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 Mr . 마켓 <76회> 글·김지훈

종교가 꿈꾸는 궁극의 목표 …. 영생.

영원한 삶 …. 젊고 강한 몸으로 …. 판타지늄이라면 가능하다.

판타지늄의 입자 구조를 설계한 사람은 …. 준.

고작 25세이지만 …. 스웨덴의 한림원에서는 노벨상 수상 선정 사실을 알려왔다 …. 몇 달 후면, 최연소 노벨상 수상자가 꼬레아에서 탄생한다.

준은 신세대답게 인터넷에서 관련 자료들을 모았지만, 판타지늄의 입자 구조를 결정할 수 있었던 것은 …. 고고학의 성과였다.

몇 년 전, 이집트에서 발굴된 미라의 나이가 240살로 측정되었다. 측정 오류라고 생각했지만 …. 초정밀 측정을 반복해도 …. 95% 신뢰구간을 설정해도 …. 미라의 나이는 최소 200살이 넘었다. 어쩌면 500년을 살았을지도 모른다.

놀라운 것은 그 미라의 건강 상태였다. 미라의 가슴에는 치명적인 상처가 있었지만 …. 그 육체는 20대였다 …. 다시 말해 …. 미라는 20대의 건강한 몸으로 200년 …. 어쩌면 500년을 살았다. 신석기 시대에 그런 것이 가능했을까? 이 고고학적 미스터리를 풀어낸 것이 생체 금속 이론이었다. 이집트의 연금술사들은 납을 금으로 만들려고 했을 뿐 아니라, 영생에 이르는 물질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다. 객관적으로 봤을 때, 종교적 망상에 불과하지만, 신석기 시대의 누군가는 이미 그 방법을 터득했을지도 모른다.

“아버지도 어머니도 절 믿어주지 않았는데, 당신은 절 믿어주었어요.”

준은 가볍게 기지개를 켜며, 말했는데, 내가 볼 땐, 허세에 가까운 …. 괜한 여유였다.

“믿은 건 아니야 …. 그냥 절실해 보였을 뿐이야.”

“지금도 그렇게 보이나요?”

“글쎄?”

“노벨상은 받지 않겠어요.”

준은 뚱한 표정으로 너무 쉽게 말했다. 판타지늄 개발로 엄청난 미래를 열어놓았지만, 정작 그 자신은 무엇을 했는지 모르는 것 같다.

“노벨상은 자네의 영광일 뿐 아니라, 국가와 세계의 축제이기도 해. 손바닥 뒤집듯, 쉽게 거절할 수 있는 게 아니야. 자네 혼자 받는 게 아니라, 국가를 대표해서 받는 거로 생각해 주게. 노벨상을 거절하는 건 …. 많은 사람의 기쁨을 빼앗는 것이기도 해.”

“걱정 마세요. 제가 받지 않더라도 …. 누군가 받을 거예요.”

“노벨상이 싫은 이유가 뭔가?”

“노벨상을 받은 사람보다 거절한 사람이 더 오래 기억되거든요.”

“그렇지 않아. 지금까지 노벨상을 거절한 사람은 두 명인데 …. 이름을 알고 있나?”

“그분들도 제 이름은 모를 걸요.”

“말장난 하자는 게 아니야.”

나는 준엄하게 준을 노려보았다. 준은 가볍게 침을 삼키고, 어깨에 힘을 빼며, 대답했다.

“판타지늄은 완성된 기술이 아녜요.”

“모든 게 그렇지. 완전무결한 것은 그 어디에서 없어.”

“그 정도가 아니라, 판타지늄은 실패작이에요.”

“모든 게 그래. 이 세상 모든 것은 결국 실패작이야. 인간의 손에서 완벽이 탄생할 거로 생각하나?”

우리 둘의 대화는 …. 의미 없는 논리 게임이 되고 있었다. 준은 양손으로 얼굴을 감싸며 고개를 숙였다. 뉴욕 상품 거래소에서 패배자들이 보이는 행동이었다. 녀석은 젊었지만, 그만큼 어리다. 어쩌면 갑작스러운 성공으로 당황스럽고 두려울 수도 있다. 나도 첫 백만 달러를 벌었을 때 …. 그랬다.

“민은 요즘 잘 지내나?”

내가 묻자, 준은 숙였던 고개를 들며, 얼굴을 감쌌던 손을 내렸다. 민은 그의 여자 친구였고 …. 멘토이자 …. 천사였다. 주체할 수 없는 천재성으로 천방지축 날뛰던, 준을 길들인 여자였다.

한국스포츠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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