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발전설비 늘어도 전력 피크 기여도 불과 1~4%, 겨울철 유독 취약한 태양광 '골머리'
제설 로봇을 설치한 태양광 모듈(우측)과 미설치된 모듈(좌측)의 모습.(사진=리셋컴퍼니)

[한스경제=양세훈 기자] 올겨울 유난히 폭설이 잦아 태양광발전소가 제 역할을 못 하고 있다. 한파로 전력 수요가 높지만 태양광의 전력 피크 기여도는 고작 1~4% 수준이다. 발전 수익은 없고, 오히려 제설작업 비용이 추가되면서 태양광이 그야말로 골칫거리 처지가 된 것이다. 이런 이유로 최근에는 태양광 재설 로봇 등 신기술 속속 등장하고 있어 주목된다.

18일 태양광 업계에 따르면 올겨울 유독 폭설이 잦고 강추위가 이어지면서 일부지역 태양광 발전소 발전량이 제로(0)인 것으로 나타났다. 북극 한파가 몰아쳐 겨울철 최대 전력 수요를 경신한 지난 7일과 8일 피크 기여도는 1%에 불과해 개점휴업 상태나 마찬가지다.

이처럼 피크 기여도가 낮은 이유는 우선 전력수요 피크 시 급전 순위에서 밀린 탓이다. 전기는 발전단가가 낮은 원료가 우선 순이다. 이에 원자력, 화력, 가스 등 순으로 발전소가 가동되기 때문에 이들 발전소는 피크 기여도가 100%에 달하지만, 급전 순위에 밀린 신재생에너지는 뒷순위로 밀릴 수밖에 없다. 더구나 겨울철 미세먼지 관리를 위해 가동을 멈췄던 석탄발전까지 전력 피크 시에 동원되면 태양광의 설 자리는 더욱 좁아진다.

날씨 탓도 한몫한다. 태양광의 경우 야간이나 흐린 날 눈이 내릴 때는 전력을 생산할 수 없다. 특히 올겨울처럼 눈 폭탄이 잦고 한파가 이어지면 내린 눈이 고스란히 태양광 패널에 얼어붙기 때문에 눈이 녹을 때까지 며칠을 방치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또 발전을 위해 제설 작업을 해도 패널 손상이 우려되고 그 비용도 만만치 않아 엄두를 못 내는 곳도 허다하다.

그런데도 정부의 그린뉴딜에 힘입어 태양광설비는 매년 늘고 있다. 한국에너지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기준 국내 신규 설치 태양광 발전 용량은 총 3.6GW로, 전년 동기(2.9GW)대비 24%나 증가했다. 올해는 5GW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겨울철 취약한 태양광발전을 돕기 위해 새로운 기술도 속속 등장한다. 가장 주목받는 곳은 스타트업 A사의 태양광 제설 로봇이다. 이 제설 로봇은 비가 오거나 이슬이 내리면 제품이 스스로 판단해 태양광 모듈 위의 오염물을 씻고 눈이 내릴 시에는 상하운동을 반복하면서 눈이 쌓이지 않도록 한다. 태양광 모듈의 표면을 해치지 않는 것은 물론 1시간 최대 50㎝의 눈이 와도 제설할 수 있고 제품 특성상 영하 40도에서도 5000시간 구동할 수 있다고 한다.

A사 관계자는 “실험 결과 제설로봇을 설치한 패널과 설치하지 않은 패널의 발전량은 연 12% 가량 차이가 난다”면서 “통상 태양광 발전 설비 수명을 15년으로 볼 때 설치 후 3년이면 투자비를 모두 회수할 수 있어 사업성도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양세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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