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서울 집값 잠잠한 가운데 홀로 상승 지속
"서울·경기 약진에 '키 맞추기'… 대안 작용"
인천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일대 아파트. /연합뉴스

[한스경제=김준희 기자] 서울 부동산 시장 열기가 잠잠해지는 가운데 인천이 나홀로 불꽃을 태우고 있다. 아파트 등 주거용 부동산은 물론 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까지 상승곡선을 그리면서 열기를 더해가는 분위기다.

14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인천 아파트값 상승률은 5.50%로 서울(1.05%)의 5배를 넘어섰다. 인천 연수구는 상승률 10.00%로 아파트값 상승률 상위 5개 지역에 이름을 올렸다.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에서도 상승세는 뚜렷하다. 지난 5일 기준 인천 아파트 매맷값 변동률은 0.49로 3월 넷째 주 0.36에서 0.46으로 올라선 뒤 3주 연속 오름폭을 키웠다.

상승폭을 줄여가는 서울과는 정반대 모습이다. 인천지하철 1호선과 2호선 검단 연장, 서울지하철 5호선 연장,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개발 등 교통 호재가 실수요자·투자자 유입을 이끌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서울과 경기 집값이 급등하는 동안 상대적으로 덜 올랐다는 인식도 한몫했다.

실제 인천 연수구 송도동 더샵센트럴파크1차 전용 109.9269㎡는 지난달 19일 38층 매물이 10억4800만원에 거래되며 처음으로 10억원을 넘겼다. 인천 중구 중산동 스카이시티자이 아파트 전용 98.9437㎡도 지난 4일 17층이 6억5000만원에 거래돼 종전 최고가 5억6000만원을 경신했다.

주거용 부동산 시장뿐만 아니라 수익형 부동산 시장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수익형 부동산 연구개발기업 상가정보연구소가 한국부동산원 통계를 분석한 결과에 의하면 올해 3월 인천 오피스텔 평균 수익률은 5.16%로 전국 평균인 4.77%를 웃돌았다. 이는 경기 4.79%, 서울 4.33%보다도 높은 수익률이다.

수도권 상가 시장에서도 인천은 다른 지역 대비 선방했다. 지난해 4분기 기준 수도권 중대형 상가 소득 수익률 중 인천이 1.06%로 가장 높았다. 경기 1.05%, 서울 0.77% 순이었다.

조현택 상가정보연구소 연구원은 “수도권 중 인천 지역 수익형 부동산 매매 금액이 서울·경기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하기 때문에 더욱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인천 부동산 시장이 뜨거워진 이유는 서울·경기 쪽 약진이 두드러지면서 ‘키 맞추기’에 나선 것이라는 게 전문가의 시선이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주택 마련 수요자에게 가장 중요한 건 가격”이라며 “서울·경기권이 급등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덜 오른 걸 찾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물론 여러 교통 호재가 있지만 그런 건 부가적인 이슈고 실질적으로는 ‘아직 싸다’, ‘저평가다’라고 인식하는 게 크다”며 “서울·경기가 많이 오르면서 키 맞추기, 갭 메우기가 여전히 반복되는 거라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송도신도시·청라국제도시·영종하늘도시 등 계획도시와 인천공항 등 업무시설이 대규모로 들어선 점도 매수세 유입을 이끌었다고 봤다. 윤 연구원은 “과거에는 인천이 송도나 청라 같은 지역을 품고 있지 않았다”며 “지금은 선호도 높은 고층 아파트가 인천 내에도 상당해지면서 대안으로써 작용이 가능해졌다. 입주여건이 지금은 상대적으로 부족해 보여도 길게 봐서는 수도권 범주 안에선 인천도 눈을 돌릴 만하다고 인식이 돼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과거에는 업무시설이 인천 쪽에 많지 않았지만 지금은 송도·영종을 비롯해 인천공항이나 대규모 업무시설이 위치하면서 소득 수준이 많이 올라왔다”며 “공항철도를 통해 서울 도심 접근도 용이하기 때문에 이런 철도노선을 비롯해 새롭게 조성된 신도시, 업무시설 등이 과거와 다른 평가를 받으면서 서울·경기 수준을 따라잡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희 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