러나 용병을 끌어들인 것이 어떤 결과를 나을지는 알 수 없다.

▲한화갤러리아 청출어람(靑出於藍)

면세점 경쟁이 불붙기 전인 4월까지만 해도 갤러리아의 존재감은 '0'이었다. 그런데 경쟁에 뛰어들면서부터 불이 붙었다. 한강을 조망할 수 있는 63빌딩을 부지로 정하고 관광버스 150대 주차 공간을 확보했다. 입찰 의향서 접수도 가장 빨리 하면서 의지를 표명했다. 지난해 제주에서 처음 면세점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역대 기록을 모두 갈아치우는 급 성장세를 보였다.

▲현대DF·온난전선(溫暖前線)

최근 분위기가 좋다. 사회 환원 20% 약속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면세점 업계 신입이지만 백화점에서 잔뼈가 굵은 유통 강자 중 하나라 저력도 있다. 역시 약점은 있다. 무역센터점은 면세점 1위 롯데와 위치에서 겹친다. 강력한 견제를 어떻게 뚫고 나올 것인지가 관건.

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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