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박찬구 회장 조카 박철완 상무 특수관계 해소 선언
금호석유화학 본사 전경.(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양세훈 기자] 금호일가의 대를 이은 분쟁이 본격화 됐다. 2010년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간 ‘형제의 난’에 이어 이번에는 조카 박철완(42) 금호석화 상무와 삼촌 박찬구(72) 회장간의 '조카의 난'이다. 재계에서는 이번 경영권 분쟁을 두고 터질게 터졌다는 분위기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박철완 금호석유화학 상무는 전날 공시를 통해 "기존 대표 보고자(박찬구 회장)와의 지분 공동 보유와 특수 관계를 해소한다"고 밝혔다.

박 상무는 금호석화 지분 10%를 보유한 개인 최대 주주지만, 지금까지 박 상무의 지분은 박 회장과 특별관계인으로 묶여 있었다. 박 상무가 이를 해소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재계에서는 이를 두고 박 상무가 삼촌인 박 회장과 결별하고 독자 행보에 나서며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박 상무의 부친인 고 박정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2002년 작고했다. 이후 2010년 형제의 난으로 둘로 쪼개진 금호그룹은 2015년 금호아시아나그룹과 금호석유화학그룹으로 분리됐다.

힘겹게 홀로서기를 해오던 박 상무다. 하지만 지난해 7월 그룹 인사에서 박 회장의 아들인 박준경 전무가 승진하고, 박 상무는 승진에서 누락되면서 경영권 승계에 불리한 형국이 됐다. 박 전무와 박 상무는 동갑내기 사촌 관계로 박 전무가 경영권 승계에는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며 균열 조짐을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아울러 박 상무가 아시아나항공 경영을 희망해 왔지만 한진그룹으로 매각되면서 상실감이 컸다는 후문이다. 이런 여러 상황으로 박 상무가 금호석화의 경영권에 뛰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오다.

최근에는 박 회장이 박 상무에게 금호피앤비 등 계열사를 넘기는 결별설까지 나왔다. 박 상무가 이를 수용할지 여부는 아직 미지수다.

현재 박 상무의 지분은 10%대로 최대 주주지만, 박찬구 회장 측과 비교해서는 열세다. 박 회장 지분율은 6.7%에 아들 박준경 전무 7.2%와 박주형 상무 0.8%의 지분을 합하면 14%대다.

하지만 박 상무는 최근 금호석화 지분을 3~4% 집중 매집한 IS동서 등 우군을 두고 있다. 박 상무가 오는 3월 주주총회에서 IS동서와 연합해 이사 선임·해임 등을 두고 박 회장 측과 표 대결에 나설 가능성이 점쳐진다.

문제는 박 상무에 대한 여론이다. 그를 거둬들인 박 회장에게서 등을 돌리면 우호지문 확보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박 회장 측 우호세력이 세를 불리면 박 상무로서도 열세를 극복하기가 쉽지 않다는 전망이다.

복병은 존재한다. 국민연금이 금호석화 지분 7.9%를 보유하고 있어서다. 지난 2019년 박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에 국민연금은 반대표를 던진 바 있다. 박 상무가 우호세력과 기관투자가를 얼마나 설득할 수 있지가 관건이다.

한편, 금호석유화학은 박 상무의 공시에 대해 내부적으로 상황을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세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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