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카젬 “한국 노동시장, 주요 선진국 대비 뒤처져 있어”
부떼 “한국 시장, 규제 가혹하고 최악…르노 한국에 남고 싶어”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이 28일 ‘제12회 자동차산업발전포럼’에서 주제발표하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연합회 제공

[한스경제=김호연 기자] 한국GM과 르노삼성자동차의 경영진이 직접 나서 현재의 경영난 극복을 위해 정부 정책 개선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조세와 환경, 고용 등에서 규제를 대폭 완화해야 본사로부터 추가 투자를 유치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두 회사는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으로 인한 글로벌 판매량 부진 등으로 적자에 시달리는 등 경영난이 이어지고 있다.

28일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과 크리스토프 부떼 르노삼성자동차 최고재무관리자(CFO)는 이날 오전 ‘제12회 자동차산업발전포럼’에 참석해 주제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카젬 사장은 ‘외투기업 투자 유치를 위한 한국 경쟁력 제고에 대한 제언’을 주제로 발표했다. 부떼 CFO는 ‘르노의 국제사업 경험으로 본 한국 경영·투자환경 국제비교 평가’에 대한 발표를 진행했다.

카젬 사장은 주제 발표에서 “한국GM은 국내 최대의 외국인직접투자기업(FDI)”라며 “국내 사업을 통해 간접적으로 수 만개의 일자리를 지원하고 있으며, 국내 협력업체 고용에도 약15만개 이상의 일자리를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지속되는 갈등적 노사 관계, 단기 싸이클의 노사 협상, 불확실성 및 비용 상승을 확대하고, 투자를 저해하는 불확실한 노동 정책 등 풀어야할 과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GM의 생산 차량 85% 이상이 수출되는 만큼 수출 시장 고객이 원하는 품질, 안정성, 공급과 비용의 확실성을 충족시켜야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른 주요 선진국과 비교해보면, 한국은 중요한 노동 관행들과 규제의 확실성 면에서 뒤처져 있다”며 “한국을 매력적인 투자처로 만드는 요인은 많지만, 이것만으로는 자동차 산업에서 지속되는 도전적인 문제가 많아 외국인직접투자에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크리스토프 부떼 르노삼성자동차 최고재무관리자(CFO)가 28일 ‘제12회 자동차산업발전포럼’에서 주제발표하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연합회 제공

부떼 르노삼성 CFO도 카젬 사장의 발표에 힘을 실었다. 특히 조세 관련 규제 완화를 통해 르노삼성차의 경영 정상화 지원을 간곡히 요청했다.

부떼 CFO는 “한국 기업환경은 자동차제조업체에게 가혹하고 최악이다”라며 “모든 국가들과 비교해 최고로 규제가 엄격하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한국의 조세정책은 법인세와 지방세 등이 선진국의 동향을 역행하고 있다”며 “법인세의 경우 G7과 OECD국가들이 세율을 인하하는 반면 한국은 오히려 증가하고 있고, 지방세 역시 터키나 스페인 등 다른 국가 대비 높은 편”이라고 지적했다.

또 “르노그룹 내에서 부산공장은 스페인 바라돌리드(Valladolid) 공장과 경쟁 관계이나 부산에서 생산한 자동차는 스페인보다 1100달러 정도 더 비싸다”며 “기업의 경쟁력은 이런 작은 거에서부터 시작하며, 르노가 한국 시장에 계속 남아있길 강력히 원하는 만큼 한국 정부의 규제 개선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두 회사의 경영진이 직접 정부의 규제 개선을 요구하고 나선 것은 현재의 경영난 타개를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GM은 지난해 노사 임단협 진행 과정에서 임단협 주기 연장 등의 안건을 두고 노조 파업까지 이어지는 갈등을 겪은 바 있다. 한국GM에 따르면 이로 인해 2만5000여대의 생산 손실이 발생했고, 트레일블레이저 등이 흥행했음에도 적자를 면치 못하는 원인이 됐다.

르노삼성차의 임단협은 해를 넘겨 올해까지 결론을 짓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르노그룹의 경영난이 악화되면서 수익성 강화 대상으로 지목되자 ‘서바이벌 플랜’을 진행해 전 임직원 대상 희망퇴직 등을 시행하고 있다.

김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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