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철 우리카드 감독. /임민환 기자

[한스경제=박종민 기자] 신영철(57) 우리카드 감독이 로베르토 산틸리(56) 대한항공 감독을 비판했다.

신영철 감독은 17일 오후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리는 프로배구 도드람 2020-2021 V리그 남자부 대한항공과 챔피언결정 5차전을 앞두고 “오늘 산틸리 감독과 악수도 안 할 것이다”라고 힘주었다.

양팀은 이번 챔프전 시리즈에서 2승 2패를 기록 중이다.

신영철 감독이 분노한 사연은 이렇다. 앞서 15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챔피언결정 4차전을 앞두고 사전 인터뷰를 끝낸 신영철 감독은 소속 선수 알렉스가 ‘적장’ 산틸리 감독에게 인사하는 장면을 목격했다. 신영철 감독은 5차전을 앞두고 그 장면이 생각나 알렉스에게 대화 내용을 물었고, 당시 산틸리 감독이 “너(알렉스) 경기하는 거 두고 보겠다”라고 말한 사실을 확인하고 분노했다.

신영철 감독은 “제가 봤을 땐 그 상황에서 상대 선수의 인사는 좋게 받아줘야 하는데 감독의 자질에 대한 문제다”라며 “경기는 이겨야하겠지만 한국 정서상엔 기본과 예의는 지키면서 이기는 게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몇 년 간 챔프전에 여러 차례 오른 명문 구단인데 선수들도, 코칭스태프도 거기에 맞는 행동을 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고 덧붙였다.

신영철 감독은 “알렉스의 몸 상태는 100%는 아닌데 경기에서 이기고 싶은 마음은 100%더라”라고 선발로 내보내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로베르토 산틸리 대한항공 감독. /임민환 기자

이후 들어온 산틸리 감독은 “경기 끝나고 취재진 여러분이 그리워질 것 같다”며 “오늘이 마지막 경기다. 이 순간이 살면서 최고의 순간인 것 같다. 정말 많은 시간을 투자했고 셀 수 없는 시간들을 이 순간을 위해 임해왔다”고 밝혔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챔프전에 임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훈련해왔다. 선수들에게 큰 동기부여가 될 것 같다. 이 순간만을 기다려왔다”고 언급했다.

또한 “선수들에게 ‘너희들은 복 받은 사람이다’라는 말을 했다. 아무리 많은 시간 투자하더라도 챔프전 못 올라오는 선수들을 생각해보라고도 했다. 운이 좋았지만 자격도 있었다. 물론 경기 전엔 꿈에 대해 잠시 멈춰야 한다. 훈련된, 잘 조직된 모습이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다만 산틸리 감독은 라인업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는 함구했다.

인천=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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