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김재웅]카메라와 디스플레이 등 첨단 전자기기가가 고도로 발달하면서 자동차 사이드미러(후사경)의 필요성에 대한 논란이 계속돼왔다. 좁은 길에서는 운전을 어렵게 하고 주행 시에는 공기저항을 만들어 연비를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법적인 문제로 후사경이 없는 자동차가 도로를 주행할 수는 없었다.

조만간 도로에서 후사경이 없는 차를 볼 수 있게 됐다. 국토교통부가 후사경을 카메라와 디스플레이로 대체할 수 있게 관련 법규를 개정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7일 국토부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개정안을 발표했다.

개정안이 통과될 것으로 예상되는 시기는 1~2년 후다. 그 때는 어떤 차들을 도로에서 볼 수 있을까. 이미 완성차 업체들은 콘셉트카 등을 통해 다양한 거울이 없는 자동차, 미러리스 모델을 소개했었다.

▲ 현대자동차가 2013년 제네바모터쇼에 출품했던 스포츠쿠페형 콘셉트카 HND-9은 아직도 자동차 마니아들 사이에서 회자될 만큼 혁신적인 디자인을 자랑한다. 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자동차는 2010년 디트로이트 모터쇼에 출품한 i-flow 콘셉트카를 시작으로 다양한 미러리스 콘셉트카를 선보여왔다. 스포츠카부터 SUV까지 광범위하게 시도됐다.

아이오닉도 콘셉트 디자인은 미러리스로 나왔었다. 양산형은 콘셉트와는 많이 다르게 나왔지만, 기본적인 형태는 비슷한 만큼 콘셉트카를 보면서 차세대 아이오닉 디자인을 상상해볼 만 하다.

▲ 아이오닉도 콘셉트카로 발표됐던 2012년에는 후사경이 없었다. 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차가 새로 내놓을 소형 SUV의 기반이 되는 것으로 알려진 콘셉트카 인트라도도 미러리스 모델이다. 현대차가 소형 SUV를 미러리스로 출시할 가능성은 없지만 충분히 미래지향적으로 디자인된 만큼, 나중에는 인트라도를 똑 닮은 차를 내놓을 수도 있다.

▲ 현대자동차가 새로운 소형 SUV를 개발하면서 참고할 것으로 알려진 콘셉트카 인트라도. 현대자동차 제공

올 초 미국 라스베가스 소비자가전쇼(CES)에서 선보였던 BMW i8은 가장 양산 가능성이 높은 미러리스 모델이다. 이미 시판 중인 i8에 후사경 대신 카메라모니터시스템만 장착하면 되기 때문이다. 내부 디자인을 보면 후사경뿐 아니라 룸미러도 디스플레이로 대체됐다.

▲ BMW i8 미러리스 모델 전면. BMW 제공
▲ 올 초 공개됐던 BMW i8 미러리스 모델은 룸미러까지 카메라모니터시스템으로 대체했다. BMW 제공

다만 i8이 양산에 성공해도 세계 최초 미러리스 모델은 아니다. 폭스바겐은 2013년 전 세계 자동차업계에서 처음으로 양산형 미러리스 XL1을 내놨었다. 250대 한정으로 판매된 XL1은 후사경을 없애고 차체로 뒷바퀴를 가리는 등 우주선 같은 디자인을 적용하면서 공기저항계수 0.189를 실현했다. 디젤 1ℓ로 무려 100km 이상을 달릴 수 있었다.

XL1을 이은 새로운 미러리스 모델도 나온다는 소식도 들린다. XL3가 바로 그것이다. XL1을 닮은 외관에 훨씬 세련된 모습을 뽐낸다. XL1과 마찬가지로 후사경이 있던 자리에는 카메라가 대신 자리를 잡았다.

▲ 2014년 출시됐던 세계 최초 양산형 미러리스 모델인 폭스바겐의 XL1. 외신 등에 따르면 폭스바겐은 2018년께 XL1의 후속작인 XL3를 내놓을 예정이다. 공개된 렌더링 이미지를 보면 XL3 역시 후사경 대신 카메라가 장착됐다. 폭스바겐 코리아 제공

올 초 이 소식을 전한 외신들에 따르면 폭스바겐은 2018년 쯤 이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다. 1.4 TSI 가솔린 엔진에 소형 전기 모터가 장착되며 글로벌 베스트 셀링 하이브리드카, 토요타 프리우스를 정조준한다.

일각에서는 미러리스 자동차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아무리 영상 기술이 발전했어도 작은 오작동이 일어나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김홍근 호서대학교 교수는 "미러리스 시스템은 자율주행 기술이 일반화되고 차간 연동이 이뤄지고 나서야 안전을 보장할 수 있다"며 "그 이전까지는 자동차에서 거울을 완전히 없애는 것은 위험하다" 고 설명했다.

김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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