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어지럼증 지속시간 짧으면 이석증…청력 이상까지 동반 시 ‘메니에르병’
대부분 자연회복, 심할 때 약물·수술치료 고려

[한스경제=홍성익 보건복지선임기자] 어지럼증은 다양한 증상으로 발현되는데 크게 귀의 내이의 이상, 뇌 등의 중추신경계 이상, 심혈관계 이상, 내분비나 혈액질환 심지어 심리적인 이상 등 원인이 100여 가지가 넘는다고 알려져 있다. 그중에서도 돌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증상(회전감)이라면 그중 가장 흔한 원인은 귀질환이다.

변재용 교수가 진료하고 있는 모습/제공= 강동경희대병원

대표적인 것은 이석증과 메니에르병으로 둘 다 갑작스러운 어지럼증을 호소하게 된다. 이때 나타난 어지럼증은 일상생활을 방해할 정도로 심해서 환자들이 당황하게 되지만, 사실 이 두 질환은 특별한 치료를 하지 않더라도 많은 경우 자연적으로 회복된다.

다만, 어지럼이 너무 심하거나 잦으면 낙상 등의 안전사고의 가능성이 있어 치료를 진행해야 한다. 강동경희대병원 이비인후과 변재용 교수로부터 이석증과 메니에르병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다.

구역·구토와 급작스러운 어지럼증, 이석증

이석은 귓속에 생기는 돌로, 일종의 칼슘 부스러기다. 원래 전정기관 중 이석기관이라 불리는 난형낭에 존재하는데, 충격, 허혈, 감염 등의 문제로 떨어져 나와 평형기관의 하나인 반고리관으로 들어가면 어지럼증을 유발한다.

특히, 머리의 위치변화에 따라 짧은 회전성 어지럼증이 1분 미만으로 나타난다. 머리 위치가 변하면서 주변이 돌아가는 느낌이 심하게 나는데, 머리가 움직일 때 중력의 영향으로 반고리관 내 결석이 이동하면서 증상을 느끼는 것이다. 주로 아침에 잠자리에서 일어날 때, 고개를 숙였다가 갑자기 들 때, 잠결에 돌아눕거나 자세를 바꿀 때도 증상이 나타난다.

어지럼증에 구역·구토가 동반되는 환자가 많으며, 머리를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으면 증상이 곧 사라지고 달팽이관에는 영향을 주지 않으므로 메니에르병과는 다르게 청각학적 증상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제공= 강동경희대병원  

청력 저하와 반복되는 어지럼증, 메니에르병

메니에르병은 발작성 어지럼증과 함께 청력 저하, 이충만감, 귀울림(이명) 등의 청각학적 증상이 동시에 발생한다. 정확한 발병 원인이 밝혀지진 않았지만, 자가면역의 이상 등에 의한 내림프액의 흡수 장애로 인한 내림프 수종과 주요 원인으로 거론된다. 처음부터 어지럼증과 청력 저하가 같이 나타나기도 하지만 둘 중 한 가지만 발생, 반복하는 비특이적인 경우도 있다.

초기에는 저음역에서 심하지 않은 청력 저하가 나타나므로 단순히 먹먹하다고만 느끼는 경우가 많다. 증상이 나타났다가 없어졌다가 반복하다, 병이 진행되게 되면 증상이 더 심해지고 더 자주 나타난다. 처음엔 한쪽 귀에서만 나타나다가 양쪽 귀 모두에 증상이 나타나게 되는 경우도 20~30% 정도 된다.

이석증·메니에르병 여성에서 많이 발생

이석증과 메니에르병은 모두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 사이 이석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질병코드: H811 양성 발작성 현기증)와 메니에르병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질병코드: H810 메니에르병)는 각각 22%가 늘었다.

둘 다 남성보다 여성에서 많이 나타난다. 그중에서도 이석증은 폐경기의 여성에서 많이 나타난다. 이석증은 명확한 원인이 밝혀지진 않았으나 칼슘대사와 관련 있다는 보고가 있다. 남성보다 칼슘대사가 취약한 여성, 특히 폐경기 여성은 호르몬 변화로 인해 칼슘대사 장애가 생길 수 있어 중년 여성 환자가 많은 것으로 추측된다.

메니에르병의 경우는 특히 사회의 현대화로 인해 과도한 스트레스와 식습관의 변화 등에 의해 발병률이 느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석증빠른 회복을 위한 이석치환술 시행 가능

이석증은 비디오 안진 검사로 진단하는데 환자를 다양한 자세로 눕힌 후 눈의 움직임(안진)을 관찰한다. 후반고리관 이석증은 몸을 한쪽으로 돌려 눕히는 자세를 취할 때 눈이 위로 올라가며 심한 회전성 안진이 나타난다.

이석증은 2주나 한 달 도면 대부분 자연 치유되는 경우가 많아 빈혈이나 과로로 인한 피곤 정도로 생각하고 가볍게 여기거나, 병원에서 관련 없는 치료를 받기도 한다. 다만 이석증 증상이 급성기이거나 어지럼증이 심하면 약물치료와 이석치환술을 통해 이석을 제자리로 돌려놓은 방법을 사용한다. 이석이 들어간 반고리관의 위치에 따라 빼내는 방법이 다르므로 정확한 진단 후 의사의 지시에 따라 시행해야 한다.

이석증이석습관화 자세로 일상생활에서 관리

이석증은 언제든지 이석이 다시 반고리관으로 나올 수 있어 재발 우려가 크다. 특히 외상과 노화, 스트레스, 만성피로, 면역력 저하 등 내 몸의 갑작스러운 변화에도 이석증이 생길 수 있으므로 충분한 수면을 통해 피로를 관리하고 고개를 심하게 돌리거나 젖히는 동작을 삼가며 심한 진동을 일으킬 수 있는 놀이공원 등의 장소는 피하는 것이 좋다.

자가치료 방법으로는 이석습관화 방법을 사용한다. 우선 가만히 앉은 자세에서 고개를 한쪽으로 돌리고 천장을 보면서 한쪽으로 눕는다. 천장을 보면서 1분 정도 기다렸다가 다시 일어나고 그 반대편을 보고 다시 천장을 보면서 불순물이 가라앉을 때까지 30초에서 1분 기다린다. 그리고 다시 일어난다. 이 방법을 아침저녁으로 10회 정도 실시하면 효과를 볼 수 있다.

메니에르병잦은 재발을 보이면 적극적인 치료 시행

메니에르병의 진단은 두 번 이상의 특징적인 회전성 어지럼이 있고 이와 동반하는 전형적인 청력 증상이 있는 경우 진단한다. 청력 검사와 어지럼증 검사를 시행하며, 전기와우 검사도 진단에 도움을 준다. 초기에는 발병환자의 80% 이상에서 별다른 약물치료를 하지 않아도 자연적으로 치유된다.

하지만 어지럼증과 청력 저하, 구토 등의 발작 증상 너무 심하거나 반복적으로 나타나게 되면 영구적인 난청이나 지속적인 어지럼증 등의 합병증을 막기 위해 치료가 필요하다.

메니에르병일상생활 불가능하다면 수술까지 고려

발작의 주기, 강도, 청력 소실 정도에 따라 치료방법이 다른데 크게 급성과 만성에 따라 접근하게 된다. 급성 어지럼증 발작 시에는 전정 억제제 및 오심과 구토를 억제하는 약물이 사용된다. 만성이면 베타히스티딘이나 이뇨제 등의 약물을 주로 처방하여 재발을 예방하게 된다.

약물치료에 반응하지 않고 일상생활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잦은 재발을 보일 때 보다 파괴적인 치료를 하게 되는데 보통 청력이 좋을 때는 내림프낭감압술을 시도할 수 있다. 청력이 좋지 않을 때는 고실내 약물주입술이나 미로절제술 등을 시행하면 내임파낭 감압술의 경우 80%, 고실내 약물주입술이나 미로절제술 등을 시행하면 95% 이상에서 어지럼을 재발하지 않게 할 수 있다.

 

 

홍성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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