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민첩함·안정성 돋보여…저온에도 배터리 능력 감소폭 적은 편
르노삼성자동차가 지난해 8월 국내 출시한 르노 조에. /김호연 기자

[한스경제=김호연 기자] 전기차 르노 조에를 지난달 19일에서 20일 이틀 간 시승했다. 시승 당시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는 등 성능이 제한되는 환경에 놓여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주행을 보여줘 가성비가 매력적인 차량이었다.

시승은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에서 경기도 용인의 기흥역 AK플라자 인근, 이튿날 인천 청라지구를 왕복하는 총 168.9㎞ 구간에서 진행했다. 다양한 지역에서 시승을 진행한 만큼 도심과 고속도로, 램프구간 등 현대인이 주로 접할 수 있는 주행 환경에서의 차량의 성능을 시험할 수 있었다.

조에는 지난해 8월 르노삼성자동차가 국내 출시했다. 20~30대 사회초년생부터 다양한 연령대의 소비자가 접근할 수 있도록 가성비를 끌어올린 것이 특징이다. 가격 대비 우수한 성능을 자랑해 지난 22일 한국자동차기자협회에서 진행한 ‘2021 올해의 차’ 시상식에서 ‘올해의 전기차 세단(해치백 포함)’에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르노삼성자동차가 지난해 8월 국내 출시한 르노 조에. /김호연 기자

차량의 크기는 생각했던 것보다 작았다. 해치백으로 날렵하면서 동글동글한 느낌이 강했다. 전체적으로 공격적인 직선보다 유려한 곡선을 살려 부드러운 인상을 심어줬다.

전장은 4084㎜, 전폭 1730㎜, 전고 1560㎜로 국내 동급 해치백 현대차 ‘i30’ 보다 약간 작다. 축간거리는 2650㎜로 오히려 여유가 있었다.

전면부는 중앙에 로장주 엠블럼이 자리하고 있다. 엠블럼 안에 충전구가 들어가도록 디자인해 충전구 덮개로 인해 외관에서 느껴질 수 있는 위화감을 최소화했다. 후드의 윤곽선이 엠블럼까지 부드럽게 연결되며, 프런트 범퍼에는 그릴과 안개등 주변에 크롬 인서트가 더해져 전면부 하단까지 빈틈없이 돋보인다.

측면엔 선 하나를 나오게 해 단조롭게 보일 수 있는 디자인에 포인트를 줬다. 2열 문 손잡이는 유리창과 트렁크 사이 검은색 삼각형이다. 손가락으로 지문 모양이 새겨진 부분을 누르면 손잡이가 튀어나오고, 이걸 잡아당겨 문을 연다.

후면은 개성적인 형태의 LED 다이내믹 턴 시그널 램프를 장착해 포인트를 줬다.

르노 조에의 2열 내부. /김호연 기자

인테리어는 아쉬움이 남았다. 1열과 2열 전체적으로 레그룸이 좁았는데, 신발 크기가 280㎜인 기자의 발로 평소 습관처럼 가속 페달을 밟으려 하자 브레이크 페달이 걸려 적응이 필요했다.

시트의 각도와 위치는 전부 수동으로 조작해야 했다. 스마트폰 무선충전시스템은 중앙수납공간 아래에 배치되어 있었는데 기기를 넣고 꺼낼 때 위아래가 조금씩 걸려 거추장스러움이 있었다.

그 외 전반적인 디자인은 깔끔한 느낌을 줬다. 센터페시아엔 9.3인치 세로형 디스플레이를 배치해 작은 차체에도 넓어 보이는 공간감을 준 게 인상적이었다.

르노 조에의 1열. /김호연 기자

본격적으로 도로로 나아가자 생각보다 힘 있는 주행을 보여줬다. 진동 없이 ‘우웅’ 하는 모터 소리를 내면서 부드럽게 앞으로 나아갔다.

조에는 100㎾급 최신 R245모터를 장착했다. 최고 출력은 136마력, 최대 토크는 25㎏.m로 크기 대비 높은 토크가 눈에 띄었다. 50㎞/h에 도달하는 데 필요한 시간은 3.6초에 불과하다.

실제로 가속을 시작하자 빠르게 앞으로 나아갔고, 운전자가 가속 페달을 밟을 때마다 민첩하게 반응했다. 내연기관차라면 다소 버거웠을 오르막길도 막힘없이 올라갔다.

핸들링도 부드럽고 깔끔했는데, 스티어링 휠의 움직임이 가벼워 곡선구간과 도심에서 원하는 만큼 방향을 바꿀 수 있었다.

‘B-모드’를 이용하자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는 순간 엔진 브레이크와 유사한 감속이 이뤄졌다. 그러면서 운동 에너지를 전기로 전환시켜 배터리를 자체충전하는 ‘회생제동’ 기능도 사용할 수 있었다.

르노 조에의 충전구. /김호연 기자

조에는 저온에서도 안정적으로 제 기능을 발휘했다. 전기차 배터리는 추위에 취약해 방전이 빨라지고, 원래 기능의 20~30%만 발휘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승을 시작한 날 최저기온은 영하 7도였고, 바람이 강하게 불었다.

하지만 배터리 잔량이 약 95% 남아 있는 상태에서 주행 가능한 거리는 약 370㎞에 달했다. 이는 환경부 기준인 309㎞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로 WLTP 기준 395㎞엔 못 미치지만 준수한 성능을 보여줬다. 다음날에도 주행가능거리는 전날 주행을 마쳤을 때와 거의 차이가 없었다.

시승 둘째 날 돌아오는 길엔 시흥 하늘휴게소에 들러 차량을 충전했다. 배터리 잔량이 약 51% 남아있을 때 충전을 시작했고, 휴게소에 비치된 35.9㎾급 DC급속충전기를 이용했다.

완충에는 약 1시간 5분이 예상됐지만 충전기 사용가능 시간은 40분으로 제한돼 있었다. 충전을 마치자 배터리의 약 70%까지 게이지가 올라가 있었다.

조에의 편의사양으로는 ▲후방카메라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오토홀드 포함) ▲오토 클로징 & 오프닝 기능 ▲스마트폰 무선 충전 시스템 등이 적용됐다.

하지만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기능이 탑재되지 않은 것은 아쉬운 점으로 남았다. 르노삼성차는 향후 연식변경을 통해 해당 기능을 추가할 계획이다.

르노 조에는 3개의 트림으로 출시되며 가격은 ▲젠(ZEN) 3995만원 ▲인텐스 에코(INTENS ECO) 4245만원 ▲인텐스(INTENS) 4395만원이다.

환경부의 국고 보조금 736만원과 지자체별 추가 보조금 적용 시 서울시의 경우 최저 2809만원, 제주도의 경우 최저 2759만원에 구매가 가능하다.

김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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