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혁 교수는 지난해 한스경제가 주최한 '제1회 ESG행복포럼'에 참석해 'ESG관점에서의 환경경영'이라는 주제로 강연한 바 있다. 사진은 강연 중인 이재혁 교수

[한스경제=변세영 기자] '100년 기업을 위하여' 기업이 영속하려면 지속가능한 전략이 필요하다. 착한 기업의 평가기준이 되는 ESG가 대두되는 이유다. ESG행복경제연구소는 ESG분야의 전문가로 손꼽히는 고려대학교 이재혁 교수와의 인터뷰를 통해 ESG의 필요성과 현황, 나아가 기업과 정부의 역할에 대해 고찰해봤다.

 

Q. ESG경영, 왜 필요한가?

A. 경제적 가치에 대해서는 아무런 제론의 여지가 없다. 과거에는 기업이 돈을 버는 과정에서 사회적 물의 같은, 소위 갑질문화가 있어도 어느 정도 허용되는 분위기였다. 

이런 과정에서 미디어와 온라인이 발전하면서 소비자와 주주들이 기업이 돈을 버는 과정에 포커스를 맞추기 시작했다. 비재무 측면으로 돈을 버는 과정에 주목하는 형태로 변화한 것이다.

더이상 경제가치가 중요하지 않다는 게 아니다. 지속가능하려면 재무적 결과를 만드는 과정에서 환경, 사회, 지배구조(ESG)를 고려해야 한다는 뜻이다. 결국 사회적인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기업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인식의 변화다.

 

Q. 글로벌 무대에서 한국의 ESG 레벨은 어느 정도라고 보는가?

A. 우리나라는 ESG 측면에서 룰팔로워(Rule Follower, 규칙을 따르는 자) 입장이다. 관련 정책이 세계적으로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이를 따라가는 형태다. 국내에서 만든 이니셔티브(주도권)이 거의 없다. 대표적으로 'RE100'을 꼽을 수 있다.

이는 ‘재생에너지(Renewable Energy) 100%’의 약자로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량의 100%를 2050년까지 풍력·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전력으로 충당하겠다는 목표의 국제 캠페인이다.

2014년 영국 런던의 다국적 비영리기구를 통해 촉매가 됐다. 우리나라 기업의 경우, 제도적인 환경구축이 부족한 상태에서 따라만 가는 입장이다 보니 이를 적용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룰팔로워는 만년 2등 국가일 수밖에 없다. 이제는 이니시에이트(Initiate, 개시자)가 돼야 한다.

 

Q. 기업 전반에서 ESG의 중요성을 점차 확대되고 있다. 진정한 의미의 ESG경영이 이뤄지기 위해 기업 경영자에게 요구되는 점은 무엇인지

A. 우선 기업의 총수로서 ESG 정의를 정확히 알고, 타인에게 설명할 정도가 돼야 한다. 이는 회사가 기존에 진행하던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나 사회공헌 등과 무슨 차이가 있는지 등 세세한 부분까지 파악해야한다는 의미다.

기업은 지속가능해야 미래를 보장받는다. ESG경영이 회사의 발전을 위해 왜 필요한지, 선택보다는 필수적인 요인이라는 걸 잘 이해해야 한다. 아울러 단지 리스크 차원이 아니라 새로운 기회를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의 전환이 요구된다.

결과적으로 내가 누구인지를 인지해야 한다. 우리 회사의 산업 특성과 비즈니스 역량을 분석적으로 돌아봐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면서 수많은 ESG경영 활동 중 어느 것을 먼저 적용할지 우선순위를 정하고, 이를 실천해나가는 게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

 

Q. 전방위적인 ESG는 어느 한쪽만 노력해서 이뤄지는 게 아니라 국가차원의 전략도 필요해 보인다. 정부역할은 무엇인지

A. 국내 기업이 글로벌 ESG 흐름에 발맞출 수 있도록 정책을 보는 게 중요하다. 기업에게 패널티를 주기보다, 세계적으로 한국 기업이 더 성장할 수 있게 개선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기업 실무자의 의견을 직접 물어보는 방안이 효과적일 수 있다. 경우에 따라 각 기업의 담당자 및 실무자, 학계 등이 모여 다 같이 토론회를 통해 정부정책이 필요한 분야가 무엇인지 나눠보는 기회도 고려해볼 만 하다.

궁극적으로는 대한민국 정부가 룰셋터(Rule Setter, 규칙을 제정하는 자)가 돼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는 탄소중립에 중심이 맞춰져 있지만, 미국과 같은 국가에서는 이미 탄소 네거티브 측면에 대한 얘기가 나오고 있다. 정부가 이니시에이트 기능을 해준다면 국내 기업의 ESG 역량이 많이 변할 것이다.

변세영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