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채성오] RPG와 전략 장르의 강세가 두드러진 모바일 게임 시장에 균열이 생겼다. 최근 유명 게임의 지적재산권(IP)를 활용하거나 독특한 게임성을 차별화 요소로 내세운 콘텐츠가 앱마켓 지형도를 변화시키는 모습이다.

▲ 31일 정오기준 구글플레이 스토어-애플 앱스토어 최고매출 순위. 자료=각 앱마켓, 그래픽=채성오기자

가장 주목할 만한 게임은 넥스트플로어의 ‘데스티니 차일드’다. 시프트업과 공동 개발을 맡아 장기간 공을 들인 이 게임은 출시전부터 고퀄리티 일러스트와 라이브 2D 기술로 큰 기대를 모았다.

▲ 넥스트플로어 제공

게임 배경을 가득 채우는 매력적인 ‘차일드’는 콘텐츠의 중심축을 담당하고 있다. 300여종에 달하는 차일드 캐릭터를 모아 나만의 팀을 구성해 전략적인 전투가 가능하다.

차일드는 크게 공격·방어·회복·구속·보조형으로 나뉜다. 각각의 역할에 따라 공격력 및 방어력 등 주요 스탯이 다르며 스킬도 큰 차이를 보인다.

▲ 차일드로 등장하는 이브, 헤르모드, 헤베. 게임화면 캡쳐

스킬은 기본 공격 스킬과 슬라이드 스킬, 드라이브 스킬로 분류된다. 드라이브 스킬의 경우 일종의 ‘궁극기’로 볼 수 있는 최고 스킬로 전투 중 게이지가 100%에 달하면 사용할 수 있다. 드라이브 스킬을 사용할 때 원형에 다다르는 터치 순서에 따라 배드, 굿, 그레이트, 퍼펙트 판정이 내려진다. 퍼펙트 판정을 받으면 피버 게이지 40%를 받게 되며 100%가 되면 적을 연타할 수 있는 ‘피버 타임’이 발동된다.

▲ 이브의 '슬라이드 스킬(왼쪽)'과 헤베만의 '드라이브 스킬'. 게임화면 캡쳐

차별화된 게임성과 함께 주목할 만한 점은 수집욕을 부르는 일러스트다.

2D 원화에 애니메이션 효과를 접목시킨 라이브 2D 기술은 3D 환경에서 구현하기 힘든 고퀄리티 캐릭터에 입체감을 부여한다. ‘창세기전’ ‘블레이드 & 소울’의 아트디렉터를 지낸 김형태 시프트업 대표와 개발팀이 만들어 낸 차일드들은 이 게임이 왜 18세 미만 이용불가(안드로이드 버전 기준)인지를 극명히 드러낸다. iOS 버전의 경우 12세 이상이면 누구나 즐길 수 있도록 설정돼 있다.

데스티니 차일드와 함께 차트를 뒤흔들고 있는 또 하나의 게임은 바로 ‘메이플스토리M’이다. 오랜 개발 기간과 모바일에 대한 최적화를 거쳐 원작의 ‘메이플월드’를 구현하며 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 메이플스토리M. 넥슨 제공

사실 데스티니 차일드가 나오기 이전까지만 해도 메이플스토리M은 앱마켓 최고매출 순위 상위권에 가장 빠르게 접근한 게임으로 평가됐다. 31일 기준 현재 구글플레이 스토어에서는 5위에 랭크됐고 iOS에서는 2~3위를 오고갈 만큼 상승세를 계속하고 있다.

▲ 메이플스토리M 게임 화면. 넥슨 제공

원작을 즐겼던 메이플스토리 유저들이 대거 유입됨과 동시에 아기자기한 캐릭터와 MMORPG를 선호하는 신규 유저층이 합쳐져 강력한 시너지 효과를 거둔 모습이다. 지난 13일 출시 직후, 누적 다운로드 100만건을 달성한데 이어 2주만에 200만 다운로드를 돌파한 바 있다.

모바일 환경에 최적화된 UI와 높은 완성도가 빛을 발휘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흥행 영화 원작을 기반으로 제작된 게임들 역시 친숙함과 게임성을 바탕으로 수직 상승하는 모습이다.

넷마블 게임즈의 마블 퓨처파이트는 개봉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 업데이트를 통해 차트 재진입에 성공했다. 구글플레이 스토어에서는 12위로 숨 고르기 중이지만 앱스토어의 경우 6위를 기록하고 있다. 카카오는 영화 쿵푸팬더 배급사 드림웍스와 공식 라이센스를 체결해 모바일 RPG '쿵푸팬더3 for kakao'를 출시했다.

▲ 쿵푸팬더3 for kakao. 카카오 제공

이 밖에 원스토어에서 핫한 돌풍을 일으킨 ‘아덴(이츠게임즈)’과 원작 IP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삼국지조조전 Online(넥슨)’도 구글플레이 스토어 상위권에 오르며 기존 장기 게임들을 밀어내는 모습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RPG의 홍수로 할 만한 게임이 없다던 평가가 무색할 만큼 신작 퀄리티가 높아진 모습"이라며 "특히 데스티니 차일드의 상승세는 기존 하드코어 RPG들의 초기 시장 선점 속도보다 빨라 게임성에 따른 흥행 기준을 새롭게 쓴 작품"이라고 말했다.

채성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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