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화학·포장·의약바이오 사업 진출로 그룹 성장시켜
김상하 삼양그룹 명예회장이 20일 오후 2시 노환으로 별세했다. /삼양그룹 제공

[한스경제=변동진 기자] 김상하 삼양그룹 명예회장이 20일 오후 2시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5세.

고인은 창업주 수당 김연수 선생의 7남 6녀 가운데 5남으로 1926년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 후 1949년 삼양사에 입사했다.

김 명예회장은 1952년 일본 주재원으로 파견돼 제당 사업에 필요한 기술과 인력을 확보했다. 귀국 후에는 울산 제당 공장 건설을 위해 양철 슬레이트로 지은 간이 숙소에서 현장 근로자들과 생활하며 공사에 매진했다.

고인은 특히 삼양사의 화학 분야 진출을 이끌어 그룹의 성장 동력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삼양사가 1968년 폴리에스터 사업에 진출할 때도 기술 도입과 공장 건설을 주도했다.

1975년 삼양사 대표이사 사장에 취임한 후에는 공장 증설 회의에 빠짐없이 참석해 기술 개발과 설비 개선을 강조했고, 삼양사가 국내 최대 폴리에스터 업체로 도약하는 데 핵심 역할을 했다.

삼양그룹은 “고인은 삼양사 사장과 회장을 역임하면서 폴리에스테르 섬유 원료인 TPA,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전분·전분당 사업에 진출해 식품·화학 소재로 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넓혔다”며 “1996년 그룹 회장 취임을 전후해서는 패키징(포장)과 의약 바이오 사업에도 진출해 미래 성장 동력을 준비했다”고 했다.

이어 “고인은 1990년대 국내 화학섬유업계가 신설·증설에 매진할 때는 반대로 화학섬유 사업 확대 중단을 선언하는 등 남다른 혜안을 자랑했다”며 “훗날 외환위기가 닥쳤을 때 많은 이들이 그의 안목에 감탄했다”고 회상했다.

고인은 2010년 양영재단·수당재단·하서학술재단 이사장으로도 취임해 인재 육성과 학문 발전에도 힘썼다.

고인은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대한농구협회장, 제2의 건국 범국민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 한일경제협회장, 환경보전협회장 등 다수의 단체장을 지냈다.

특히 1988년부터 2000년까지 12년간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맡아 역대 최장수 회장이라는 기록을 남겼다.

김 명예회장은 이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생전 동탄산업훈장, 국민훈장 무궁화장, 자랑스러운 전북인상 등을 받았다.

유족으로는 아내 박상례 여사와 아들 원(삼양사 부회장)·정(삼양패키징 부회장) 씨 등 2남이 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20호이며, 발인은 22일 오전 8시 20분이다.
삼양그룹 측은 “고인의 유지를 따르고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조문을 비롯 조화, 부의금을 정중히 사양한다”고 밝혔다.

변동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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