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식 남자농구 대표팀 감독. /연합뉴스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필리핀이 2월로 예정됐던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 예선 개최를 포기했다. 

필리핀 농구협회는 27일(이하 한국 시각) “정부 당국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행제한 조치에 예외를 허용하지 않아 결국 대회 개최를 취소하게 됐다”고 밝혔다. 

FIBA 아시아컵 예선 A조와 C조 경기는 다음 달 18~22일 필리핀 마닐라 북부 클라크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A조 한국, 필리핀, 태국, 인도네시아, C조 호주, 뉴질랜드, 홍콩, 괌이 참가 의사를 나타냈다. 같은 기간 일본 도쿄에서 열릴 예정이던 B조 경기 일정도 최근 코로나19 때문에 개최지가 카타르 도하로 변경된 바 있다. 

FIBA는 대회를 3주 앞둔 시점에서 다른 개최지를 찾아야 한다. 최악의 경우 연기나 취소 가능성도 있다. FIBA는 “참가국(24국) 예선을 모두 진행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앞서 B조 개최 문제도 해결했다. 19일까지 새 개최지를 찾아보겠다”고 밝혔다.

대한농구협회는 지난해 11월 바레인에서 열린 예선 경기 때는 현지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심각해 대표팀을 파견하지 않았다. FIBA는 최근 협회에 16만 스위스프랑(약 2억 원)의 제재금과 대회 승점 2 삭감의 징계를 내렸다. 이어 “다음 대회에 참가하면 징계를 절반으로 줄여주겠다”고 언급했다. 

협회는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이번 대회에 출전하기로 하고, 22일 남자농구대표팀 12인 명단을 발표했다. 12인 명단에는 라건아(전주 KCC), 이승현(고양 오리온), 전준범(울산 현대모비스), 허훈(부산 KT), 김낙현(인천 전자랜드), 변준형(안양 KGC 인삼공사), 이관희(서울 삼성), 안영준(서울 SK), 김시래(창원 LG), 김종규(원주 DB), 강상재(상무), 여준석(용산고) 등이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대표팀 구성을 놓고 협회와 일부 프로농구팀이 갈등 양상을 보였다. 국가대표로 선발된 선수들은 필리핀에 다녀오면 2주간 자가격리를 해야 한다. 한국프로농구연맹(KBL)이 2월 12일부터 23일까지를 대표팀 소집에 따른 휴식기로 잡아뒀지만, 대표팀에 차출된 선수들은 대회 뒤 국내에서 2주간의 자가격리를 마치면 3월 초까지 코트에 나설 수 없다.

프로농구 정규시즌 막판 순위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될 시기에 대표팀을 꾸려야 해 일부 팀이 불만을 드러냈다. 잡음이 일자 김상식(53) 대표팀 감독과 추일승(58) 협회 경기력향상위원장이 아시아컵 예선을 마친 뒤 사임하겠다는 뜻을 차례로 밝혔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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