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54개사 부패방지경영시스템 도입
제약·바이오사 연구원. /연합뉴스

[한스경제=변동진 기자] 오랜 기간 제약·바이오산업을 따라다닌 꼬리표는 ‘불법 리베이트’다. 하지만 최근 이 같은 이미지를 지우기 위해 부패방지경영시스템(ISO 37001) 도입, 청렴지수를 높이고 있다. 

특히 GC녹십자와 셀트리온은 코로나19 팬데믹 종식을 위해 치료제를 무상으로 공급’하는 등 사회적책임경영(CSR)을 실천하는 모범 기업으로 주목받았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ISO 37001을 도입한 기업들은 ▲반부패 윤리문화(업무의 투명한 처리, 청탁 등) ▲부패방지 제도(부패 행위 신고제도 등) ▲내·외부 업무 청렴(인사, 금품수수 등) ▲윤리경영 리더십(최고경영자의 노력 등) 등에서 4.34점(5점 만점)을 기록했다. 이는 도입중인 기업들(4.29점)이나 도입하지 않은 기업(3.89)에 비해 높은 수치다.

‘ISO 37001’은 반부패 관리를 위해 국제표준화기구(ISO)가 제정한 국제 규격의 표준 가이드라인이다.

협회와 한국투명성기구가 지난해 8월부터 올해 1월까지 약 6개월간 진행한 ‘제약·바이오산업 ISO 37001 인증사업 도입 효과 분석 연구’를 분석했다.

이번 연구는 객관성을 높이고자 한국투명성기구가 총 4200명의 제약기업 임직원 명단 중 무작위로 설문 대상을 선별해 1620명의 결과를 바탕으로 진행했다.

최근 1~2년 사이 청렴과 윤리적 행동에 대한 생각에서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난 이유를 묻는 질문에 대해 ISO 37001 도입 기업은 ‘교육, 리스크 평가 등 ISO 37001 프로그램 참가’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고 답했다.

반면 ISO 37001을 도입 중인 기업은 ‘대표 이사의 반부패 청렴의지’가, 미도입 기업은 ‘사회적 반부패 분위기’가 각각 임직원 윤리의식 변화의 주된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꼽았다. 임원 및 간부, 동료 직원의 반부패에 대한 태도 변화도 윤리의식 개선 요인으로 나타났다.

현재 유한양행·CG녹십자·종근당·대웅제약·한미약품·동아ST 등 54개사다. 이외 10개사가 도입 인증 중이거나 추진하고 있다.

한국투명성기구는 “최고경영자의 관심과 의지를 윤리경영 성공의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았다”며 “제도의 도입 못지않게 전담조직 구성 및 권한 강화, 내부심사원 활동의 적극 지원, 실행·평가·개선 등 과정에서의 전직원 참여, 부패행위 신고채널 구축, 지속적인 교육과 개선 등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원희목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회장은 “ISO 37001 인증은 회사가 윤리경영 인프라를 구축하는 과정”이라며 “올해도 사업을 지속하고 연구 결과를 적극 활용해 회원사의 윤리경영이 정착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렉키로나. /셀트리온 제공

코로나19 치료제 무상 공급…사회적가치 창출

윤리경영뿐 아니라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한 업계의 노력도 계속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셀트리온과 GC녹십자를 꼽을 수 있다.

셀트리온은 지난달 17일부터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렉키로나’를 의료기관에 무상 공급 중이다. 회사 측은 이미 국내 환자 치료 목적으로 10만명분 생산을 완료했으며, 수요에 따라 연간 150만~300만명분을 생산할 계획이다.

코로나19 혈장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 GC녹십자 역시 국내 환자들을 대상으로 전면 무상 공급을 약속했다. 수량 제한이나 전제 조건도 없다.

양사가 무상 공급을 결정한 까닭은 금전적 손해를 보더라도 코로나19 대유행 종식에 일조하기 위해서다.

허은철 GC녹십자 사장은 “사상 초유의 감염병 치료를 위해 쓰이는 의약품은 오롯이 국민 보건 안정화를 위해 쓰여야 한다”며 “코로나19를 극복한 우리나라 국민의 힘을 한데 모아 만들어지는 혈장치료제 플랫폼은 금전 이상의 가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변동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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