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동부건설 컨소, 채권단과 주식매매계약 체결
지난해 12월 우선협상자 선정 이후 4개월만
주택·친환경 시너지 노림수… 조선업도 영위
동부건설 사옥. /동부건설 제공

[한스경제=김준희 기자] 경영난에 시달렸던 한진중공업의 새 주인으로 동부건설이 낙점됐다. 동부건설은 한진중공업의 기존 강점인 조선업은 물론 주택과 친환경 사업 등에서 시너지를 발휘해 조기 경영 정상화를 이루겠다는 계획이다.

동부건설과 에코프라임마린기업재무안정사모투자로 구성된 컨소시엄은 지난 15일 산업은행·수출입은행·시중은행 등으로 구성된 한진중공업 채권단과 필리핀 BDO은행으로부터 한진중공업 발행주식총수의 66.85%(5567만2910주)를 사들이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컨소시엄은 “동부건설 부채비율은 업계 평균보다 현저히 낮고 재무적 투자자도 존재해 자금 조달에 따른 부담은 크지 않다”며 “경쟁력 있는 한진중공업을 인수함으로써 두 기업 가치가 동반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동부건설은 지난해 12월 한진중공업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뒤 약 4개월 만에 인수 계약을 체결하게 됐다.

동부건설이 한진중공업 인수로 노리는 시너지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주력 업종인 건설업에서 상승효과다. 동부건설은 “한진중공업은 동부건설과 같은 건설업을 영위하지만 각자 독자적인 사업 영역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서로의 장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현재 동부건설은 ‘센트레빌’, 한진중공업은 ‘해모로’라는 아파트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부산·경남 지역에서 인지도가 높은 해모로와 수도권에서 입지를 다지고 있는 센트레빌이 수주 네트워크 등 영업 활동 부분에서 상호 보완적인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게 동부건설의 판단이다.

정부의 부동산 공급 확대 기조도 이번 인수를 추진한 동부건설엔 호재다. 현 시점에서 두 건설사가 함께할 경우 그 시너지는 더욱 클 것이라는 게 동부건설 측의 전망이다.

부산 영도구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연합뉴스

또 다른 노림수는 한진중공업의 해상 플랜트 기술을 활용한 친환경 에너지 등 사업 다각화다. 동부건설은 현재 소각사업과 하수처리 등 환경에너지사업을 영위하는 동부엔텍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여기에 한진중공업 인수 절차가 마무리되면 해상풍력과 해상태양광 등 해양플랜트 신사업 추진을 통해 친환경 분야를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수익성 문제로 조선업 분야는 포기할 것’이라는 전망에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동부건설은 “대외적 우려와는 달리 최근 조선업 시황이 좋아짐에 따라 조선 부분 정상화도 차질없이 이뤄질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그 근거로 지난 1분기 조선업계 수주 실적이 2008년 이후 13년 만에 1분기 기준 최대 기록을 달성했다는 점을 들었다.

지난해 12월 우선협상자로 선정됐을 당시에도 동부건설은 “한진중공업은 조선업 중에서도 방산 특수선 제작에 특화돼있는 등 기업 정상화가 이뤄질 수 있는 기술 재료가 풍부하다”며 “과거 상선 선박 건조 기술력과 기술인력을 통해 상선건조가 충분히 가능하기 때문에 방산 특수선 및 중소형 상선 사업 포트폴리오를 보강해 현재 가동률을 높이면 회사 정상화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동부건설은 법정관리 졸업 5년 만에 경영 정상화를 이룬 경험을 살려 한진중공업도 조속히 정상화하겠다는 입장이다. 동부건설은 지난 2015년 1월 법정관리에 들어가 1년 9개월 만인 2016년 10월 졸업했다. 이후 지난달 한국기업평가로부터 신용등급 전망을 BBB(안정적)에서 BBB(긍정적)로 상향 조정받는 등 법정관리 이전 수준 경영 성과를 달성하고 있다.

동부건설 관계자는 “법정관리 이후 5년 만에 기업 정상화를 이루는 등 성공적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며 “동부건설의 위기관리 및 경영 노하우를 통해 한진중공업의 경영 정상화도 조기에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컨소시엄은 향후 기업 실사를 거쳐 기업결합 승인과 방위사업 등에 대한 주무관청 승인이 이뤄지면 잔금 지급 등 절차를 완료해 인수합병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김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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