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본지, 1년간 전문가와 심층·공정평가
환경·사회·지배구조 평점 95.5 ;S등급'
블랙록 등 세계적 투자사 ESG반영
평가미달기업 투자대상서 즉각제외
ESG행복경영연구소가 지난 1년여간 준비 끝에 'ESG 평가 지수' 개발에 성공했다. /SK하이닉스 제공

[한스경제=이성노 기자] 글로벌기업과 경쟁하는 국내 기업들의 길라잡이가 될 'ESG 평가지수'가 나왔다. ESG행복경영연구소와 창간 6주년을 맞은 한스경제가 지난 1년여간 각계 전문가들이 참여한 ESG포럼, 전문 자문단 운영 등을 통해 심혈을 기울여 개발한 시총 50대 기업 'ESG 평가 지수' 를 공개했다.  

ESG경영은 이미 글로벌경제의 규범으로 자리잡아 세계적 평가기관인 무디스가 국가별 ESG경쟁력을 평가하고 있으며 모건스탠리, 블랙록 등 글로벌 투자기관은 물론 807조원 자산을 관리하는 국민연금공단 역시 ESG투자를 공식화하고 있다. 국민연금공단은 올해부터 500조원에 이르는 기금을 ESG평가를 통해 투자할 계획이며 또 유럽 등 선진국들은 이미 ESG지표를 잣대로 석탄투자기업, 환경오염 유발기업, 노동착취기업 등에 대한 입찰제한에 나서 수출시장 공략에 나선 국내 기업들이 긴장하고 있다.

따라서 국내외 수많은 언론들이 글로벌경제 최대화두로 부상한 ESG관련 보도를 홍수처럼 쏟아내고 있으나 고민없는 피상적 보도와 핵심을 비껴간 인기영합적 보도, 국내 기업과 미스매치 등으로 기업들은 오히려 길을 잃고 헤매는 상황이다.

이에 ESG행복경제연구소는 분기 혹은 2개월마다 기업의 미래가치와 지속경영의 측정계수인 'ESG 지수' 를 지속적으로 발표, 국내 각 산업 분야별 기업의 ESG경영 현주소를 확인함은 물론 차별화된 ESG경영 콘텐츠 확보와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기여할 계획이다.

기업 경영의 새로운 지표로 자리잡은 ESG는 환경(Environment)과 사회(Social), 지배 구조(Governance)의 약자로 전 세계적으로 기업의 비재무적인 성과를 평가하는 기준으로 자리잡았다. 

ESG행복경제연구소, 국내 언론사 최초 ESG 평가 모델 구축

ESG행복경제연구소는 지난해 2월 ESG행복경제연구소 출범, 6월에는 신진영 한국지배구조연구원장(연세대 교수), 김병욱 국회 자본시장특별위원장(민주당 국회의원) 등이 참석한 ESG포럼 개최, 정·관·재·학계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자문위원단 운영 등 1년여 동안 공정하고 신뢰있는 ESG지수개발에 진력해왔다. 이같은 지난한 과정을 통해 ESG지수개발에 성공한 것은 경제지로서 국내 기업들이 경쟁력을 강화하고 미래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가이던스를 제공하자는 구성원들의 사명감의 구현이다.

ESG행복경제연구소의 'ESG 지수'는 E(환경), S(사회), G(지배구조) 각 항목별 정량 및 정성 평가를 기준으로 ESG 요소 성과를 가중 평가해 산출한 ESG경영 경쟁력 지수로 계속 업데이트를 통해 기업들과 호흡을 함께 할 예정이다. 

ESG 평가는 일반 제무재표 항목에 대한 평가에 비해 비계량, 질적 평가 비중이 크고 회사 내부의 세부적인 사안에 대한 전문적인 평가를 요구하므로 의무공시 내용의 확대, 공시 내용의 표준화, 공시 방법론에 대한 객관성, 신뢰성 확보가 중요하다. 다만, 아직 ESG가 의무 공시가 아닌 만큼 평가 기관마다 평가 기준이 달라 평가 체계 표준화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ESG행복경제연구소의 ESG지수는 기업의 환경(E)‧사회(S)‧지배구조(G) 수준을 각각 4:3:3 비중으로 나눠 평가했다. 특히, 환경문제가 글로벌 위기로 떠오르면서 각국 정부가 환경기후변화에 따른 글로벌 탄소저감 정책에 맞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하고 있는 만큼 환경(E)에 평가 비중을 가장 많이 뒀다. 

ESG행복경제연구소의 ESG지수는 ▲환경부 ▲고용노동부 ▲보건복지부 ▲식품의약품안전처 ▲행전안전부 ▲금융감독원전자공시시스템 등 공신력 있는 19개 공공기관을 비롯해 이니셔티브(인증 및 협회), 고객만족도 조사, 신용‧회사채 등급, 기업공시 그리고 증권사 심층 리포트를 활용해 신뢰도를 높였다.

특히, 기존 ESG 평가기관들이 활용하지 않았던 회사채 신용등급이나 소비자 만족도 등은 ESG경영과 상관관계가 높다고 판단해 지수에 활용해 전문적인 미세조정 등을 거쳐 차별화했다. 또 다년간 경제·산업·금융 현장을 누빈 각 분야 전문 기자들의 역량이 축적된 언론사 노하우와 미디어 정보 및 대중의 여론 분석으로 정성평가의 어려움을 극복했다.

아울러, 평가 과정에서 기업들에게 부담을 주는 주관성을 최대한 배제하기 위해 평가 지표를 객관화, 개량화하려고 노력했다.이같은 이유로 45개 평가 항목 가운데 절반이 넘는 27개 항목을 정량평가로 진행했다.

ESG행복경영연구소 자문위원단이 정례 회의를 통해 ESG행복경제연구소의 ESG 지수 발전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ESG행복경제연구소 DB

SK하이닉스 ESG 평가 유일 'S등급'…한진칼·셀트리온은 'D등급'

국내 시총 50대 기업을 대상으로 ESG행복경제연구소의 ESG 평가지수를 적용한 결과 SK하이닉스가 평점 95.5(E:95.3점·S:96.8점·G:94.6점)로 1위를 기록했다. 이어 ▲KT(평점:94.2/E:92.4점·S:96.1점·G:94.8점) ▲삼성전자(평점:93.8/E:92.4점·S:96.2점·G:93.3점) ▲SK텔레콤(평점:93.7/E:91.3점·S:97.8점·G:92.7점) ▲현대자동차(평점:93.7/E:92.4점·S:93.3점·G:95.7점) 등이 '톱5'를 구성했다. 

평가등급별로 보면 SK하이닉스는 평가 대상 가운데 유일한 'S등급(최상위)'을 부여받았고, ▲KT ▲삼성전자 ▲SK텔리콤 ▲현대자동차 모두 'A+등급(매우우수)'을 받았다.

반면 한진칼은 평점 79(E:74.7점·S:82.9점·G:80.8점)에 그쳐 시총 50대 기업 가운데 최하위에 머물렀다.

한진칼과 더불어 ▲셀트리온(평점:79.4/E:73.6점·S:77.9점·G:88.8점) ▲삼성바이오로직스(평점:80.2/E:71.4점·S:86.6점·G:85.5점)▲엔씨소프트(평점:82.6/E:74.7점·S:89.8점·G:85.9점) ▲고려아연(평점:83.6/E:82.3점·S:82.4점·G:86.6점)이 하위권을 기록했다. 

한진칼과 센트리온은 'D등급(부족)'을 받았으며 ▲삼성바이오로직스 ▲엔씨소프트 ▲고려아연은 모두 'C등급(취약)'을 기록했다. 

ESG행복경제연구소는 분기 혹은 2개월마다 ESG 평가 결과를 보정해 상위권 기업은 ESG경영을 선도하고 있는 최고의 기업으로서 중소기업들이 벤치마킹할 모범사례를 제시함은 물론 ESG경영 정책 수립과 경쟁력 제고에 일조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치한 ESG행복경제연구소 부소장은 "앞으로 ESG행복경제연구소는 더욱더 다양한 경제 주체를 대상으로 ESG 평가를 확대 적용해 ESG경영이 사회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ESG포럼, ESG 우수기업 시상식 등을 개최해 사회적 인식을 확산하고 업계 전반에 긍정적 기조를 전파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경영 키워드로 자리잡은 ESG…왜 ESG인가

"매출과 영업이익 등 종전 재무성과를 중심으로 한 기업가치 평가 방식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습니다. 기업도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중심의 근본적인 변화를 추구해야 합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해 공식석상에서 ESG 경영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이다. 

전세계적으로 ESG에 대한 주목이 높아지는 근본적인 이유는 ESG가 기업경영과 투자의 가치 기준으로 새롭게 부각됐기 때문이다. 

과거 기업 경영의 패러다임은 주주자본주의에 의한 주주가치 극대화로 이윤창출이 가장 중요한 가치였지만, 시대 흐름과 함께 기업의 경영가치는 재무적 성과보다 ESG평가 기준이 제시하는 비재무적 요소들이 핵심 가치로 떠오르고 있다. 

글로벌 기후변화 위기와 코로나19가 촉발한 글로벌 변동성과 불안정성이 기업의 미래 불확실성을 증폭시키고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기업이 미래 지속성을 높이기 위해 ‘경제적 가치’뿐만 아니라 사회적 ‘비재무적 요소’를 고려해 기업가치를 높이는 경영활동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즉 '지속가능한 경영'에 영향을 미치는 비재무적 요소가 기업 가치 평가의 핵심 기준이 된 것이다. 

국내 시총 50대 기업을 대상으로 ESG행복경제연구소의 ESG 평가지수를 적용한 결과 SK하이닉스가 평점 95.5(E:95.3점·S:96.8점·G:94.6점)로 1위를 기록했다. /연합뉴스

착한 기업이 돈 버는 선순환구조...ESG, 선택 아닌 '생존'의 문제 

이제 착한 기업이 돈을 버는 시대가 도래했다. 실적하락은 단기적이지만, 신뢰추락의 결과는 장기적이기 때문이다. 이렇듯 착한기업의 중요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국내에서도 ESG 경영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삼정KPMG가 발간한 ‘ESG 경영 시대, 전략 패러다임 대전환’ 보고서에 따르면 ESG 요소는 자금조달·투자 기준으로 부상하고 있다. 투자 결정을 내릴 때 기업의 지속가능성이나 사회적 책임 등의 요인을 재무 성과와 함께 고려하는 것이다.

금융사의 기업여신 심사 및 연기금의 투자 심사 시 ESG 요소를 고려하는 추세로, 향후 기업 자금조달 시 ESG의 중요성은 증대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발발을 계기로 글로벌 ESG 채권 발행이 확대된 가운데 국내에서도 ESG 채권을 통한 자금조달과 유형 다양화 그리고 ESG 펀드로의 자금 유입이 높아지고 있다. 

블랙록 등 세계적인 투자사는 ESG 저평가 기업에 대한 투자철회 등을 천명하고 있다. 한광열 NH투자증권 연구원은 ESG가 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진단한 보고서를 통해 “ESG가 기업에 직접적이고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는 부분은 자금 조달”이라며 “자본 증액과 부채 발행 모두 자금 모집의 수월성과 조달 비용에서 ESG 여부에 따라 차이가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강봉주 메리츠화재 연구원이 작성한 '2021년 ESG 동향 점검'에 따르면 투자 측면에서 ESG가 가속화되는 큰 동력은 연기금, 운용사 등이 ESG 투자 철학을 강화하며 피투자회사에 ESG 경영을 요구하고 있다. 이미 ESG 투자가 일반화된 미국, 유럽의 경우 블랙록 자산운용(자산 규모 세계 1위)등을 중심으로 주요 연기금 및 운용사들은 ESG 등급을 포트폴리오 내 투자 비중 조절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이에 관련한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도 강화하고 있다.

강 연구원은 "ESG 경쟁력은 기업의 장기 경쟁력 강화로 연결될 것"이라며 "향후에는 투자 업계에서 ESG 평가가 강화될수록 분기, 연간 단위의 ESG 평가 등급 변화나 ESG 관련 상시 뉴스가 단기 주가에 미치는 영향도 강화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ESG 관련 의무 공시의 확대 역시 ESG 투자 활성화를 부추기로 있다. ESG 공시는 기업 활동의 환경과 사회적 책임 이행 성과와 지배구조의 투명성 등 비재무적 정보를 시장에 전달하며, 기업의 수익성을 보여주는 재무공시와 함께 기업에 대한 시장규율을 제고하기 위한 중요한 수단이다. 우리 정부도 ESG 책임투자 기반조성을 위해 ESG 관련 거래소 자율공시를 활성화하고 이를 단계적으로 의무화해, 2030년까지 모든 코스피 상장기업에 대해 ESG 공시를 의무화하기로 한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지구적인 환경문제...바이든 미 대통령 당선으로 ESG 핵심으로 부상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파리 기후 협약 재가입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 제로(0) 달성 ▲청정 에너지에 2조 달러(약 2200조원) 투자 등 친환경 정책 공약을 내걸었다. 이에 따라 경제 주요국의 ESG에 대한 관심을 한층 고조된 분위기다. 글로벌경제 핵심 이슈로 떠오른 ESG 경영이 바이든 정부 출범과 함께 급물살을 타고 있다. 

전문가들은 친환경·재생에너지 투자 확대를 내건 ‘바이드노믹스’가 글로벌 경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헨리 페르난데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회장은 세계경제연구원이 조최한 포럼에서 “바이든 당선으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더 중요해졌다”며 “바이든 행정부에서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정책이 많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각국 정부도 ESG 관련 규제·정책을 적극적으로 제도화하고 있다. 2013년 28개에 불과했던 글로벌 ESG 신규 규제·정책은 2018년에는 210개까지 증가했다. 최근 2년간 4배 이상 늘어난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 취임으로 증가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ESG 펀드 규모 또한 매년 커지고 있다. 글로벌지속가능투자연합(GSIA)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ESG펀드 규모를 45조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세계적인 투자은행 뱅크 오브 아메리카(Bank of America) 역시 향후 20년간 ESG 펀드에 20조달러의 신규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아울러 도이치뱅크(Deutsche Bank)의 발표에 따르면 2014년 18조 달러였던 글로벌 ESG 투자는 2030년에는 100조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성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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